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호가 상승폭이 5주 연속 커졌다. 새 정부 출범 이후 도심 재개발 활성화 정책 등으로 서울 아파트값이 오를 것이란 기대감을 매도호가에 반영하는 집주인들이 늘어난 때문이다.
서울 25개구 가운데 이번 주 아파트값이 내린 곳은 한 곳도 없다. 하지만 매수세는 대부분 관망세다.
특히 강남권이 심하다. 1주택 장기 보유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완화 정책이 실시되면 그동안 세금 때문에 매도시점을 늦춰왔던 고령자들의 매물이 한꺼번에 나올 것이란 전망이 많아서다.
중앙일보조인스랜드와 한국부동산정보협회에 따르면 이번 주 서울 아파트값은 0.14% 올라 지난해 12월 셋째 주(0.04%) 이후 상승폭 증가세를 지속했다.
강남권은 이번 주 0.06% 올라 지난주(0.11%)보다 오름폭이 줄었지만 강북권(0.35%)과 도심권(0.33%)이 비교적 큰 폭으로 오르며 전체 상승폭이 커졌다.
강남권 재건축 호가 상승세 한풀 꺾여
대선 이후 강남권 오름세를 주도하던 재건축아파트의 호가 상승세도 한풀 꺾였다. 이번 주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값은 0.17% 올라 지난주(0.31%)에 비해 상승폭이 0.14%P 줄었다.
강남구 개포동 세진공인(02-572-1270) 이기자 사장은 “집을 팔 사람은 양도세가 인하된 이후에 팔겠다며 매도시점을 늦추고 매수희망자는 취득ㆍ등록세가 내려간 이후에 사겠다며 한 발 물러서 지금은 거래가 끊기다시피 한 상태”라고 전했다. 거래는 없지만 집주인들의 기대감이 호가에 반영돼 호가 오름세만 지속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송파구 잠실동 송파공인(02-422-5000) 최명섭 사장은 “양도세가 내리면 은퇴계층들의 매물이 많이 나와 아파트값이 내려갈 것으로 기대하는 대기매수세가 많다”고 전했다. 매수시점을 저울질하던 대기매수세들이 관망세로 돌아섰다는 설명이다.
강북권 중소형은 실거래 이뤄지는 가운데 가격 상승
이번 주 서울 강북권에서 아파트값 상승률이 가장 높은 곳은 노원구(0.54%)다. 주로 99㎡형 이하(10~20평형대) 중소형이 많이 올랐다. 노원구 하계동 25시공인(02-979-3000) 조향숙 사장은 “소형은 꾸준히 거래가 이뤄지며 가격도 계단식으로 오르지만 중대형은 관망세”라고 전했다.
노원구 외 강북권도 많이 올랐다. 도봉구의 경우 드림랜드 공원화 호재가 주변 집값을 끌어올리는 강력한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성북구 내 새 입주 아파트에도 매수세가 몰린다.
성북구 삼선동 명가공인(02-953-1155) 서영기 사장은 “지난해 10월 입주 개시한 삼선푸르지오(864가구)의 경우 입주 이후 실거래가격이 계속 올라가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강동구 일반 아파트값 꿈틀
강동구(0.09%)의 경우 재건축 아파트값은 0.09% 내렸지만 일반 아파트값은 0.25% 뛰었다. 강동구 명일동 하나공인(02-426-0066) 황정희 실장은 “이 지역의 경우 가격 조정을 충분히 받았기 때문에 매도ㆍ매수세 모두 올해는 집값이 반등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하지만 대출규제가 많아 매수세들이 쉽사리 움직이지 못한다”고 전했다.
수도권ㆍ신도시는 조용
5개 신도시 아파트 매매시장은 조용하다. 이번 주 5개 신도시 아파트값은 평균 0.01% 내렸다. 분당구 서현동 금강부동산(031-706-4949) 이재성 사장은 “새 정부 부동산 정책이 서울 쪽에 집중된 때문인지 요즘 분당 아파트에 대한 대기매수세들의 관심이 크게 줄었다”고 전했다.
수도권 아파트 밀집지역도 관망세가 짙다. 화성(-0.40)ㆍ수원(-0.02%)ㆍ용인(-0.02%) 등 대규모 아파트단지가 많은 곳은 내림세다. 용인시 수지구 상현동 롯데하나공인(031-265-2121) 한봉수 사장은 “대출 규제가 그대로 유지되는 한 아파트값이 오르기 어렵다고 생각하는 대기매수세들이 늘고 있다”고 전했다.
인천(0.11%)은 남(0.23%)ㆍ부평(0.20%)ㆍ중구(0.18%)를 중심으로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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