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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술동향
미생물학 르네상스시대의 재도래:
식약동원의 진실과 사촌이 논을 사면 배가 아픈 이유
서울공대지 2018 Winter No. 111
1. 들어가며
최신 바이오테크놀로지(생물공학)의 동향과 미래에 대한 것을 소개하는 자리이면 큰 이슈인 것이 분명한 것은 “유전자 가위기술”과 “장내 미생물생태학의 재조명”이다. 유전자 가위기술은 1970년대에 개발된 유전자 재조합 기술의 새로운 형태로서 항상 쌍으로 존재하는 동물의 유전자(DNA)를 쉽게 항생제 마커의 삽입 없이 유전자 변이를 일으키게 할 수 있어 동물 복제, 신 작물교배나 사람의 유전병과 암과 같은 질병을 치유할 수 있는 기술이기 때문에 최근 급속한 속도로 발전하여 산업체에서도 특별한 관심을 가지고 주시하고 있다. 장내 미생물체(gut microbiome)의 경우는 미생물 생태학(microbial ecology)의 오랜 mixed culture(여러 미생물이 공존하는 상태의 세포성장) 연구과제로 너무 복잡하여 체계적인 이해가 부족했으나 유전공학의 발전 이후 개발된 PCR(polymerase chain reaction), BioMEMS 및 DNA chip, 오믹스 연구(Omics: transcriptomics(전사체), proteomics(단백질체), metabolomics(대사체) 등), 화학적 유전자 합성기술 및 next generation sequencing(NGS) 기술의 발전과 연계하여, 복잡한 미생물mixed culture의 균총변화 및 거동을 분석 및 이해할 수 있는 기술이 가능하게 됨에 따라, 인체의 질병이나 건강이 개인의 유전자에 의해서 좌지우지 되지 않을 수도 있으며, 오히려 인체의 체세포수 보다 훨씬 많은(약 9배) 장내 미생물들과 인체와의 상호작용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라는 현상이 최근 알려지면서 혐기성 분위기 상태에 있는 장내 세균 총의 해석과 이를 통한 건강의 회복과 질병의 치료를 연구하는 분야이다. 제목에서 이야기하는 “미생물학 르네상스”라는 이야기는 이와 같은 장내 미생물학의 연구는 미생물생태학의 다양한 분야(식품, 보건 및 의학, 환경, 농업, 식물-미생물 생태학 등) 연구에도 영향을 주어 미생물 균총의 종류 및 크기 그리고 이들의 상호작용 이해를 통한 생명 및 자연현상의 이해에 대한 새로운 시도를 함으로써 도저히 이전에는 해당 시스템의 복잡함으로 이해가 가능하지 않았던 현상들을 다시 들여다 보고 문제를 해결하는 사례들이 발생하게 되어 미생물학의 새로운 시대를 맞고 있다는 생각에서 생물학계에 회자되고 있는 이야기이다. 본 글에서는 장내 미생물의 새로운 최신 연구결과를 중심으로 간단하게 이 분야의 동향을 전하고자 한다.
2. 인체 체세포와 장내 미생물 숫자의 차이: 10% human
소화기관을 자세히 살펴보면 우리가 음식물을 먹으면 위에서는 위액을 분비하고 위액은 음식물을 분해하고 이자(췌장)에서 생성된 이자액, 십이지장 표면에서 나오는 장액, 간에서 생성된 쓸개즙으로 음식물의 소화가 모두 이루어진다. 위에서 내려온 음식물은 매우 산성이 강해, 작은 창자(소장; 작은 창자는 3부분으로 나누는데 십이지장+공장(空腸)+회장으로 이루어진다.)의 십이지장에서 소화액의 분비와 위액을 중화시키는 기능을 한다. 소장 내면에는 주름이 많고 점막에는 길이 0.5∼1mm되는 융털돌기가 빽빽하게 돋아 있다. 융모 사이로 점막조직에 들어 있는 장선(腸腺)이 열려 있어, 장액을 이곳으로 분비한다. 작은 창자에서 영양분이 거의 대부분 흡수되고, 대장으로 오게 되면 약 12-25시간 정도를 체류하게 되고 몸 밖으로 배출된다. 대장의 역할은 주로 소화 불가능한 음식물 찌꺼기로부터 수분과 비타민의 일부, 쓸개즙염, 빌리루빈 등을 흡수하고 찌꺼기를 보관하고 있다가 몸 밖으로 배출하는 것이다. 우리가 보는 대변의 색깔은 주로 쓸개즙에서 분비되는 빌리루빈의 색 때문인데 건강한 사람의 경우는 황금색에 가깝다. 대장의 끝은 직장이라 하고 대변이 이곳에 보관된다. 보통 대변의 70%는 수분이지만 나머지 고형분 30%의 30-50% 이상은 장내세균 덩어리(죽은 미생물과 살아있는 미생물)로 이루어져 있다. 대장과 직장은 매우 혐기성 조건이라 대부분의 호기성 미생물은 죽고 혐기성 미생물이 아주 잘 자랄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을 가지고 있어 많은 미생물이 자란다. 우리가 보통 장이 건강해야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도 대장의 미생물 때문이고, 인체의 가장 많은 양의 미생물이 장내세균(gut microbiome)이며(이를 포함한 우리 몸의 피부 및 모든 장기에도 어느 정도 세균이 존재하고 있다.) 이 장내세균의 숫자는 인체 체세포 전체의 숫자보다 약 9배 많으며, 여기서 유래한 미생물 DNA 양을 대충 추산해 보면 인체 체세포 전체가 가진 DNA의 양보다 약 100-150배가 많다는 것이 최근 들어 밝혀졌다(Wang et al., 2010, Nature. 464: 59-65). 따라서 이를 “실제로 우리 몸은 10% human” 이라는 표현을 쓴다. 이와 같이 많은 수의 장내 미생물이 소장과 대장을 지나는 동안 자라면서 여러 가지 대사 물질을 분비하기도 하고, 많은 영양분을 대사하여 다른 물질로 바꾸어 흡수하도록 하기 때문에 장을 통해 숙주인 인체에 미치는 영향이 이전에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와 같이 중요한 장내세균이 사람마다 조금씩 차이가 나서 100人 100色인데, 이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이 무엇인가를 연구하다 보니 어릴 때 분만 시 어머니로부터 받은 장내세균의 역사와 매일 집에서 먹는 음식의 차이(식습관)에 의해 많은 변화가 생긴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를 보면 처음 우리의 장내세균은 아버지보다는 어머니에 의해 많이 영향을 받는데, 어머니로부터 받은 장내세균의 경우는 자연분만의 경우 어머니의 항문과 질에서 유래한 세균이 근간을 이루고(그렇기에 제왕절개로 분만을 하는 신생아의 경우 균총이 매우 다르고 상대적으로 자연분만으로 태어난 신생아보다 유약한 경우가 많다.), 이후는 아기가 먹은 음식에 의해 차츰 변해가고, 성인의 경우는 식습관과 지역 및 생활습관이 많은 차이를 결정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결국 우리가 사는 환경의 차이가 그 차이를 결정하기 때문에 인간이 환경의 지배를 받는 것이 미생물 균총의 변화를 이야기한다 라고 좀 과장해서 이야기할 수 있겠다.
3. 장은 우리의 두 번째 뇌(brain)와 같다.
최근 십여 년 동안 의학의 가장 큰 발전은 면역학 분야에서 많이 일어났다. 장을 이야기하면 주로 소화기관만을 생각하게 되는데, 이와는 다르게 인체 면역세포인 T세포가 장과 관계한 면역체계에 크게 관여하고 있다는 것을 밝힌 것이 그 하나로서 뇌와 신경과학분야에서 이를 이용한 신약 개발(예: 다양한 항체 및 바이오 시밀러 약 개발)이 매우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다. 인체의 면역체계는 우리의 건강상태에 따라 실시간으로 변하며, 또한 인간의 건강상태는 장의 건강에서 비롯하기 때문에, 장의 건강을 관장하는 신경계가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고 여기에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는 개연성은 어느 정도 이해가 되지만, 장내세균의 연구를 내분비학이나 소화기과학과는 전혀 다른 신경과학을 연구하는 분들에 의해 아주 활발하게 연구되고 있다는 사실은 매우 흥미롭다. 보통 뇌는 중추신경계와 말초신경계가 있고 말초신경계의 일종인 자율신경에는 교감신경과 부교감 신경이 있어 다양한 장기의 길항작용(자극과 억제)에 관계하고 있다라는 것이 일반적인 의학적 이해였다(그림 2 참조).
그러나 최근 들어 대장을 관장하는 신경계(enteric nervous system)의 경우는 자율신경계로써 중추신경계와 연결은 되어있지만 우리의 뇌와는 독립적으로 관장되는 신경계이며 약 5억개의 뉴런을 가지고 있으며 이는 뇌의 약 1/200 정도의 뉴런 숫자이며, 뇌척수(spinal chord)에 존재하는 약 1억개의 뉴런보다 5배나 많은 숫자이기에 “제2의 뇌 혹은 장의 뇌(brain in the gut)”라고 이야기할 수 있다라는 사실과, 장신경계와 중추신경계가 연결되는 통로고리를 끊어도 장의 운동이 자율적으로 움직이며 관장되고 있다는 새로운 사실이 밝혀졌다. 장 운동에 변화를 주는 여러 신경전달 물질(예: acetylcholine㈜, dopamine, serotonin)도 뇌와는 조금 달라 주된 신경전달 물질이 주로 세로토닌(serotonin) 임이 알려졌으며, 이와 같은 장신경계와 중추신경계가 3개의 동시 평행적인 통로(신경계를 통한, 내분비계(endocrine)를 통한, 면역계를 통한)로 연결되어 있으며, 앞 절에서 소개했듯이 장에서는 장내세균이 장신경계의 변화에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장내세균이 결국에는 뇌의 중추신경계에 영향을 준다는 것을 밝혀내게 되었다. 이를 의학적인 용어로는 “braingut-microbiome axis”(그림 3 참조) 라고 하고 결국 우리의 식생활 및 건강상태가 장내세균총에 영향을 미치고 이는 장신경계를 통해 뇌신경계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알 수 있으며, 여러 가지 장 질환(예; 크론병, 장염증), 만성병(예: 비만)과 노인성 질환(예: 파킨슨씨 병) 등이 이로 인해 발생한다는 의학적 사실들이 속속 밝혀지고 있다. 이런 사실에서 보아 옛사람들에게 “사촌이 논을 사면 배가 아프다”라는 속담이 있는데 결국 시기심과 질투심은 우리가 뇌로 느끼지만 이것이 우리의 장의 스트레스로 연결되어 있어 건강을 해친다라는 것을 과학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수준에까지 이르게 되었다.
4. 오랜 경험의 과학적 해석
상기한 장내 세균에 의해 일어나는 미세한 체내현상의 변화를 다양한 해석 방법을 통해 지금까지 근거 없이 구전되어 내려오던 이야기가 하나씩 과학적으로 증명할 수 있게 됨에 따라, 새로운 미생물-미생물간의 상호작용, 숙주-미생물의 상호작용에 대한 심층적인 이해를 통하여 신기한 치료방법 내지는 제약 개발 등이 가능하지 않을까 하는 믿음 때문에 매우 광범위하고 새로운 미생물 연구가 시도되고 있다. 필자는 이를 미생물학의 새로운 르네상스시대가 도래하고 있다고 해석하고 싶다. 아래는 이중의 한 두 가지의 예를 소개한다.
1) 우리나라에서는 오래 전부터 건강에는 만약이 무용지물이고 매일 삼시 세 때 먹는 음식이 최고이고 보약 중의 보약이라는 생각에 “식약동원”이라는 이야기가 있다. 관련하여 이조시대 이제마(李濟馬)라는 분이 제창한 사람마다 체질이 다르니 우리나라 사람의 체질을 4가지로 나누고 약을 달리 써야 한다는 “사상(四象)의학”은 요즈음 들어 사람마다 다른 유전자를 가지고 있어 약에 대한 반응이나 민감성이 다르기 때문에 약을 달리 써야 한다는 personalized medicine(개인 맞춤형 의약)이라는 용어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사실을 과학계에서는 알게 되었다. 이를 좀 더 확장하면 결국 사람마다 모두 유전자가 다른데 인체 장내에 있는 미생물 균총의 유전자가 인간 유전자 보다 약 9배나 되기 때문에 이들의 상호작용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산물이 우리의 몸에 흡수되어 상호작용하는 현상에 의해 우리의 건강상태가 매일 변화하기 때문에 삼시 세 때 먹는 음식물이 장내 균총을 능동적으로 변화시키고, 이에 따라 우리 건강상태가 결정된다는 이야기가 된다. 이와 같은 변화는 우리가 건강할 때는 크게 다름을 잘 느끼기 힘들지만 몸이 허약하고 아플 때에는 아주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는 주장에 필자는 많은 부분에 동의를 하게 된다. 그런데 이런 내용의 주장은 아주 관념적이고 철학적이기 때문에 과학적인 근거가 있는가 라는 질문을 하게 된다. 이를 명쾌히 대답해 줄 수 있는 실험이나 증거가 지금까지는 불충분하였으나 이를 현대 과학이 하나 둘씩 밝혀가고 있다. 최근 들어 장내 미생물이 음식을 분해 및 대사하고 분비하는 단쇄지방산(short chain fatty acid)인 아세트산, 젖산, (이소)프로피온산, 부틸산 등의 양이 매우 건강에 중요하다는 사실이 발표되었다. 이와 같은 단쇄지방산은 인체 장내 상피세포들이 분비하는 mucin이라는 거대고분자의 단쇄단백질 생산을 촉진하기 때문에 장내 상피세포 표면의 두께를 두껍게 하고 윤활유와 같은 역할을 하여 여러 가지 미생물이 내는 화학적인 시그널 분자가 작용하는데 장벽으로 기능하여 그에 대한 영향을 억제하기 때문에 mucin층의 두께가 면역작용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mucin 당 단백질의 당은 건강한 미생물의 탄소원(먹이)으로 사용되기 때문에 건강한 사람의 경우 장-상피세포의 표면에 단쇄지방산을 많이 생산하는 Bacteroidetes 문의 균총을 많이 가지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되었다. 또한 이러한 Bacteroidetes 문과 Firmicutes 문의 비율이 비만의 유발과 관련 있다는 연구도 보고되었다. 이는 비만인 쥐들과 그렇지 않은 쥐들의 장내 미생물총 분석에서 비만 쥐에게 Firmicutes/Bacteroidetes 비(F/B ratio)가 높게 관찰되었다는 것에서 시작되었는데, 비만 쥐의 대변을 이식한 정상 쥐도 비만이 되기 쉽다는 결과를 도출하여 장내 미생물총의 중요성을 시사하였다. 이러한 경향은 사람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도 관찰되었으며 그 이유는 Firmicutes 문에 속하는 균들이 대체적으로 Bacteroidetes 문에 속한 균들보다 에너지원을 더욱 효과적으로 사용해 숙주의 칼로리 흡수 및 체중 증가를 유도하기 때문일 것이라고 추정된다. 따라서 이를 두고 유익균과 유해균의 세력균형이 건강에 매우 중요하다는 사실을 새롭게 알게 되었다.
2) 두 번째 예로서는 유아에게 모유가 분유보다 좋다는 사실도 오래 전부터 구전되어 오던 사실이지만 왜 모유가 분유보다 좋은가에 대한 과학적 사실의 한 두 가지가 규명된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으며 아직도 많은 연구가 더 진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모유와 분유(우유)의 가장 큰 특징은 모유에 포함된 올리고당(HMO: human milk oligosaccharides)의 함량에 있다. 소의 젖에는 올리고당이 0.03-0.06 g/L 정도가 있는 반면 모유에는 5-20 g/L의 올리고당이 포함되어있으며 그 종류도 매우 다양하다. 가장 대표적인 HMO 중의 하나는 fucosyllactose(FL)과 siallylactose(SL)인데 FL의 경우는 fucose를 아주 선택적으로 사용하는 bifidobacteria(비피더스균)의 탄소원으로 사용되기 때문에 모유의 공급은 유아의 장내에 유익균이 선택적으로 잘 자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다는 보고가 있다. 또한 SL의 경우는 sialic acid의 기능으로부터 유래한 병원균의 감염 방지 및 면역강장 작용에 직접적으로 관련이 되어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러한 과학적 근거를 통하여 모유가 유아들의 건강과 발육에 분유에 비교하여 탁월한 효과가 있다는 과학적 사실이 증명되었지만 이 외에도 더 다양한 물질들이 모유에 함유되어있기 때문에 더 많은 과학적 근거가 마련되리라고 기대를 한다. 이와 같은 연유로 인하여 최근 들어서는 모유를 유아에게 먹였을 때는 분유를 먹였을 때와는 매우 다른 유아의 장내세균총이 형성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으며 이는 유아의 건강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또한 알게 되었다. 이와 같은 HMO는 아기의 분유 등에 첨가되어 신생아의 건강유지 및 면역력 강화 등의 목적으로 prebiotics로 사용되는 시도가 시작되었다.
3) 예전에 우리나라에서는 사람이 간질병이 걸려서 다른 방법이 없으면(만약이 무용지물이면) 최후에는 건강한 사람의 대소변을 물에 희석해 먹이는 방법이 구전되어 오고 있다. 정말 무식한 이야기 같지만 최근에 이와 비슷한 사례로 대변치환(fecal(or stool) transplantation) 수술 방법이 최첨단 현대식 병원에서 심각하게 시술되고 있고 연구되고 있다. 특이한 대장암이나 대장염 같은 경우 Clostridium(C.) difficile 균에 의해 생긴다는 여러 보고가 있고, 이 병에 걸리면 항생제가 전혀 몸에서 작용을 하지 못하면서 하루 10번 이상의 심한 설사와 발열, 구토를 동반한 탈수 현상이 동반하며 항생제를 사용하면 오히려 유익한 균등을 모두 죽이고 Clostridium(C.) difficile 균이 잘 성장할 수 있는 조건이 갖추어짐으로 사람에게 매우 치명적인 병이고 아주 급속하게 진행되어 치사율이 높으며 특별한 치료약이나 대안이 없다. 장 속의 Clostridium(C.) difficile 균을 죽이는 방법을 아직 모르기 때문인데, 이런 병에 환자의 대장을 완전히 비우게 하고 항생제를 복용한 적이 없는 건강한 사람의 대변을 얻어 이를 희석 및 증식과정을 거쳐 환자의 항문을 통해 주입하는 시술이 실제로 여러 경우 성공적 진행되어 보고되고 있으며, 비슷하게 건강한 사람에서 얻는 장내세균총을 잘 키워서 복용약으로 코팅하여 환자에게 투여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이는 현대판 대변을 먹는 치료법이다. 이것도 사람의 건강이 문제가 생겨 장내세균의 균총의 균형이 깨짐으로 특정 유해균이 득세해서 많이 성장하기 때문에 생기는 병의 사례이다.
5. 새로운 융합 미생물 생태학 연구의 방향
상기한 복잡한 장내세균총의 분류와 장상피세포-미생물의 상호작용연구는 복잡한 혐기성 미생물균총의 혼합배양(mixed culture)분야의 연구를 발전시키고 있으며 이는 한걸음 더 나아가서 자연계에 다양하게 존재하는 미생물 생태학연구 분야의 발전을 예고하고 있다. 이는 지금까지는 주로 한 개의 미생물 균주 성질 및 특성분석에 매달렸다면, 생물학과 다양한 분자생물학적인 툴(Tool)(예; 오믹스(전사체, 대사체 단백체 등)연구, 칩, MEMS, 질량분석기술, 차세대 시퀀싱기술) 의 개발과 융합 기술(수학, 물리학, 전기공학, 기계공학 등)의 발달로 이에 머무르지 않고 수개에서 몇 십개의 균주가 어떻게 상호작용하는가, 숙주와 다양한 미생물의 상호작용 등의 연구를 가능케 할 것이다. 실제 인체 피부에서 일어나는 모든 현상, 농업에서 일어나는 여러 현상이 다양한 미생물의 공생이고, 숙주인 식물-미생물과의 상호작용이며, 환경과학에서 일어나는 부식, 독성화합물 및 폐수의 분해, 해양의 적조현상 및 부영양화 등이 미생물의 혼합배양 상황이다. 또한 여러 가지 새로운 유전자를 발현시킨 재조합 미생물의 조합은 다양한 다단계 효소반응의 혼합으로 일어나는 반응의 공생이라고 볼 수도 있다. 이와 같은 새로운 미생물 생태학 연구 분야의 발전은 현재는 미생물의 종류, 군집 분석과 정량분석 정도에 머무르고 있지만 항상 병인이 되는 세균이 우점종으로 표현되는 현상의 주역은 아니기 때문에 어떤 특정종이 어떤 조건하에서 증감하고 영향을 미치고, 어떤 균주에서 유래한 특정 대사물질이 이를 촉진 및 유발시키는 것인 지의 정확한 이해가 필요하고, 이들의 상호작용과 동력학적 해석을 위해서는 전체 시스템 혹은 네트워크 차원에서의 거동 내지는 동인의 분석을 필요로 한다. 이를 위해서는 1) 단일균주의 연구에서 시스템 연구로, 2) 현상연구에서 메커니즘 연구를 통해 관찰목적 현상이 나타나는 직접적인 원인을 분석하고 이해하여 원인 물질(내지는 유전자)의 증감을 조절하는 형태의 심층적인 연구진행이 주를 이룰 것이라고 예측된다. 아주 포괄적인 이야기를 했지만 이런 연구동향은 아주 다양한 융합기술과 도구가 필요하고 다양한 분야의 협력 연구가 필요한 분야이고 가까운 미래 바이오테크놀로지의 큰 분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필자는 확신한다.
그림 4. 미생물생태학 분야의 관련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