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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에리 앙리 -이 곳에서 '넘버 원' 이라고 불리고 싶다-
(Xavier Revoire씨의 인터뷰입니다. 5월 6일 과월분입니다)
런던 북부의 고급 주택가, 햄스테드에 있는 작은 카페에서 티에리 앙리와 만났다.
러프한 스타일의 인터뷰가 되었지만, 무엇보다도 앙리의 그 부드러운 표정에서
현재의 아스날, 그리고 그 자신의 좋은 컨디션이 물씬 전해져 왔던 것이다.
런던에서의 생활,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아스날, 그리고 프랑스 대표팀에 관해서....
티에리 앙리의 '지금' 을 마음껏 이야기 해 주었다.
(이 인터뷰는 챔피언스 리그 준준 결승 제 2라운드 전에 행해졌다)
-아스날은 이번 시즌 프리미어 쉽에서 지금까지 패배가 없는 최고의 컨디션입니다.
게다가 '약한 모습을 보이던' 챔피언스 리그에서도 8강에 진출했습니다.
지난 시즌까지와 비교해 어떤 특별한 변화가 있었습니까?
앙: 아뇨, 별로. 연습내용이 변한 것도 아니구요.
뭐, 이건 정신적인 게 아닐까요.
챔피언스 리그 시합이니까, 하고 묘하게 의식하는 일이 사라졌습니다.
-지금은 팀 내의 분위기도 좋지 않나요?
앙: 그럼요. 이건 이번 시즌에 한한 얘기는 아니지만,
아스날이란 팀은 언제나 라커룸이 시끌시끌합니다(웃음). 모두 장난치느라요.
어웨이 게임 때는 반드시 누군가가 CD 플레이어를 가지고 와서 큰 소리로 음악을 틀어놓습니다.
우리들이 실제 집중력을 높이는 것은 시합 전 웜 업을 시작하는 순간부터에요.
간단히 말해 이 팀은 회복력이 발군으로 작용하거든요.
어쩌면 그게 강한 모습의 비밀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런던에서의 생활은 어떻습니까? 파리와 비교해서 어느 쪽이 살기 편합니까?
앙: 파리는 파리대로 멋진 도시이니 어디가 딱히 좋다고 단순히 비교할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세계에서 가장 매력적인 도시는?' 이란 질문을 듣는다면,
나는 주저않고 '런던' 이라고 대답할거에요.
어쟀든 런던은 모든 것이 있고, 절대 나를 질리게 만들지 않습니다.
최근엔 자주 런던 남쪽에 사는 자마이카 친구 집에 놀러가곤 하는데요.
자마이카 요리는 Guadeloupe의 것과 굉장히 비슷하거든요.
(서인도 제도에 있는 프랑스령의 인구 약 40만명의 섬)
아실진 모르겠지만 나는 캐리비언 푸드는 사족을 못쓰거든요.
이 동네는 생활 스피드가 빨라서 여러가지 것들이 어지러울 정도로 빠르게 변화합니다.
이게 또 참을 수 없는 자극이지요.
-여기에 사는 사람들은 어때요?
앙: 좋습니다. 예를 들어 아까 이 카페 안 쪽에 젊은 남자들이 앉아있었잖아요?
그들은 나를 발견하고도 '안녕~' 하고 말을 걸었을 뿐 그 이상 아무것도 요구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요, 런던 사람들은 모두 우리 축구 선수들의 사생활을 확실히 지켜줍니다.
자신들은 자신들의 생활이 있고, 마찬가지로 티에리 앙리에게는 티에리 앙리의 생활이 있다는 것을
그들은 확실히 이해해 주고 있어요.
-당신은 지금, 아스날 역사상 가장 위대한 스트라이커가 될 가능성을 숨기고 있습니다.
다만 한 시대 전에는 아넬카도 그렇게 일컬어졌었죠?
앙: 니콜라가 일찌기 하이버리에서 이뤄낸 것은 존경할만한 가치가 있습니다.
그가 아스날의 더블(97-98시즌)에 공헌한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구요.
그렇기 때문에 항간에서 들려오는 그에의 악평에는 납득하기 힘든 점이 많이 있습니다.
확실히 여기를 나갔을 때 조금은 문제가 있었을지도 몰라요.
게다가 오해받기 쉬운 성격이니까 사람에 따라 좋고 싫음이 확 나뉘는 부분도 있을겁니다.
하지만 니콜라는 정말 성실한 사람이고 물론 축구선수로서의 실력도 틀림없이 대단합니다.
-'하이버리의 전설' 이라고 일컬어지는 이언 라이트에 관해서는?
앙: 그는 신장도 그다지 크지 않았고 특별히 몸싸움에 강한 것도
폭발적인 스피드가 있던 것도 아니었습니다.
그래도 아스날 사상 최다 골(통산 185골)을 넣을 수 있었던 것은,
다른 선수들에게는 없는 '특별한 재능' 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유감스럽게도 함께 플레이하진 못했습니다만
사실 최근에 와서 비디오로 이언의 플레이를 관찰하고, 한 가지 알 수 있는게 있었어요.
그건 그가 어떤 때나 100퍼센트의 힘을 발휘할 수 있는 플레이어였다는 것.
예를 들어, 패스를 요구할 때 그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커다란 소리를 냈습니다.
그렇게 해서 패스가 오지 않아도 다음 기회를 기다리고 몇 차례나 같은 일을 반복했어요.
전력으로 달리고 소리를 크게 지르고....
이건 내가 배우지 않으면 안되는 자세 중 하나일겁니다.
앞으로 누군가가 이언의 기록을 깰지도 모르지만, 그의 존재가 잊혀질 일은 절대 없을거에요.
하이버리의 팬들에게 있어 그리고 나에게 있어서도 이안은 특별한 선수입니다.
(2004년 4월 10일 현재 앙리의 아스날 통산 골 수는 146골)
-하지만 아마 당신의 아이돌은 반바스텐이었죠?
앙: 네. 어렸을 때부터의 우상은 단 한 사람, 마르코 반바스텐이었습니다.
그야말로 세계 축구사상 최고의 센터포워드입니다.
반바스텐을 넘어설 플레이어는 앞으로도 절대 나타나지 않을거에요.
-한가지 묻고 싶은게 있습니다만 골을 넣은 순간 언제나 어떤 걸 생각하나요?
앙: 말로는 표현할 수 없어요.
골이 들어간 직후의 2~3초는 마치 내가 다른 별에 있는 듯한 판타스틱한 감각에 사로잡힙니다.
맞아요, 때때로 나 자신을 잊어버리고 나중에 내 골 장면을 VTR로 보고나서
'내가 대체 어떻게 저런 멋진 걸 해냈지?!' 라고 생각한 적도 있어요(웃음).
-이번 시즌도 이미 22골을 넣고(4월 5일 현재), 리그 득점왕 경쟁에서 톱을 달리고 있습니다만,
최종적으로 몇 골을 노리고 있습니까?
앙: 나는 골 수에 관해 목표를 설정하지 않기로 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그 목표를 달성해 버리면 모티베이션을 유지하는게 어려워 져 버리기 때문이에요.
물론 넣을 기회가 있으면 얼마든지 넣고 싶습니다.
그러나 골보다도 중요한 것은 많이 있으니까요.
가장 중요한 것은 플레이 내용이고 골이란 것은 좋은 플레이의 연장선상에 있습니다.
즉 나에게 있어서 골이란 것은 '보너스' 같은 것일까요?
-웽어감독에 관해 물읍시다.
그는 모나코 시절부터의 은사이며 당신을 하이버리로 데려온 장본인이죠?
앙: 아르센은 진심으로 존경하고 있습니다.
그에게는 정말 아무리 감사해도 모자를 정도에요.
무엇보다도 나를 모나코 1군으로 끌어올려주고 프로로서의 첫 기회를 준 것이 아르센이었습니다.
당시 나는 아직 17살로 팀에는 경험이 풍부한 선수들이 널려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나를 선택해 주었어요.
신출내기 17살 소년에게 있어서 그게 얼마나 충격적인 사건이었는지...
그리고 최악이었던 유벤투스 시절에 아스날로 불러 준 것도
3년 전 좀 저조한 플레이로 시종일관하던 때에 손을 내밀어 준 것도, 모두 아르센이었습니다.
그는 다른 많은 감독과 달리 선수를 자유로이 플레이하게 해 줍니다.
선수에 대해 명령하는 일이 일절없고 정확한 어드바이스만을 줍니다.
-이건 이제 유명한 이야기입니다만,
아스날 이적직후 윙이었던 당신을 센터 포워드로 바꾼 것도 웽어였습니다.
앙: 그것도 보통 감독이라면 할 수 없었을 겁니다.
주변의 많은 사람들은 '앙리에게 센터 포워드는 맡길 수 없다.' 라고 비판적이었고,
무엇보다도 내 스스로가 불안감을 느끼고 있었으니까요.
하지만 만약 아르센의 그 아이디어가 없었다면,
지금쯤 나는 어떻게 되어있을지, 무심코 생각할 때가 있습니다.
그는 알맞은 때에 알맞은 결단을 내리는 인물로
선수를 파악하는 기술에 있어서는 그에 대적할 사람이 없습니다.
어쨌든 관찰력이 굉장해서 그룹 만들기도 완벽하게 체득하고 있어요.
그런 아르센이 있기 때문에 지금의 아스날은 마치 가족과 같이 하나로 뭉쳐져 있습니다.
그를 위해서 플레이할 수 있는 것은 나에게 있어서 기쁨이며 자랑이기도 합니다.
-아스날의 서포터들에 관해서는 어떻습니까? 조금은 광신적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까?
앙: 그렇지 않아요. 나는 아스날에 입단하기 전부터 여기 서포터들이 마음에 들었어요.
옛날에 텔레비전에서 아스날 시합을 보았을 때부터
언젠가 이런 서포터들 앞에서 플레이하고 싶다고 생각하곤 했습니다.
확실히 골을 넣은 후에는 그들은 정말 미친 듯 하죠(웃음).
하지만 마음속 깊이서부터 팀을 사랑해 주고 있다고 언제나 몸으로 실감할 수 있습니다.
만약 주말 시합에서 아스날이 졌다면 그들의 한 주일은 '암흑' 이 되어버립니다.
-대체 무엇이 그들에게 있어서 아스날을 그런 식으로까지의 존재로 만들어 놓은 걸까요?
앙: 우~웅, 굳이 말하자면 이 땅, 그 자체 탓일까요.
그들은 여기 런던에서 거너즈의 서포터로서 태어나서
아스날의 승리를 기쁨으로 매일매일을 살고, 그리고 아스날과 함께 죽습니다.
그래요....나의 목표란 것을 이야기하자면,
그런 그들에게 '아스날 사상 넘버원 선수' 라고 불릴 수 있는 존재가 되는 것입니다.
-그렇게까지 아스날이 맘에 들면 다른 클럽에는 못가겠네요(웃음).
오케이, 자 솔직히 묻겠습니다. 레알 마드리드로의 이적 소문에 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습니까?
앙: 솔직히, 거기에는 이제 정말 질려버렸어요.
내가 유일하게 계속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클럽은 여기 아스날밖에 없어요.
이건 이제 확실히 해 두겠습니다. 게다가 잉글랜드 축구도 마음에 드니까요.
프리미어쉽은 다른 유럽리그에 비해 심판이 휘슬을 부는 횟수가 적지 않나요?
하드한 플레이도 대부분은 그냥 못본척 해주니까 그게 익사이팅한 게임 전개를 낳습니다.
그 다음엔 사생활 문제도 있습니다. 부인 니콜은 영국사람이고, 무엇보다도 내 스스로가
런던이란 도시에 진심으로 매료되어 있으니까요. 그렇게 생각하면 여기를 떠날 이유를 찾을 수 없겠죠?
-자, 프랑스 대표팀에 관해서도 물읍시다. 당신은 젊은데 이미 월드컵과 유로 우승을 경험했습니다.
이건 정말 굉장한 일입니다.
앙: 확실히 그렇죠. 특히 우리 나라서 개최된 98월드컵 우승은 강렬한 인상으로 남아있습니다.
그건 결승전 다음 날이었어요. 나는 샹젤리제 거리의 환희를 텔레비전으로 보고 있었습니다만,
그 안에서 슈트를 입은 멋진 비지니스맨들이 주변 사람들과 하나가되어
자기들의 벤츠 본넷 위에서 춤을 추고 있는 영상이 나오고 있었습니다.
그것을 보았을 때 처음으로 우리들의 승리에 의해
프랑스란 나라가 하나가 되었구나 라고 실감할 수 있었어요.
-이제 눈 앞에 닥친 유로 2004에 관해서는?
앙: 2002년 월드컵에서 실패했던 만큼,
이번 유로에서 우리들은 다시급 프랑스 대표팀의 힘을 세계에 알리지 않으면 안됩니다.
현재 팀에는 훌륭한 선수들이 있고, 마무리 상태도 좋아요.
본선까지 부상자만 나오지 않는 다면 분명 좋은 결과를 남길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피레도 이렇게 말했습니다.
'부상으로 2002년 월드컵에 나가지 못했으니까 이번 유로에 모든 것을 바치겠다' 라구요.
앙: 로베르가 한일 월드컵 직전에 부상을 당했을 때는, 내 자신의 일인양 슬펐습니다.
같은 아스날 동료로서 그가 얼마나 괴로운 추억을 만들었는지 잘 알고 있고,
그 큰 부상으로부터 부활하기까지의 노력도 바로 곁에서 봐 왔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와 함께 다시금 우승의 기쁨을 나누고 싶다고 절실히 생각하고 있습니다.
-'마에스트로' 지단에 관해서는? 그에게서 패스를 받는 기쁨은 크지 않습니까?
앙: 지주는 틀림없이 현재 세계 최고의 플레이어입니다.
30살을 넘겼어도 더더욱 진화를 계속하고 있어요.
물론 스트라이커로서 그의 패스를 받을 수 있는 것은 최고의 기쁨입니다.
하지만 그건 프랑스 대표팀에 한한 이야기.
'앙리가 레알로의 이적희망을 입에 담다...' 라는 식으로는 부탁이니 쓰지 말아주세요(웃음).
-오케이(웃음). 자, 이번 유로에서 프랑스의 라이벌이 될 듯한 나라는 어디입니까?
앙: 포르투갈, 이탈리아, 네덜란드, 잉글랜드, 스페인.
이 정도 일까요? 그 다음에는 체코도 상위에 올라오려 할 겁니다.
다만 대회 전의 예상은 전혀 맞지 않으니까요.
2002년 프랑스가 좋은 예입니다. 물론 그런 실패는 다시 반복하지 않겠지만요.
-2004년은 아스날, 그리고 프랑스 대표팀에서 많은 타이틀을 손에 넣을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앙: 그렇게 되기를 바라고 있어요. 5월에 프리미어 쉽과 챔피언스 리그 우승을 결정짓고,
7월에 유럽 정점에 선다. 더할 나위 없는 최고의 시나리오겠죠.
P.S 정말 예상은 늘 들어맞지 않습니다. 특히 요즘들어 더 그런 것 같아요. -_-;;;
P.S 멋진 선수는 아는군, 앙리도 역시~으하하하하
P.S 앞으로 과월분에는 앞에 표시를 달도록 하겠습니다. 그게 보실 때 더 편할 듯 해서요. :)
월드사커 다이제스트 5월 6일 헤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