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에 차를 몰고 가다가 작고 아름다운 미국교회가 있기에 안으로 들어가 보았습니다. 수요일 오후 5시 정도가 되었습니다. 잠시 기도하고 앉아 있는데 연세가 지긋한 여성도 한 분이 들어왔습니다. 목사라고 소개하니, 마침 교회에 기도회가 있다고 참석하면 좋겠다고 초청을 했습니다. 조금 후에 또 한 여인이 개 한 마리를 데리고 조심스럽게 들어왔습니다.
백발의 여인과 반갑게 인사를 나누었습니다. 미소를 짓고 인사를 나누었지만 조금 경계하는 눈빛이었습니다. 자신은 공황장애를 앓고 있어 주일은 예배를 나오지 못한다고 말하면서 사람이 적을 때 조용한 분위기에 기도하러 온다고 했습니다. 담임목사님은 마음이 참 따스하고 성도들을 사랑하는 분이라고 소개하면서 담임목사님이 개를 데리고 와도 좋다고 했다면서 정중하게 인사를 나누었습니다. 주일 예배는 30명 정도 나오는데 이전처럼 아이들이 잘 나오지 않아 안타깝다고 아쉬운 마음을 나누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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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시 30분이 되었고, 예배를 인도할 목사님은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먼저 온 분이 교회와 붙어 있는 목사관에 다녀오더니 오늘 목사님이 참석하지 못할 거 같다고 말하면서 저에게 기도해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저는 간절한 마음으로 두 여인과 성도님들 그리고 목사님과 교회를 위해 기도를 드렸습니다. 속으로 흐르는 눈물을 감추며 주님의 은혜를 간곡히 구하는 마음으로 기도를 올려 드렸습니다.
기도를 마쳤더니 너무나 환한 얼굴로 연신 고맙다고 인사를 건넸습니다. 오랜 세월 교회를 지켜온 성도들, 주님을 참으로 사랑하는 신실한 성도님들의 진심어린 감사의 인사였습니다.
자그마한 교회에서 예배 시간을 지키는 두 여인을 보면서 주님께서 무엇이라 말씀하실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두 분이 교회에서 어떤 역할을 감당하는지, 성도들에게 어떤 인정을 받고 있는지 잘 모릅니다. 두 분이 인생에서 받은 달란트가 얼마나 되는지도 모릅니다. 한 가지 주님께서 그들을 보시고 하시는 말씀은 생생하게 들리는 듯 했습니다. “착하고 충성된 종아, 네가 작은 일에 충성했으니 내가 큰 것을 맡기리라.” 너무나 행복한 미소를 지으며 주님이 그들의 손을 잡고 하실 말씀이 들려옵니다. “이제 나와 함께 하늘의 즐거움에 참여할 시간이다.”
하나님 앞에 살아간다는 것은 주님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주님께서 맡기신 일을 성실하게 감당하는 것입니다. 큰 일을 맡겼다면 최선을 다할 것이고, 작은 일을 맡기셨다면 여전히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주님이 보시는 것은 얼마나 많은 것을 남겼는가에 있지 않습니다. 주님이 맡기신 일을 어떤 자세로 감당했는가에 있습니다.
사명 없이 태어난 사람이 없듯이 재능 없이 태어난 사람도 없습니다. 한번 주어진 인생을 주님이 맡겨주신 사명을 위해 묵묵하게 걸어가는 인생, 주님이 이런 우리를 지켜보고 계십니다. 매순간 주님과 동행하며 땅 위에서 삶을 마치고 주님 앞에 서는 순간, 우리 모두 주님으로부터 이렇게 칭찬 들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