이 세상 살면서 내가 하고 싶은 일은 사람이 많이 다니는 길가에 꽃모종을 심는 일입니다 한 번도 이름 불려지지 않은 꽃들이 길가에 피어나면 지나가는 사람들이 그 꽃을 제 마음대로 이름 지어 부르게 하는 일입니다 아무에게도 이름 불려지지 않은 꽃이 혼자 눈시울 붉히면 발자욱 소리를 죽이고 그 꽃에 다가가 시처럼 따뜻한 이름을 달아주는 일입니다 부리가 하얀 새가 와서 시의 이름을 단 꽃을 물고 하늘을 날아가면 그 새가 가는 쪽의 마을을 오래오래 바라보는 일입니다 그러면 그 마을도 꽃처럼 예쁜 이름을 처음으로 달게 되겠지요
그러고도 내가 하고 싶은 일이 남아 있다면 , 그것은 이미 꽃이 된 사람의 마음을 시로 읽는 일입니다 마을마다 살구꽃 같은 등불오르고 식구들이 저녁상 가에 모여앉아 꽃물 든 손으로 수저를 들 때 식구들의 이마에 환한 꽃빛이 비치는 것을 바라보는 일입니다 어둠이 목화송이처럼 내려와 꽃들이 잎을 포개면 그날 밤 갓 시집온 신부는 꽃처럼 아름다운 첫 아일 가질 것입니다 그러면 나혼자 베갯모를 베고 그 소문을 화신처럼 듣는 일입니다
첫댓글 들꽃!
그래요. 아무도 알아주지 않아도
때가 되면 그 자리에 아름답게 피어 향기를 품고
때가 되면 그 자리를 비우는 들꽃에서
많은 것을 배웁니다.
미짱님 수고 많으십니다.
늘 방문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