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싫어질 때가 있습니다.
자신이 지키는 한 두가지 룰을 다른 사람들이 지키지 않는다고 비난하면서
자신이 지키지 않는 룰에 대해서는 전혀 의식하지 못하는 아니 하지 않는 그런 사람이 싫습니다.
자신이 특혜를 받게 될 때는 함박웃음과 함께 당연한 귀결처럼 으시대다가 남에게 조금 더가는 떡 한 조각에 억울해하며 부당한 처사라고 강력하게 항의하는 그런 사람이 또 싫습니다.
자신보다 잘난 사람을 결코 인정하지 못하면서도 자신보다 못난 사람들을 업신여기는 그런 사람과 함께 얼굴 마주한다는 건 정말 싫습니다.
자신은 눈꼽만큼도 노력하지 않으면서 이 세상을 저주하고 자기 아닌 모든 남을 적으로 대하는 그런 사람이 두렵습니다.
그리고 그 두려운 사람을 욕하면서 자신은 그 두려운 사람을 조금도 이해하려 하지 않는 모든 착한 양 하는 사람들이 싫습니다.
이렇게 모든 남들을 비난하고마는 저 자신을 어떻게 용서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살다보면 사람들이 좋아질 때도 있습니다.
주위 사람에게 주어진 조그마한 행복을 자신의 큰 행복처럼 함께 축하해주고 기뻐해주는 그런 사람이 아주 좋습니다.
대구지하철의 방화자를 지켜보면서 우리들의 탓이라고 그리고 자신의 탓이라고 마음아파하는 그런 사람이 좋아집니다.
왼손으로 자신의 선행을 가리고 오른손으로 주위 사람의 의무를 거드는 그런 사람과 함께 오늘을 살아가고 있다는 게 좋습니다.
정부와 대구시와 대책본부에 핏대를 올려가며 거세게 항의하는 똑똑한 사람들보다 조용히 국화 한송이를 헌화하면서 마음 속으로 명복을 비는 그런 대구시민들이 좋습니다.
아 저는 정말 좋은 사람들과 함께 살면서도 어쩌면 남들만 비난하는데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면서 살아왔나 싶습니다.
오늘 이 글을 쓰면서 반성해 봅니다. 저자신을 싫어하지 않도록 그리고 저자신이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할 수 있도록 주위 사람들을 넓은 마음으로 대해 보렵니다.
(어제는 동료들과 회식을 끝내고 혼자 숙소로 들어오면서 주위사람들에게 많이 서운해 했거든요. 주인장님한테 혼나지 않으려다 보니 일기까지 쓰게 됩니다. 앞으로도 열심히 써볼께요.)
- 우리넷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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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구지하철 참사자를 애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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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싫어질 때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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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02.21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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