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장 비구를 상대한 법문
제1절 부처님의 공덕을 이루려면 육덕을 넓히라
부처님이 가비라국에서 [성구광명정의경]을 설하실 때에 선명에게 말씀하셨다.
"나는 본래 육덕의 행을 행하여 세세에 버리지 않았으므로 성불하기까지에 이르러, 마음대로 변화하고 무엇이든지 하려고 하면 일체지로써 통달하지 못하는 것이 없다."
선명은 부처님께 여쭈었다.
"어떤 것이 육덕의 행이오니까?"
"보시를 넓히고, 지계를 넓히고, 인욕을 넓히고, 정진을 넓히고, 선정을 넓히고, 지혜를 넓히는 것이다.
어떤 것이 보시를 넓히는 것인가? 도를 닦는 이는 마땅히 먼저 몸은 떳떳하지 않고 참된 물건이 아니라 사대가 합해서 되었고, 뼈와 살의 부정한 줄을 알아야한다.
필경에 몸을 버리게 되면, 사대는 각각 제 근본으로 돌아가고 말 것이다. 그러므로 몸도 내 것이 아니요, 재물도 내 것이 아니며, 마음도 형상이 없어 떳떳한 이름이 없고, 연과 행에 얽히어 있는 것이다. 비록 몸으로 행하는 것이 있지마는, 몸은 무상이라, 필경에는 공한 것이요 썩은 것이다. 이렇게 생각하면 곧 네 가지 믿음이 생겨 내신ㆍ외신ㆍ천지ㆍ만물은 모두 무상하여, 필경에는 깨어지고 무너지고 썩고 녹는 데로 돌아가리라. 이러한 믿음이 선후에는, 몸을 관해도 몸이 아니요, 물건을 관해도 물건이 아니기 때문에, 능히 마음대로 보시하여 어리석은 사람을 화하게 되는 것이니, 이것이 보시를 넓히는 것이다.
어떤 것이 지계를 넓히는 것인가? 몸으로는 세 가지 재앙을 금하고, 말로는 네 가지 허물을 지키며, 뜻으로는 세 가지 악을 살펴서, 몸으로 행하는 것은 일체 중생을 볼 때에, 꼬물거리는 벌레까지도 불쌍하게 여기고 살려서 물에 것은 물로, 육지에 것은 육지로 돌려보내어 편안히 있게 하며, 여러 가지 신기하고 부드럽고 보배스러운 물건을 볼 때에, 비록 빈곤할지라도 마음을 단속하여 그것을 탐내거나 취하지 말고, 연지 찍고 분 바르고 한 절색을 보더라도, 그 속에 있는 고름ㆍ피, 또 썩고 냄새나는 것을 관하리니, 이것이 몸의 세 가지 계행이요, 말로 행해야 한다는 것은, 다른 사람이 내게 네 가지 어업으로 대할지라도 나는 좋은 말, 부드러운 말, 진실한 말, 꾸밈없는 말로 대하여, 도리어 그 사람으로 하여금 나를 따르게 하니, 이것이 말로 네 가지 허물을 지키는 것이며, 뜻으로 행해야 한다는 것은 생사를 항상 생각하고 지혜를 익혀 깊이 도에 들어가며, 옳고 그른 것을 밝게 분별하여, 착한 일을 보거든 권하여 되게 하고 즐거워하니, 이것이 뜻의 세 가지 계행이다. 그러므로 도를 행하는 처음에는 반드시 먼저 십계를 스스로 행하고, 또 다른 사람을 교화하기를 부지런하고 게으르지 말고, 꾸준히 행하고 쉬지 말아서, 도무지 권태로운 생각이 없어야 하리니, 이것이 계행을 넓힌다는 것이다.
어떤 것이 인욕을 넓히는 것인가? 만일 남이 나를 꾸짖거든, 생각하되 '저 말은 음성으로부터 나와 내 귀에 들어오는 것인데, 보아야 형용도 없고, 또 음성은 마음과 뜻에서 나오는 것인데, 마음과 뜻도 형상이 없는 것이다. 마음은 어디 의지하는가? 사대를 의지하고 있는 것이니 사대도 근본 이름이 없는 것이라. 남도 아니요 나도 아니며, 여자도 아니며, 늙음도 아니요, 젊음도 아니다. 결국에는 주인이 없거니, 욕되고 부끄러움이 어디 있으며, 형상도 없고 이름만 있는 것이다.' 이렇게 생각하면 모두가 공하여 있는 바가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지혜 있는 사람은 진심을 내지 아니하여 공으로 공을 참으며, 또 여러 가지 악한 일을 참아 행하지 아니하며, 비록 마주 오더라도 마음을 일으키지 않고 항상 뜻을 검찰하며, 마음을 조복받아 스스로 능히 욕을 참으며, 또 다른 사람도 권유하여 그렇게 하게 하면, 그것이 인욕을 넓히는 것이다.
정진을 넓힌다는 것은 무엇인가? 많이 먹는 것을 줄이고 맛에 맛들이지 말며, 자고 눕기를 제한하여 늦게 자고 일찍 일어나며, 속은 멀리하고 도를 가까이하여 여러 가지 계행을 행하고, 앉고 일어나는 데 위의를 잃지 않아 범하는 행실이 없도록 항상 마음에 익히며, 도에 필요한 것은 급급히 외워, 낮이면 부지런히 닦고 밤이면 경행하여, 몸과 말과 뜻이 모두 법을 좇아서 경문을 여의지 않아 앉으면 설하고, 어리석은 사람을 가르치되 게으르고 수고로움으로써 마음을 어기지 않는 것이니, 스스로 능히 그렇게 하고 또 남을 권하여 그렇게 하게 하면, 그것이 정진을 넓히는 것이다.
선정은 어떻게 넓히는가? 효도로써 부모를 섬기기에 그 마음을 한결같이 하고, 스승과 벗을 존경하기에 그 마음을 한결같이 하며, 사랑을 끊고 세속을 멀리하기에 그 마음을 한결같이 하고, 삼십칠도품에 들어가는데 그 마음을 한결같이 하며, 한가롭고 고요한 데에 그 마음을 한결같이 하며, 번거롭고 어지러운 대중에 있으되 그 마음을 한결같이 하고, 욕심 많고 싸움 많고 일 많고 번뇌 많은 처소에 있으되 그 마음을 한결같이 하며, 칭찬ㆍ비방ㆍ이익ㆍ손실, 또 좋고 나쁜 일에도 흔들리지 않고 그 마음을 한결같이 하고, 숨 쉬는 것을 세면 선정에 들어 육진을 버리고 청정으로 나아가는 데도 그 마음을 한결같이 하여, 스스로도 능히 그렇게 하고 또 남을 권하여 그렇게 하게 하면, 그것이 선정을 넓히는 것이다.
지혜는 어떻게 넓히는가? 비록 밝은 선비라도 받은 몸을 따라, 삼통ㆍ육환ㆍ오폐의 때와, 육십이의 침음하는 상과, 팔십팔의 풀기 어려운 결박과, 천팔백 헌데의 고통이 있으니, 이러한 것을 지혜로써 낱낱이 분명하게 알아서 일어나는 것을 관하고, 멸하는 것을 살피며, 병이 되는 것을 알고, 약 되는 것을 골라, 그 중요한 것을 종합하여, 몸으로는 파계하지 말고, 뜻은 세속에 들어가지 말아서, 비록 여러 애욕의 속에 있더라도 마음은 도품 속에 있으며, 육환의 집에 붙어 있더라도 마음은 육정의 마루에 있으며, 오폐의 배에 앉았더라도 마음은 단멸의 문에 있으며, 견고하지 못한 집에 의지하였으나 마음에는 방편으로 두호하기를 생각하며, 독사뱀이 있는 땅에 앉아 있으나 버리고 갈 길을 생각하고, 흙배같이 위험한 것을 타고 있으나 스스로 건너갈 꾀를 내며, 불이 타는 수풀에 섰으나 물을 주어 꺼 버릴 생각을 내는 것이다. 그러므로 밝은 선비는, 지혜의 방편을 행하여 생사의 난을 뛰어나, 삼계를 여의고 멸도에 나아가나니, 스스로도 그렇게 하고 또 남도 권하면, 그것이 지혜를 넓히는 것이다
이것이 앞에서 물은 바, 부처님의 신변과 상호와 무량한 덕을 성취한 것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