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독심 버리면 해탈 이뤄낼 것”
뒤로멈춤앞으로
한 바라문이 부처님을 찾아와서 다음과 같이 여쭈었다. “세존께서는 ‘법은 스스로 보아 알 수 있는 것이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세존이시여, 얼마만큼 법은 스스로 보아 알 수 있고, 시간이 걸리지 않고 와서 보라는 것이고, 향상으로 인도하고 모든 지혜로운 사람들이 각자 알아야 하는 것입니까?”
이 질문의 의도는 부처님의 가르침이 얼마나 보편성이 있는가를 확인하고자 하는 것이다. 조금 더 세밀히 살펴보면 부처님께서 설법하시는 내용이 누구나 스스로 체득이 가능한 것인지, 체득하는데 오랜 시간이 필요한 것은 아닌지, 그 방법은 무엇인지, 결과는 어떻게 나타나는지 등의 의미가 포함되어 있다. 또한 모든 사람들이 보편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내용을 예로 들어서 설명하여 자신을 설득시켜 보라는 요구이기도 하다. 부처님께서는 이 질문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설법해 주셨다.
탐욕.성냄.어리석음 잡초와 같아
신행.설법 등 정진해야 번뇌 소멸
“바라문이여, 욕망과 분노와 어리석음에 물들고, 그것에 사로잡히고, 그것에 얼이 빠진 자는 자기를 해치는 생각을 하고, 타인을 해치는 생각을 하고, 둘 모두를 해치는 생각을 한다. 그는 육체적 정신적 고통을 경험한다.”
“욕망과 분노와 어리석음을 버렸을 때 그는 자기를 해치는 생각을 하지 않고, 타인을 해치는 생각을 하지 않고, 둘 모두를 해치는 생각을 하지 않는다. 그는 육체적 정신적 고통을 경험하지 않는다.”
“바라문이여, 이렇게 법은 스스로 보아 알 수 있고, 시간이 걸리지 않고, 와서 보라는 것이고, 향상으로 인도하고, 지자(智者)들이 각자 알아야 하는 것이다.”
뒤로멈춤앞으로
이 가르침은 한정된 지면 때문에 욕망과 분노와 어리석음을 각각 예로 들어 반복하여 설하신 내용을 줄여 놓은 것이다. 그 내용을 분석해 보면 먼저 탐진치 삼독심의 어느 것에라도 빠져서 헤어나지 못하는 사람은 ‘악의(惡意) 즉, 나쁜 마음을 일으키게 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마음속에 나쁜 생각이 일어나는 원인은 ‘삼독심에 물들고, 그것에 사로잡히고, 그것에 얼이 빠지기 때문’이라고 점층법으로 설명하고 있다.
다음으로는 악의를 가진 사람은 악행(惡行)을 저지르게 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즉, 삼독심에 물든 사람은 ‘자신을 해치고, 타인을 해치고, 그리고 자신과 타인 모두를 해치는 생각을 일으키게 된다’는 것이다. 자신을 해치려는 마음을 일으킨 사람은 자책하여 자살을 의도하게 되고, 타인을 해치려는 마음을 일으킨 사람은 책임을 남에게 전가하여 남을 해하려는 행동을 하게 된다.
그러나 삼독심에 물들고 사로잡히고 얼이 빠져 있는 사람이 그런 마음을 버리고 그것에서 빠져나왔을 때는 자신과 타인, 그리고 모두를 해치는 생각에서 벗어나게 되고, 악행을 하지 않고, 정신적 혹은 육체적 괴로움에서 벗어나게 된다는 것이 부처님의 설하신 바이다.
이와 같은 일련의 마음 작용은 가르침을 들을 수 있는 보통사람이라면 누구나 스스로 보아 체험할 수 있고, 그것을 깨우치는데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그리고 이런 마음을 일으키고 알게 되는 바로 그 순간 누구나 향상과 발전이라는 변화가 일어나고, 그 변화를 체득하여 알게 된다는 점을 부처님은 질문을 한 바라문에게 매우 간결하고 쉽게 설해 주셨다.
그런데 이 가르침이 매우 쉽고 간결하고 누구나 알 수 있고 체득할 수 있는 법이기는 하지만 누구나 체득하여 삼독심에서 벗어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보통사람에게 있어서 삼독심은 잡초보다 더 생명력이 강하여 쉽게 제거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서 설법을 듣고 노력하고 정진해야 하는 것이다.
탐욕과 성냄과 어리석음은 세상 사람들의 마음을 나쁜 방향으로 작용케 하는 근본번뇌라고 한다. 이러한 마음 작용을 있는 그대로 관찰하여 스스로 보아 알 수 있는 것이 불교이다. 또한 이러한 마음 작용이 소멸하도록 스스로 책려하고 정진하면서 잘 조절하여 지혜롭게 승화시키는 방법을 서로 가르쳐 주고 배우고 체득하는 것이 바로 근본불교의 정신이다.
김응철 / 논설위원.중앙승가대 교수
[불교신문 2377호/ 11월17일자]"
http://www.ibulgyo.com/news/articleView.html?idxno=84112#:~:text=%E2%80%9C%EC%82%BC%EB%8F%85%EC%8B%AC%20%EB%B2%84%EB%A6%AC%EB%A9%B4%20%ED%95%B4%ED%83%88,%EB%B6%88%EA%B5%90%EC%8B%A0%EB%AC%B8%202377%ED%98%B8/%2011%EC%9B%9417%EC%9D%BC%EC%9E%90%5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