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도에 20년간 근무하던 회사에서 명예퇴직을 하고 무엇을 할까 진로를 고민하다가
고향에 선친께서 물려주신 논밭이 있어 농사를 지어보겠다는 NAIVE한 생각으로 2004년도
초 귀향을 하여 2년간 농삿일을 한 경험이 있습니다.
제 고향은 산골짝이라서 논을 별로 없고 밭이 많아서 주로 고추농사나 옥수수농사를 많이
합니다. 고추나 옥수수 모두 전국적인 특산물급에 속합니다.
몇년전에 중앙고속도로가 마을옆을 지나 개통하고 마을인근에 군소재지로 진입하는 인터
체인지도 생겨 인근 산이나 관광지에 오시는 분들이 나름대로 뿌리고 가는 돈이 좀 됩니다.
몇년전부터 중국산 고추가 밀려들어오자 군청에서 지역특산물을 살리자는 취지로 고속도로
인터체인에서 군소재지로 진입하는 도로에 인접한 마을에 고추와 옥수수등 농산물을 판매
할 수 있는 판매소를 만들어 주고 동네주민들이 하루에 2~3집씩 번갈아가며 나와 자신들이
경작한 고추나 옥수수 기타 농작물을 직접 판매하도록 하였습니다.
우리 동네에도 20여호 되는 집이 하루에 3집씩 나가서 고추는 근당 얼마에, 옥수수는 5개들이
한봉지에 얼마 10개들이는 얼마, 기타 농산물은 각자 알아서 자율적으로 판매하도록 구두
규약을 정하고 판매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고추는 조금밖에 안하고 산비탈 밭에 옥수수를 많이 심어 작은어머니와 함께 옥수수
만 판매를 했습니다.
그런데 처음에는 좀 팔리더니 한달여쯤 지나자 거의 팔리지가 않았습니다.
제가 자주 못나가보고 연로하신 작은어미니께 맡겨놔서 그런가 보다 해서 다른 특별한
일이 없으면 제가 나가보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이상한 현상이 일어났습니다. 20여평쯤 되는 판매소에 3집이 판매를 하는 데
한군데로만 손님이 몰리는 것이었습니다.
그집은 동네이장일을 보시는 형님의 와이프되는 형수님이 나와서 판매는 하는 데
나머지 2집은 아침에 가지고 나온 농산물을 반도 못팔고 되가져 가는데 그집만 모두
팔고 모자라서 중간에 밭에 가서 또 따와서 팔기까지 하는 이상한 현상이 벌어지는 겁니다.
이럴때 언뜻 생각하기는 아 저 형수님이 상냥하게 손님들에게 대하던지 상술이 좀 뛰어
난가 보다 하는 겁니다. 그렇다면 나도 손님들께 상냥하게 하고 한번 오신 손님은 그냥
보내지 말고 꼭 팔아야지 하는 다짐을 하고 며칠을 그렇게 해 보았지만 결과는 마찬가지
였습니다. 못파는 2집중 나말고 다른집은 고추를 전문적으로 팔아서 타격이 적었으나
이장형님네와 나는 똑같이 옥수수를 전문으로 판매하였기에 나는 타격이 클수 밖에
없었습니다.
에이 이놈의 짓거리도 못해 먹겠군. 그냥 읍내 나가서 팔던지 인터넷등을 통해 대도시
가정집에 직접유통을 해보아야겠다고 마음먹고 있었는 데 옆에 계시는 아줌니가 이상한
소리를 하시는 겁니다. "이장네가 약속을 어기고 싸게 팔아서 저집은 많이 팔고 우리는
파리 날리고 있는 거라고." 그럴리가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이장형님은 어려서부터 농사만 지어가지고 몇십억대 부자가 된 분인데 돈 몇푼이 아쉬
워서 그럴 분이 아니라고 생각한 거죠. 더군다나 선친이 돌아가시고 나서 남겨주신
논밭과 집을 저 형님이 10년이 넘도록 관리해 주셨고, 귀향할 때도 정부에서 귀향자에게
주는 귀향보조금등 여러가지를 전적으로 챙겨주시던 형님인데 그럴리가 없다고 생각했던
거죠. 그러나 어렸을 때 이외에는 농삿일이라고는 해보지도 않은 내가 농사를 짓겠다고
생각한 것 자체가 NAIVE한 것이었듯이 이장형님이 그럴리가 없다고 한 생각 역시 NAIVE
한 것이었습니다.
2~3일 유심히 관찰한 결과 이장형수님은 분명 5개들이 한봉지에 2천원씩에 팔기로 한
옥수수를 천오백원에 10개들이는 3천원에 하기로 한 것을 2천오백원에 팔고 있었습니다.
성질 급한 저는 바로 이장형님께 항의를 했죠. 그러나 이장형님은 극구 부인을 하는 겁니다.
저는 더욱 화가나서 앞뒤 생각없이 동네 어른들을 모두 모아서 상황설명을 했습니다.
그리고 이런 약속위반은 그냥 지나가면 안된다 이장형님이 분명히 주민들께 사과하고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다짐을 받아야 된다고 선동을 했습니다.
그러나 몇몇 어른들은 "그러면 안되지 약속한 건 지켜야지"라고 말씀하는 분도 계셨지만
대부분 어른들은 "그려 앞으로는 안그러면 되는겨. 이장일 보느냐고 힘드는 데 너무 몰아
세우면 안돼"라는 식으로 말씀하셨습니다. 저는 의기소침해져서 그냥 판매를 포기하기로
하였습니다. 그해 농사가 마무리 되고 겨울철에 가족들이 있는 서울집으로 와서 며칠
지내다가 좀이 쑤셔서 다시 시골로 내려갔으나 특별히 할일이 없어서 인근동네에에서
농사를 짓고 있는 몇안되는 친구들을 찾아다녔습니다. 중학교 졸업하고 바로 농사를
짓던 친구도 있고 몇년전에 귀향해서 제법 자리를 잡은 친구도 있었습니다.
젊은이들이 없는 시골이니까 대부분 그 친구들이 이장일을 보고 있었습니다.
몇번 술자리를 가진 끝에 우리동네 이장형님 애기를 했습니다.
그랬더니 대번에 나오는 얘기가 "그 형님 이장일 그렇게 오래봐서 돈도 좀 벌었고 했으면
이제 좀 그만 해야지 계속 그러네" 하는 것이었습니다.
제가 좀 의아해서 이장이 동네사람들 위해서 봉사하는 직책인데 이장일 해서 돈을 번다는
게 무슨 말이냐 하고 물었습니다.
친구 왈 네가 아직 시골에 얼마 안 살아봐서 그러는 데 너도 시골에 오래 살 생각이면 이장
이자 새마을 지도자 해야돼. 안그러고 농사만 져서는 절대 타산 못마춰 하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너무 궁금했습니다. 어렸을 적에 면사무소에서 동네마다 2~3집씩 축산농가 지원한다고
저리로 지원해주는 융자나왔을 때 이장님이 주민들에게 신청조차 받지 않고 자기가 싹쓸이
해서 받아가지고 돼지 300마리 사서 키운 사건이 발각되어 동네가 2년이상 시끄러웠던 사건이
있었는 데 그때도 그냥 유야무야 지나갔었습니다.
제 생각에는 요즘같이 밝은 세상에는 그런 일이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해오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친구들에게 꼬치꼬치 따지듯 물어 확인한 결과는 가히 충격적이었습니다.
먼저 판매소를 짓는 일에서부터 비리가 터져나왔습니다.
이장형님 얘기로는 판매소 짓는 데 5백만원이 소요되는 데 군청에서 2백만원 밖에 지원이
안되어서 동네주민들이 한집당 하루씩 부역을 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마침 농번기도 아니고, 갓 귀향한 젊은놈이 이런일에 나서서 힘을 써야 한다는 생각에 저는
판매소 건축하는 10여일 내내 부역을 하였습니다.
그러나 친구들 애기로는 군청지원금은 마을 호당 20만원씩 지원을 하였다는 것입니다.
저희 동네는 20여호가 되므로 4백여만원이 지원된 것입니다. 나머지 2백만원은 행방불명!
그리고 현재 이장은 공식적으로 월 70여만 정도의 급여를 받고 있고, 고등학교까지 자녀
학자금을 받고 있다고 합니다. 물론 이장일을 봄으로 해서 발생하는 경조사비나 기타 경비
가 다른 분들보다는 조금 더 소요된다고 합니다. 그러나 경조사비는 어차피 나중에 다시
돌려받게 되는 금액이니까 아까워 할 필요가 없는 겨죠.
이외에도 정부에서 농촌지역에 지원하는 각종 혜택을 우선적으로 수혜받을 수 있습니다.
지금 시골에는 대부분 70대 노인분들이 계시기 때문에 정부에서 주는 혜택이 어떤게 있는
지 아시지도 못할 뿐만 아니라 그분들께 돌아가는 혜택 다 그 분들이 받도록 해주어도
이장에게 돌아오는 혜택이 따로 있다는 겁니다.
친구들 애기로는 이런거 저런거 다 합치면 농사짓는 것 말고도 도시에서 웬만한 중견기업
다니는 분들 월급 정도는 된다고 합니다.
그 얘기 듣고부터 저는 패닉상태에서 1년을 농사를 짓는 둥 마는 둥 지내다가 상경을 해야
했습니다. 이장형님의 비리를 파헤쳐야 하느냐, 현상황을 그대로 수용하고 계속 농사를
짓느냐, 비리를 파혜쳐서 이장형님을 이장직에서 내쫒고 내가 이장을 해볼까 하는 간사한
생각까지 온통 머리가 뒤죽박죽되어 이대로 계속 고향동네에 있다가는 폐인이 될것 같은
생각에 2005년도 6월에 농사를 포기하고 서울집으로 왔습니다.
물론 농사를 포기한 것은 농삿일이 너무 힘들었던 이유도 있고, 이장형님의 비리를 파헤치
기에는 이장형님이 너무 철옹성같이 동네에서 버티고 있고 30년간 객지생활만 하던 놈이
괜히 고향동네 인심에 금이 가게 할 우려도 있고 해서 그냥 내가 떠나는 게 상책이겠구나
하는 생각도 작용을 했습니다.
그러나 지금 생각해 보면 약간의 후회가 있습니다.
내가 그때 이장형님의 비리를 끝까지 파헤치지 않앗으므로 지금까지도 그 형님은 자신이
비리를 저지르고 있다는 의식조차 없이 그런류의 행위를 계속하고 있을 것이고, 앞으로도
계속 그럴 것입니다. 동네 어른들도 이장일 보느냐고 고생한다고만 생각하시지 그런 비리가
있을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아니 알고 있지만 침묵하고 있는지 모릅니다.
어차피 동네에 이장일 보는 사람을 있어야 하는 데 연로하신 당신들이 할수는 없는 노릇이고
하니 조그만 떡고물쯤 묻어가는 것은 눈감워져야 한다는... 그러나 묻어가는 것이 떡고물
치고는 너무 큽니다. 거의 왕건이 떡 정도입니다.
더구나 묵과할 수 업는 일은 이장형님이 동네 어른들을 자기 생존과 수입을 위한 도구로
인식한고 있다는 것입니다.
동네이장은 분명히 봉사직입니다. 그러나 봉사하는 것 이상의 상대적인 급부가 분명히
있습니다. 수고한다는 말을 해줄수는 있지만 100% 봉사직이라고 생각하여 떡고물 묻혀
가는 일까지 묵인해서는 안되는거죠.
또한 이장이 나서서 동네인심을 흐려놓는 일이 있어도 유야무야 지나가면 안되죠.
오히려 이장이 솔선수범해서 동네인심을 이끌어 나가야 되지 않겠습니까?
그렇다면 우리 협회는 어떨까요?
지회장님, 지부장님 기타 임원 모두 봉사직입니다.
그러나 지회장님, 지부장님이 100% 순수 봉사직일까요? 동네이장과 똑같죠.
봉사에 상응하는 상대적인 급부는 분명히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텔페이라는 공식적인 경비뿐만 아니라 업계 돌아가는 상황을 선제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는
이점, 공동구매 등 행사시 업자들이 배려해주는 메리트 등, 기타 제가 알지 못하는 다른
유형무형의 급부들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협회임원분들 분명 수고 많이 하십니다. 그러나 회원들로부터 수고하신다는 말 듣는 것으로
만족해야지 본인들이 무슨 절대자인양, 자신들이 하는 일은 모든것이 정당한 것인양 착각을
하면 안됩니다. 제가 알고 있는 몇몇 임원분들하고 대화를 해보면 정당한 것이 아닌 것도
정당한 것이라는 궤변을 아무렇지 않게 말하는 분들이 꽤있습니다.
그 이유중 하나는 회원들이 그것에 대해 이의제기를 하지 않는다는 데 있습니다.
'그 임원이 PC방 운영도 오래 했고, 협회임원이고 하니 그 분 말하는 게 맞게지 뭐' 하는
마치 우리 고향동네 어른들이 이장에 대해 생각하는 거 같은 그런 생각입니다.
그러나 임원들도 분명히 PC방 업을 하는 사람들이고, 분명히 호모에코노무쿠스입니다.
우리가 보통 인근 PC방에 대해 가질 수 있는 경계심과 의문을 협회임원들이 운영하는
매장에도 가져야 합니다.
그리고 협회임원들이 해당상권에서 물을 흐리는 짓을 하면 어떤 형태로든 하지 못하도록
제재를 해야합니다.
물론 협회임원도 호모에코노무쿠스이기 때문에 자신의 매장 생존을 위해서 상권내 물흐리는
짓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러려면 임원직을 먼저 내던지고 해야죠.
왜! 협회임원은 100% 순수봉사직이 아니고 봉사에 상응하는 유형무형의 급부를 받고 있기
때문입니다.
협회자체에서도 임원들이 물을 흐리는 짓을 했을 때 제재나 징계할 수 있는 규정과 절차를
마련해야 합니다. 이런 규정과 절차를 만들어서 공표해 주시기를 요구합니다.
한달에 2만원씩 회비 납부하는 회원으로서의 정당한 요구입니다.
현재 그러한 규정과 절차가 마련되어 있다면 알려주시고 전국적으로 임원들이 저지르고
있는 비리와 물흐림 행위를 조사하여 적용하여 주시기를 또한 요구합니다.
회원들은 임원들 잇속을 챙겨주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닙니다.
임원들이 회원들의 권익보호와 회원들에게 봉사를 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입니다.
임원들이 운영하는 매장내에서 가격이나 기타 운영사항으로 해당상권내 회원들에게
직접 간접으로 피해를 주는 행위를 해서는 안됩니다. 더구나 그런 사항들에 대해 회원들이
이의제기할 때 협회임원이라는 타이틀을 내걸고 말도 안되는 궤변으로 회원들 마음에
상처를 주는 일이 있으면 안됩니다.
다시 말씀 드리지만 임원들은 봉사직이지만 봉사에 상응하는 급부를 분명히 받고 있습니다.
임원 여러분 각성하시고 회원들을 봉으로 보시지 마시기를 당부드립니다.
너무 두서없고 장문인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회원님들 모두 1년내내 만석하시고, 부자되시기를 기원합니다
카페 게시글
자유게시판
피씨방 협회 게시판에 올라온 어느 시골 이장 이야기
calcal
추천 0
조회 293
08.11.19 14:40
댓글 4
북마크
번역하기
공유하기
기능 더보기
다음검색
첫댓글 이장이라... 이장은 봉사직이지만 한편으론 권력직이기도 합니다. 저희 동네같은 경우엔 마을에 무슨 공사만 들어오면 민원해결을 앞세워서 고리를 뜯는다는 얘기를 들었어요. 어떤 동네 이장님은 공개적으로 후원금 처리를 한다고 하던데 우리 동네 이장님은 혼자서 인마이포켓 하나봐요. 이장도 오래하면 썩은 물이 고이더라구요
들었어요 라고 하지말고 직접 사실을 확인하고 말씀을 하시는게 옳겠습니다.
마침 제 친구가 마을 도로건설에 참여하게되어 일을 시작하였는데 고리를 요구하여 주었다고하여 직접 들은 얘기구요. 또 다른 케이스 얘기도 들었기 때문에 확실할 것입니다. 물론 대다수의 이장님들은 요령 안 피우고 잘 하시겠지만 마을에 정보가 온다면 그 정보를 이장님이 제일 먼저 아는 것은 맞을거 같습니다. 요즘같은 때엔 정보가 중요할 때가 참 많지요
윗글은 근거없는 비방글입니다,물론 퍼온 글이라지만 대명천지에,,아니 아무리 시골이 문맹지대라고 할망정 이런일이 과연 일어날수 잇다고 보십니까? 자그마한 잇점은 잇을수 잇습니다만,급여부터 지원사업에 마을리장 혼자 하는것이 아니랍니다.설명이 필요하다면 조목 조목 말씀 드리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