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29일, 전날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발생한 전북 정읍 육용오리농장과 인접한 한 산란계농장에서 방역 관계자가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읍 육용오리농장 AI 확진 가평 야생멧돼지 ASF 검출
농식품부, 확산 방지 총력 중앙사고수습본부 등 구성
차단방역대 추가 설치 추진
주요 가축질병이 동시다발적으로 확산하며 연말 농업계와 방역당국을 비상 상황에 빠뜨렸다.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2년8개월 만에 사육오리에서 발생했고,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의 남진을 막고자 6개월 넘게 사투를 벌여온 방역대가 경기 동부에서도 뚫렸다. AI 방역 사각지대를 없애고 ASF 광역울타리 관리를 한층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AI가 발생한 곳은 전북 정읍의 육용오리농장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11월28일 이 농장에서 사육 중인 오리에서 고병원성 AI(H5N8형)가 확진됐다고 밝혔다. 10월21일 충남 천안 봉강천 야생조류에서 올들어 처음 고병원성 AI 항원이 검출된 이후 36일 만이다. 가금농장에서 발생하기는 2018년 3월 이후 2년8개월 만이다.
야생조류의 고병원성 AI 발생도 ‘전국구’가 됐다. 농식품부와 환경부는 11월23일 강원 양양 남대천에서 채취한 야생조류 분변 시료를 정밀검사한 결과 고병원성 AI로 확진됐다고 11월28일 밝혔다. 경기·강원·충남·제주 등 사실상 전국이 AI 고위험 상황에 들어간 것이다.
ASF도 터졌다. 광역울타리 밖인 경기 가평지역의 야생멧돼지에서 ASF 바이러스가 검출된 것이다. 환경부에 따르면 엽사가 포획한 멧돼지 4개체가 11월28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ASF는 지난해 9월17일 경기 파주 양돈농장에서 국내 첫 발생한 이후 야생멧돼지가 주요 전염 매개체로 지목돼왔다.
이에 따라 방역당국은 국토의 동서를 잇는 광범위한 광역울타리를 설치, ASF의 남하 방지에 사활을 걸어왔다. 그 결과 광역울타리 밖의 야생멧돼지에서 ASF가 검출된 것은 강원지역 뿐이었고, 경기지역 광역울타리 밖에선 그동안 한번도 검출되지 않았다.
이번 발생 지점인 가평군 가평읍 개곡리는 최남단 광역울타리로부터 남쪽으로 1.5㎞ 떨어진 곳이다. 기존 야생멧돼지 ASF 발생 지점인 강원 화천군 사내면 삼일리로부터는 17.5㎞, 춘천시 사북면 오탄리로부터도 18.7㎞나 떨어져 있다. ASF 차단방역대가 무너진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대목이다.
잇단 악재에 방역당국은 방역 조치를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추가 확산 방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김현수 농식품부 장관을 본부장으로 하는 ‘고병원성 AI 중앙사고수습본부’를 꾸리는 한편 지방자치단체별로도 방역대책본부를 설치했다.
ASF 남하 방지를 위해서도 고삐를 바짝 죄고 있다. 정부는 야생멧돼지 ASF 표준행동지침에 따라 가평지역 발생 개체를 매몰한 데 이어 경기 포천에서 가평 이남지역을 거쳐 강원 춘천에 이르는 광역울타리를 설치하기로 했다.
김 장관은 “축산농장 주변 생석회 벨트를 구축하고 축사 출입 때 손 소독하기, 장화 갈아 신기, 축사 내외부 매일 소독하기 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은 만큼 반드시 실천해달라”고 당부했다.
김소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