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깊어감을 , 만추 ( 晩秋 ) 라고 그런다 .
그런 제목의 영화도 있었다 .
만춘 ( 晩春 ) . 만하 ( 晩夏 ) . 만동 ( 晩冬 ) 도 있지만 ...
아무래도 , 만추 ( 晩秋 ) 라는 느낌이 제일 좋다 .
60 여년의 가을을 지나왔다 .
사람이 , 사람을 생각하는 로맨스를 느끼게 된게 어느때 부터일까 ?
검정 교복의 학창 시절에 ,
나는 , 밤늦게 까지 , 방 불을 환히 밝혀 놓고 있었다 .
부모님 께서는 ,
우리 수용이 , 밤새워 공부 한다고 좋아하셨다 .
사실 , 나는 , 공부를 하고있지 않았다 .
이불속에 살짝 틀어놓은 라디오 에서는 ,
' 밤을 잊은 그대에게 ' 가 흘러 나오고 ,
' 시바의 여왕 '
' 첫 발자욱 '
'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
' 가을의 속삭임 '
' 시인과 나 '
' 고독한 양치기 '
' 아랑페즈 협주곡 ' 등등 ...
그렇게 하얀밤을 꼬박 새우며 ,
수많은 사랑의 편지 ( 戀書 ) 를 쓰고 또 썼다 .
사실 , 내가 보내고 싶은 편지를 썼다기보다 .
누군가 , 친구들이 대신 부탁해준 ... 그런 사랑의 편지가 대부분 이었다 .
그 대부분의 사연들도 ,
' 밤을 잊은 그대에게 '
' 안녕 하세요 , 안녕 하세요 ~~~ 2 시의 데이트 김 기덕 입니다 '
' 김 광한의 팝스 다이얼 ' 등 ...
그런 프로에서 읽어주는 ,
아름다운 사연들을 메모 했다가 , 새로 써멌곤 했던거다 .
그렇게 ,
나의 아름다운 청춘이 , 가을 따라 흘러갔고 ,
지금도 가고있다 .
이제는 ,
사는게 심심 하기도 하고 그런다 .
오래 살은것도 아닌데 ...
심심해서 ,
연서 ( 戀書 ) 를 쓴다는것이 .
정말로 , 심심한 연서 ( 戀書 )가 되고 말았다 .
이제는 ,
감각이 메말라서 일까 ?
설마 ... ?
아직도 인데 .
뭐가 , 아직도 인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