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자 수필 문득.1350 --- 몽골의 별 헤는 밤
게르의 우산살 같은 천장 중앙에 둥근 테의 절반은 투명한 천을 둘렀다. 밖으로 나가지 않아도 하늘을 볼 수 있어 밤이면 별을 볼 수 있도록 배려한 하늘 창문인 셈이다. 어느 밤하늘인들 별이 없으랴. 그러나 좀처럼 별을 보려고 하지 않아 별을 보기 쉽지 않다. 하늘이 낮게 내려왔다. 공해가 없으므로 하늘도 최대한 가까이 내려올 수 있지 싶다. 따라서 별도 더 크게 보이나 보다. 별이 하늘에 빼곡하다. 낯익은 일곱 개 북두칠성이다. 은하수가 푸른 하늘에 하얗게 냇물을 이루었다. 누군가는 저 수많은 별에 꿈을 담고 있을 것이다. 유년에 ‘네 별은 그리고 내 별은’ 헤아렸는데 어느 것이 내 별이었지. 매일 밤 뜨고 지는 별이지만 다르게 다가선다. 밤이면 뜨는 별이려니, 그 별이 그 별로 크게 다름이 없으려니, 그마저도 아예 잊고 지내다가 오늘 밤에 다시 보니 그게 아니다. 그 느낌이나 감동도 어딘가 다르다. 그것도 이국 몽골의 게르에서 헤아리는 별은 더 가까이서 반짝인다. 같은 하늘이지 싶은데 아니다. 별이 많고, 별이 크고, 별이 다정하게 속삭인다. 몽골의 별이라서 잘 알아듣지 못하는 것인지 몰라도 마음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이심전심은 있지 싶다. 흘러간 이야기, 못다 했던 이야기, 미처 생각 못 했다 떠오르는 이야기도 좋다. 격식보다는 처음부터 보따리를 풀 수 있는 자연스러움이다. ‘윤동주의 별 헤는 밤’을 흉내 내도 괜찮다. 언제 어디서 보는지 따라 별빛이 달라진다. 저 끔뻑거리는 모습이 다르듯 더 감동적일 수 있나 보다. 마음을 어디 두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별빛이다. 처량한가 하면 다정한 말벗이 되고 위로가 된다. 잊었던 추억을 되살려내며 마음을 치유하기도 한다. 그야말로 저 많은 별을 보고 있으면 별별 일이 많다. 살아온 날이나 가야 할 날들이 푸른 하늘에 별로 떠올라 반짝거린다. 살면서 관심을 두다 보면 어제보다는 오늘, 오늘보다는 내일이 새롭게 보이는 세상일 것이다. 이미 잘 알고 있지 싶어도 모르는 것투성이다. 그래 죽는 날까지 끊임없이 배워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