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절 이런 사람이 보살이다
등행보살은 부처님께 여쭈었다.
"부처님이시여, '보살, 보살' 하니, 보살이란 무슨 뜻입니까?"
부처님은 대답하셨다.
"선남자야, 만일 보살이 사견 중생에게 대비심을 발하고, 정견 중생에게도 대비심을 발한다면, 그는 보살이다. 왜냐하면, 보살은 정견 중생을 위하여 발심하지도 아니하고, 사견 중생을 위하여도 발심하지도 아니하지만, 다만 사견 중생을 제도하기 위하여 대비심을 일으키고 보리심을 발하므로, 이름하여 보살이라 한다."
그때 보리보살은 부처님께 여쭈었다.
"우리들도 보살의 보살되는 까닭을 말하고자 합니다."
부처님은 곧 허락하셨다.
보리보살, "남자나 여인으로 일일계를 받아, 피하지도 않고 빠지지도 않으며, 처음 발심할 때로부터 성불할 때까지, 그 중간에 항상 청정한 행을 닦는 것이 보살입니다."
건의보살, "만일 보살로서 견고한 자비심 성취하면, 그 이름이 보살입니다."
도중생보살, "보살은 배와 같고 다리와 같아서, 많은 사람이 오고가고 할지라도, 피곤하거나 게으르지 않고, 또는 분별이 없는 것이 보살입니다."
단악도보살, "만일 보살로서 모든 부처님 국토에 발을 던지는 대로 일체 악도가 모두 없어지면, 그것이 보살입니다."
관세음보살, "만일 중생들이 보살을 보는 즉시로 보리심을 발하게 되고, 또는 그 이름을 부르면 모든 고통을 면하게 되면 그것이 보살입니다."
대세지보살, "만일 보살이 발을 던지는대로 삼천 대천세계와 마군의 궁전이 진동하면, 그것이 보살입니다."
무피권보살, "만일 항하수 모래 수 같은 겁을 일 주야로 치고, 그것의 삼십일을 한 달, 그 열두 달을 일년이라 하여, 그 햇수대로 백ㆍ천ㆍ만ㆍ억 겁에 한 부처님을 뵙는데, 그렇게 해서, 항하사 수 같은 부처님 처소에서 모든 범행을 닦아 공덕을 쌓은 뒤에 수기를 받되, 마음이 쉬지도 않고 피곤하지도 않으면, 그것이 보살입니다."
도사보살, "보살이 사견에 떨어진 중생에게 대비심을 내어, 정도로 들어가게 하고도 그 은혜의 갚음을 구하지 않으면, 그것이 보살입니다."
수미산보살, "보살이 일체 법에 분별없는 것이 마치 수미산이 모든 색에 평등한 것과 같으면, 그것이 보살입니다."
나라연보살, "만일 보살이 일체 번뇌에 파괴되지 않으면, 그것이 보살입니다."
심력보살, "마음으로 모든 법을 생각하되 그릇됨이 없으면, 그것이 보살입니다."
사자유보자재보살, "모든 의논에 두려움이 없고 깊은 법인을 얻어, 능히 일체 외도로 하여금 두렵게 하는 것이 보살입니다."
불가사의보살, "마음의 상이 불가사의인 줄 알고, 사유와 분별이 없는 것이 보살입니다."
선적천자, "능히 일체 천궁에 태어나서도 물들지 않고, 물들지 않는 법도 얻을 수 없는 것이 보살입니다."
실어보살, "하는 말이 항상 진실하여, 꿈에라도 거짓말이 없는 것이 보살입니다."
희견보살, "능히 일체 색을 모두 부처님 색과 같이 보는 것이 보살입니다."
상참보살, "생사에 빠진 중생을 보고, 마음에 세간의 모든 락이 즐겁지 않아서, 스스로 자기의 몸을 제도하고 또는 중생을 제도하려 하는 것이 보살입니다."
심무애보살, "일체 번뇌와 모든 마군에게 걸림이 없는 것이 보살입니다."
상희근보살, "항상 선근으로써 자기의 원을 채우고 또 남의 원을 채워서, 하는 일이 모두 성판되면, 그것이 보살입니다."
산의회보살, "일체 법에 의심과 후회가 나지 않으면, 그것이 보살입니다."
사자동녀보살, "남자의 법도 없고 여자의 법도 없이, 가지가지 색상을 나투어 중생을 성숙시키는 것이 보살입니다."
보녀보살, "모든 보배에도 사랑과 즐거움을 내지 않고, 다만 삼보를 즐거워하는 것이 보살입니다."
비사거달다우바이, "만일 보살이 얻은 것이 있다면 보리는 없는 것이니, 일체 법을 얻지도 아니하고, 일체 법을 내지도 아니하며, 일체 법을 멸하지도 아니하면, 그것이 보살입니다."
발타바라거사, "중생이 그 이름만 들어도,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 결정하면, 그것이 보살입니다."
보월동자, "항상 동자의 범행을 닦아 마음에도 오욕을 생각하지 않는데, 하물며 몸으로 받으리까. 그것이 보살입니다."
만다라화향보살, "지계로 마음을 훈습하여 항상 좋은 선법의 향기가 흘러나오고, 다른 향은 흘러나오지 않는 것이 보살입니다."
작희보살, "보살은 세 가지 법을 즐기는 것이니, 즉 부처님께 공양하는 것과, 법을 연설하는 것것과, 중생을 교화하는 것이니, 이것이 보살입니다."
사익범천, "보는 법이 모두 불법이면, 그것이 보살입니다."
미륵보살, "그를 보는 중생들이 모두 자심 삼매를 얻게 되면, 그것이 보살입니다."
문수보살, "비록 모든 법을 설할지라도, 법이라는 상도 일어나지 아니하고, 법이 아니라는 상도 일어나지 아니하면, 그것이 보살입니다."
망명보살, "보살의 광명이 능히 일체 중생의 번뇌를 멸하면, 그것이 보살입니다."
보화보살, "모든 여래가 시방세계에 충만한 것이, 마치 수풀에 꽃핀 것처럼 보면, 그것이 보살입니다."
이렇게 모든 보살들이 각각 말한 다음, 부처님은 등행보살에게 말씀하셨다.
"만일 보살로서 능히 일체 중생을 대신하여 모든 고뇌를 받으며, 또 능히 모든 복을 희생하여 중생에게 주면, 그를 보살이라 이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