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옛부터 아웃도어/레저 활동의 천국이라고 불릴 정도로 관련 산업이 크게 발전되어 있으며, 그 지역적인 색깔도 매우 강하다. 광활한 북아메리카 대륙에 펼쳐진 다양한 자연 경관과 더불어, 중산층의 성장으로 인해 다양한 형태의 아웃도어 및 레저 활동이 발달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러한 토양을 바탕으로 자국만의 독자적인 레저 문화는 물론, 세계 최대 규모의 레저 시장을 형성하고 있으며, 자동차 시장에서도 픽업트럭과 SUV의 인기가 높다.
SUV는 미국에서 유래한 자동차의 한 갈래로, Sport Utility Vehicle의 줄임말이다. 여기서 말하는 Sport는 스포츠카의 의미가 아닌, 여행이나 레저 활동 등을 의미한다. 이러한 토양을 바탕으로 태어난 미국의 SUV들은 철저하게 가족 단위의 사용을 염두에 두고 개발된다. 비포장 도로가 많은 미국의 특성 상, 승용차보다 높은 차체와 우수한 4륜 구동 성능도 수반되어야 하며, 윤택한 공간 설계는 미 대륙을 누벼야 하는 SUV로서 반드시 갖춰야 할 기본 덕목이다. 단순히 덩치만 큰 것이 아니라 다양한 기능을 수행할 수 있어야 SUV라는 직함을 가질 수 있는 것이다. 그 중에서도 이번 기사에서는 현재 국내에 진출해 있는, 정통 아메리칸 SUV들을 소개한다.
캐딜락 에스컬레이드
캐딜락 에스컬레이드(Escalade)는 현재 국내에 정식으로 수입되고 있는 유일한 풀사이즈급 럭셔리 SUV다. 에스컬레이드는 기본형에 해당하는 ESC와 익스텐디드 모델인 ESV가 모두 존재하는데, 국내에 정식 수입된 캐딜락 에스컬레이드는 모두 ESC 모델이다. 그리고 지난 해 미국에서 완전 신형모델이 발표되었고, 올 여름 캐딜락코리아를 통해 국내에도 출시되었다.
신형의 에스컬레이드는 새로운 디자인 언어가 적용되어 한층 거대하고 웅장해진 분위기의 외관과 함께, 다양한 첨단 안전/편의사양들이 적용된다. 특히, 업계 최초로 적용한, 무려 38인치에 달하는 곡선형 OLED 내장 디스플레이와 한층 더 넉넉해진 공간으로 '차원이 다른' SUV의 세계를 선보인다. 엔진은 6.2L V8 가솔린 직분사 엔진이 탑재돼 최고출력 426마력, 최대토크 63.6kg.m의 강력한 성능을 발휘한다.
특히 10단 자동 변속기와 4가지 드라이빙 모드를 제공하는 4륜구동 시스템(4-Wheel Drive System)은 각 휠의 구동력을 자동으로 제어해주는 전자식 리미티드 슬립 디퍼런셜(Electronic Limited-Slip Differential, eLSD)과 결합돼 어떠한 주행 상황에서도 안락하고 안전한 주행을 이끈다. 이 뿐만 아니라 견인력 또한 최대 3,400kg으로, 다양한 레저장비를 운용하기 위한 플랫폼으로서 최상의 조건을 제공한다.
새로운 시대를 위한, 차원이 다른 럭셔리 SUV를 표방하는 캐딜락 에스컬레이드는 국내 시장에서 스포츠 플래티넘(Sport Platinum), 프리미엄 럭셔리 플래티넘(Premium Luxury Platinum)의 두 가지 트림으로 출시되었으며, 가격은 트림에 상관없이 153,570,000원(개소세 3.5% 기준)이다.
링컨 네비게이터
캐딜락에 에스컬레이드가 있다면, 라이벌인 링컨에게는 네비게이터(Navigator)가 있다. 링컨 네비게이터는 지난 해 4월, 국내 출시된 링컨의 준대형 SUV '에비에이터(Aviator)'의 상위에 위치하는 플래그십 SUV 모델로, 풀사이즈급의 위용을 고스란히 드러내는 웅장한 체구와 함께, 호사스럽게 꾸며진 외관, 그리고 더욱 넓고 호화로운 실내공간을 가진다. 컨티넨탈을 시작으로 변화한 링컨의 최신 디자인 언어를 그대로 반영해 과거에 비해 한층 세련되고 감각적인 스타일을 자랑한다.
링컨 네비게이터는 링컨 브랜드의 핵심 가치인 '안식처에서 경험하는 편안함(Power of Sanctuary)'을 느낄 수 있도록 디자인된 링컨의 플래그십 모델이다. 풀사이즈 SUV의 여유로운 실내 공간에 다양한 호화 편의기능들을 대거 적용하여 공간의 가치를 더 높였다. 또한 좌석은 퍼펙트 포지션 시트(Perfect Position Seat)가 적용되어 있어 탑승자가 편안함을 느낄 수 있는 최적의 체형과 자세에 맞춰 섬세한 조정이 가능하다.
이 뿐만이 아니다. 포드자동차그룹을 대표하는 플래그십 럭셔리 SUV인만큼, 다양한 기술들이 투입되었다. 덩치는 풀사이즈급 다운 거대한 크기를 자랑하지만 알루미늄 차체 기술을 대폭 적용하여 90kg가 넘는 감량을 달성했다. 여기에 트윈 터보 차저 3.5리터 V6 엔진은 457마력과 최대토크 71kg.m의 힘을 발휘한다. 이와 함께 10단 자동 변속기는 즉각적인 반응을 통해 부드러운 주행을 실현한다. 견인중량은 3,946kg에 달해, 카라반 뿐만 아니라 파워보트에 이르는 다양한 레저장비를 운용할 수 있다.
국내에 출시된 링컨 네비게이터는 '리저브' 단일 트림으로 출시되며, 7인승(독립식 2열좌석) 좌석과 8인승(벤치형 2열 좌석)의 두 가지 사양으로 판매된다. 가격은 1억 1,840만 원(부가세 포함, 개별소비세 3.5% 적용)이다.
쉐보레 트래버스
쉐보레 트래버스는 고향인 미국에서는 3열 좌석 중형 SUV(3-row Midsize SUV)로 분류되는 모델이다. 하지만 이 차는 동급으로 분류되는 경쟁차종과는 여러모로 다른 점들이 많으며, 실질적으로는 대형 SUV에 가까운 독특한 모델이다. 특히 길이의 경우에는 동급에서 따라올 자가 없는, 5,189mm에 달하는 길이를 자랑한다. 길이로만 따지면 풀-사이즈급 SUV에 준할 정도다.
하지만 길이만 긴 것은 아니다. 내부 공간은 동급의 중형급으로 분류되는 SUV들과는 차원이 다른 차체 길이와 내부 공간 덕분에 넉넉한 실내공간과 거주성을 자랑한다. 2열좌석 뿐만 아니라 3열좌석 역시, 구색갖추기에 더 가까웠던 동급의 3열좌석과는 달리, 성인이 탑승해도 준수한 거주성을 경험할 수 있다. 가족용 SUV로서 훌륭한 구성이라 할 수 있다. 트렁크 공간은 거의 미니밴에 필적할 정도다.
국내 판매되는 쉐보레 트래버스는 GM의 3.6리터 V6 자연흡기 가솔린 엔진과 자동 9단 변속기로 구성된 파워트레인을 사용한다. 직분사 기구를 채용한 3.6리터 가솔린 엔진은 314마력/6,800rpm의 최고출력과 36.8kg.m/2,800rpm의 최대토크를 발휘한다. 구동방식은 전륜구동을 기반으로 하는 상시사륜구동(AWD)을 사용하며, 견인운행을 위한 별도의 주행모드와 지형감응장치를 제공한다. 또한 기본적으로 견인장치를 적용하고 있는데, 이 견인장치를 통해 최대 2.2톤의 트레일러를 견인할 수 있다.
쉐보레 브랜드의 트래버스는 가족용 SUV로서 아주 이상적인 모습을 갖췄다. 무엇보다도 미니밴의 컨셉트가 일부 반영된 넉넉한 실내 공간과 거주성은 동급의 대형 SUV들 중에서 가장 돋보이는 트래버스만의 장점이다. VAT 포함 차량 기본 가격은 4,520~5,522만원이다.
포드 익스페디션
포드 익스페디션은 쉐보레의 타호/서버번(Tahoe/Suburban)과 경쟁하는 거의 유일하다시피한 풀-사이즈 SUV 모델로, 최근 출시된 링컨의 최고급 풀-사이즈 SUV, 내비게이터의 설계 기반이기도 하다. 현행의 포드 익스페디션은 국내에 도입된 포드 익스페디션은 지난 2017년 공개된 4세대 모델로, 신형 픽업트럭 F-150과 링컨 내비게이터 등과 플랫폼을 공유한다. 아울러 F-150에 적용된 알루미늄 바디와 4륜 독립식 서스펜션 등의 신기술이 대거 투입된 바 있다.
포드의 익스페디션은 풀사이즈급 SUV에 요구되는 거대한 크기와 더불어 넉넉한 내부공간으로, 온 가족이 함께 여행을 떠나거나 차박, 아웃도어 활동 등 레저활동을 즐길 때 더 넓은 내부 공간과 적재공간을 제공한다. 또한, 풀사이즈 대형 SUV답게 2열과 3열을 접으면 성인 남성이 충분히 누울 수 있는 정도의 넓은 실내 공간을 확보할 수 있어, 가족과 함께 떠나는 차박과 캠핑 등에 최적화된 구성을 자랑한다.
포드 익스페디션은 3.5L V6에코부스트(Eco-Boost®) 엔진을 탑재해 최고출력 405마력과 66kg.m의 최대토크를 자랑한다. 또한, 10단 자동 변속기가 탑재되어 뛰어난 응답성과 부드러운 주행감을 선사한다. 또한 익스페디션은 차체가 고강도 강철 프레임과 알루미늄 합금 바디로 이루어져 있어 안전성이 뛰어나며 이를 바탕으로 4,173Kg의 우수한 견인하중을 자랑한다. 또한 프로 트레일러 백업 어시스트(Pro Trailer Backup Assist) 기능을 통해 더욱 손쉬운 견인주행을 보조한다.
국내에 판매되고 있는 포드 익스페디션은 단일 트림으로 판매되며, 가격은 부가세 포함 8,240만 원 (3.5% 개별소비세 적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