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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쩌지? 정말 수술 잘 되겠지? 그렇지 커쳐? "
거의 5시간은 옴싹달싹 하지 않은채 수술실 앞 의자에 앉아 두 손을 모으고 있는 혜린이였다. 아무리 자신을 납치해서 죽이려 했다지만, 그를 미워하거나 증오
하는 마음은 일체 가지지 않고있다. 연정이 싹을 틔울때 까지 방관하고 있던 사람이 누구였던가. 자신이 아니던가. 갑작스럽게 자신이 건낸 이별 바람에 화
가나 부린 오기였을 것이다. 수술이 마무리 상태에임박해지자 혜린의 맞물렸던 두손이 덜덜덜 조금씩 조금씩 떨리고 있었다. 그녀는 두려운 것이였다. 죄를 지
을까봐. 평생 가슴에 십자가를 채우고 살진 않을까 하는 지독한 이기심.
" 그렇게 나약한 놈은 아니야. 사랑을 위해서 죽을 만큼의 오기가 있는 놈이라면. "
" 정말이지. 그렇겠지? "
이렇게 단호하게 말한 커쳐였지만 속은 누구보다도 좋지 않다. 그의 여자를 납치애 죽이려까지 한 인간이였지만, 평생 그의 기대를 2번이나 져버린 놈이였지
만. 이대로 죽으면 평생 용서할 기회조차 주지 않는 것 아닌가. 그것은 그것만은 커쳐는 인정하고 싶지도, 용서하고 싶지도 않았다. 온종일 서있던 커쳐가 지독
히 낮은 한숨을 쉬며 혜린의 옆자리에 앉았다. 그리고는 맞물려 있던 그녀의 손을 자신의 손으로 덮어버렸다. 가늘게 떨리는 그녀의 손때문에 그의 손마저 조
금씩 진동 처럼 울리고 있었다. 한참을 그렇게 앉아있던 둘의 귀에 곧, 수술실문이 드르륵하고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그리고는 초록색 마스크를 한 사람들이
차례차례 나오기 시작했다. 혜린은 두 눈이 질끈 힘주어 감겼다. 마지막으로 나오던 사람이 마스크를 벗더니 커쳐와 혜린의 앞에 섰다.
" 라이언 커리. 보호자 되십니까? "
" 그런데요. "
긍정의 의미로 혜린이 고개를 끄덕이고 커쳐가 대답을 하자 마스크를 손에 쥐고 있던 의사가 싱긋 웃으며 말을 이었다.
" 다행입니다. 조금만 더 깊숙히 들어갔어도 안그래도 호흡이 약한 폐가 만신창이가 될 뻔 했어요. 다행히 뇌에는 충격이 없어서 기억을 잃는다던가 하는 일은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의식을 차리면 일반병실으로 옮길 생각입니다. 환자가 안정을 취할때까지 기다려 주시기 바랍니다. "
"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
의사의 말이 마치기도 전에 꿈쩍도 하지 않던 혜린이 벌떡 일어나더니 의사의 손을 덥썩 잡았다. 그리곤 고개숙여 인사하기는 몇번. 커쳐가 말리지 않았더라면
혜린의 인사치례는 끝나지 않았을 것이였다. 커쳐는 다시 안정을 차린 혜린의 머리를 애정어린 손길로 쓰다듬으며 자신에게도 느껴진 안심이라는 감정에 작게
웃음지었다.
" 내가 뭐래. 쉽게 죽을 놈이 아니야. 아주 끈질기지. "
말을 마친 커쳐가 혜린을 데리고 병실로 들어가려던 중에 빠른 발자국소리가 멀리서 부터 들려오기 시작했다. 헉헉 되는 거친 숨소리와 함께. 조금 더 발자국
소리가 가까워지고 그 소리의 주인공은 다름아닌 메리였다. 커쳐의 가정부. 혜린은 어? 하는 놀라움과 함께 반가움이 교차하며 머루알 같이 새까만 동공이 동
그랗게 팽창됬다.
" 메리가 여기 왠일이죠? "
" 라, 라이언은 어떻게 됬죠? "
얼마나 놀랬던지 심장이 가라앉을 뻔 했던 메리의 얼굴은 초췌했다. 생기있고 윤기나던 샛노란 금발은 여기저기 풀어헤쳐서 산발이 되 있었고, 라이언과 흡사
한 파란 동공을 주체하지 못할 정도로 떨리고 있었다. 라이언과 알고 지내던 사이였나. 하고 생각하는 혜린이였지만 저렇게 헐레벌떡 뛰어 오는 메리로 보아
보통 사이는 아닌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 잘 됬데요. 수술은 성공이에요. 안정이 되면 만날 수 있다고 하니까. 조금 있으면 가능할꺼에요. "
" 아... 그래요. "
" 그런데, 라이언이랑 알고 지내던 사이에요? 커쳐한테는 주인님이라고 불렀던걸로 아는데. "
그녀의 기억에서 메리는 분명 커쳐를 주인님이라고 칭했었다. 그렇다면 커쳐랑은 친구사이가 아닐텐데. 어떻게 라이언을 아는걸까.
" 메리는 내 친구야. "
" 커쳐, 당신은 내 주인이지 친구가 아니야. "
" 그만해 메리. 제발 그 자격지심 좀 버리지 못하겠어? 주인이면 어떻고 메이드면 또 어때? 친구는 친구야. "
" 그만하는게 좋을 것 같네요 주인님. "
물은 건 자신인데 도저히 커쳐와 메리의 대화속에 낄 수 없는 느낌에 혜린은 가만히 둘의 대화내용을 씹어보았다.
' 커쳐와 메리 = 친구 = 라이언과 메리 = 친구 '
뜻밖에 연상되는 공식에 혜린은 궁금함을 참지 못하고 커쳐의 어깨를 붙들고 물었다.
" 뭐가 어떻게 된거죠? 그러면, 주인님은 또 뭐에요? 왜 편하게 부르지 않죠? "
" 그야, 메리의 꽁꽁 쌓인 자격지심 덕분이야. 어릴때, 나, 루디, 라이언 그리고 메리는 소꿉친구였어. 집안끼리 다 알고지내던 사이였지. 하지만 메리는 조금 달랐어. 메리의 집안은 예전부터 우리집안의 메이드를 담당하는 집안이였거든. 그리고 조금 크자 메리는 자연스럽게 우리집 메이드가 됬고, 더 이상 우리를 편하게 대하지 않았지. 그 뒤부터야 주인님이라고 부르기 시작한건. 유독 친한 라이언한테 마저도. "
" 그만하라고 했어. "
언제나 방긋방긋 웃을 줄만 아는 듯 했던 메리의 얼굴이 삽시간에 찌푸려졌다. 그녀의 냉정한 음성은 지금까지 혜린이 보았던 그녀가 아니였다. 그녀의 그런
말투에 커쳐는 오랜만에 가라앉아 있던 회색 눈동자를 방방 띄우더니 비죽 하고 비웃었다.
" 이제서야 옛날 성격이 돌아오는군 그래. "
비꼬는 듯한 커쳐의 한마디에 메리는 몸이 움찔거리며 금방 발끈했지만 한숨을 푹 내쉬며 혜린의 옆자리에 놓아두었던 빅백을 손에 쥐었다. 언제나 이런일로
다투어 발끈했지만 본전도 못건지는 그녀였기에. 곤란한 상황이 생기면 먼저 피해야 하는 쪽은 언제나 그녀였다.
" 전, 라이언 병실앞에서 기다리고 있을게요. 키이라씨는 병실에 돌아가보셔야죠. 낮빛이 좋지 않은데.... "
" 아, 그럼 먼저 가보실래요? 저는 제 병실에 조금만 누워있다 가볼게요. "
" 네. 그럼 키이라씨랑 주.인.님 나중에 뵈요. "
정중하게 고개를 숙이고 라이언의 병실 쪽으로 향하는 메리의 모습에 혜린의 표정은 꼭 얼빠진 사람마냥 멍했다. 저 사람이 내가 알고 있는 사람이 맞아? 저 당
당하게 걸어가고 있는 메리가 그 해맑은 가정부라니. 순간 훽 하고 고개를 돌려 커쳐를 찌를듯이 강렬한 눈빛으로 바라보는 혜린이다.
" 뭐에요? 왜 말안했어요. "
" 시시콜콜 말하는건 내 취향이 아니야 키이라. "
" 뭐요! ? "
투닥투닥 다투는 둘의 모습이 막 결혼한 신혼부부 못지 않게 보인다. 넓은 복도에 한동안 귓가를 넘나드는 혜린의 높은 음성에 메리는 슬며시 웃음을 지었다.
" 말해요! 커쳐 또 뭘 숨긴거야? 지금말해야 용서해 줄꺼야! "
#######
찰칵 하는 소리와 함께 문이 조용히 닫치고 메리는 조심스럽게 죽은듯이 누워있는 라이언에게 한발자국 한발자국 발을 내딛었다. 혹시나 깨지는 않을까. 아직
안정을 찾으라고 했는데 하는 생각에 온 몸에 기척을 줄이고 라이언을 내려다 보았다. 편안하게 누워있는 라이언에 모습에 그제서야 한숨 놓았다는 듯 메리는
그의 옆 의자에 앉았다. 얼굴만 보고 나와야지 했는데 막상 자리에 앉으니 오랜만에 보는 친구로써 볼한번 쓰다듬으면 안될까? 하는 못난 욕심이 생긴다. 꿀꺽
침 을 삼킨 메리가 조심스레 한손을 움직여 라이언의 볼에 손을 델려던 순간,
" 온거 알고있어 메리. 쿡 뭐하려던 거야? "
갑작스럽게 띄어진 푸른동공에 메리는 급하게 손을 뒤로 숨겼다. 죽었다 살아나나 천진난만한 음색은 여전한 듯 했다. 얼마나 힘들었을까. 죽고싶었을 정도라
면. 혜린과 내내 말을 하면서 그녀에 대한 원망을 얼마나 누그려 뜨려야 했는지 아마 모를 것이다. 우리 라이언이 뭐가 어때서 그 콧대만 높은 커쳐에 안된다는
걸까. 아무리 생각해도 답이 나오지 않는 의문이였다.
" 아무것도 아니야 라이언. "
" 뭐가 아무것도 아니야? 나 걱정하고 있는거 아는데. "
" 내가 언제 그랬어? "
" 오늘은 편하게 되하네 메리. 나 걱정해서 그러는 거구나. 넌 항상 내편이였으니까. 그지? "
메리는 항상 라이언의 편이였다. 편이라고 하기엔 뭐했지만 사소한 일에서도 라이언에게 대적하거나 한 적은 한번도 없었다. 심지어 어릴적 엄마아빠 놀이를
할 때도 라이언과 제가 아빠엄마 역이 아니면 절때 하지 않았을 정도였으니까. 불쑥 찾아든 당황함에 메리는 미니냉장고에 있는 차가운 생수를 들이마셨다.
" 너도 마실래? 라이언? "
" 키이라는.. 키이라는 어떻게 됬어 메리? "
이미 물을 것을 예상했다는 듯이 메리는 휴 하고 한숨을 한번 내쉬더니 다시 자리에 앉아 입을 열었다.
" 이주동안 정신을 잃다가 어제 의식을 차리곤 네가 수술하고 있다는 얘기 듣자마자 바로 수술실 앞에서 기다렸대나봐. 걱정 안해도 되. 옆에 커쳐가 있으니까. "
라이언이 괜한 걱정을 할것만 같다. 그녀에 대한 집착을 끊었다 해서 자신에게 오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알지만, 메리는 자신도 모르는 새에 희망을 품고 있었
다. 키이라를 버리면 자신에게도 기회가 있을거라는 헛된 희망. 말하던 도중에 드러난 자신의 웃긴 희망에 메리는 고개를 숙였다. 눈물이 떨어질 것만 같아서.
대답을 듣고 있던 라이언의 속눈썹이 가늘게 떨렸다.
' 이젠 정말 포기해야되니. 너를. 당신을. '
" 메리. "
" 응. "
" ........ "
" ? "
" 배고파. "
뜬금없이 꺼내는 라이언의 배고프다는 한마디에 메리는 바람 빠지는 헛웃음이 새어나왔다. 대책없는 건 여전했다. 예전이나 지금이나. 무거운 화제를 돌릴려
일부러 가벼운 척 하는 이 모습도.
" 뭐 먹고 싶어? "
" 12살 발렌타인데이 때 네가 만들어주던 하트모양 쿠키. "
" 뭐? "
" 그거 먹고싶어. "
" 너 그때는 맛없다고 뭐라그랬잖아! "
메리의 투정어린 목소리를 뒤로하고 라이언은 눈을 감았다. 그의 얼굴은 한결 편해진 모습이였다. 모든 걸 단념하고 포기하고 깨끗해진 듯 한 모습. 메리는 눈
을 감는 라이언의 모습에 잘려는 가보다 하고는 이불을 꼭 덮어주며 몸을 일으켰다. 문을 닫고 나가려던 메리의 귓가에 나른한 목소리가 흘러들어왔다.
" 지금은 사랑이 필요해서. "
그 한마디에 메리는 문을 닫고 나서 한참동안 멍하게 서 있어야만 했다. 또, 한참동안 아프게 두근거리는 심장을 붙잡고 있어야 했다. 저도 모르게 키워버린 헛
된 희망이 커다랗게 부풀어 버릴까봐서.
#######
너무 오랜만에 왔나요? 하지만 내일 한편 들고 올것이니 너무 저를 냉정하게 뿌리치지 말아주세요 ㅜㅜ
일주일에 두편은 들고 올것이라 약속했으니! 아셨죠? ㅜㅜ
다음편 아님 다다음편이 완결이 될 듯 하네요. 너무너무 보고싶었습니다.
코멘달아주시는 센스! >< 눈팅도 감사 코멘은 ILOVEYOU
Boom!그녀가뜬.다. 팬카페 많이 들려주세요^^
아니되!!! 라이언 그것은 아니되!! 사랑은 사랑으로 치료하지만,,,,그것은 아니된다!!! 아니됫!! 내 귀여운 라이언...!!
qhdhr님 역시 님은 제 영원한 동지 저도 질투심에 휩싸이고 있답니다..ㅋㅋㅋㅋ 이러면 안되는데 ㅜㅜ라이언이 행복해져야 하는데..
라이언이랑 메리랑 ~~ 흐흐흐흐
숙자씨 흐흐흐흐흐....ㅋㅋㅋ 너무 실감나여 ㅎㅎㅎㅎ
보구싶었어염! ㅠㅠㅠ왜케 늦게 오셨어요!
-빨간심장님 ㅠㅠㅠ악 너무너무 오랜만에 뵈여 몸둘봐를 모르겠습니다 ㅠㅠ악 죄성해여 용서용서 꾸벅꾸벅
올만에 출현하는 메리양ㅋㅋ 그런관계였다니-ㅁ-;;;
쇼핑bag님 메리양 너무 오랜만에 출연하져? ㅋㅋㅋㅋㅋㅋ메리메리메리 크리스마스 퍽 저를 죽여주세요 ㅜ
짱이에요!!!!!!!!!! >0<///////////
OkuraHiroko님 헉헉 ...너무너무 과찬이신데 ㅜㅜㅜ악 짱짱짱 님도 짱이여요 >0<!!!!!!!!!///////
오랜만이에여!!!!!!!! 커쳐하고 키이라보니까 애쉬튼커쳐하고 키이라나이틀리생각나여 ㅎㅎㅎ
82792160님 맞아요 맞아 저도 그 이름들 보고 삘이 꽂혀서 적엇다는 ㅋㅋㅋㅋㅋㅜㅜ ㅋㅋㅋㅋ그래도 이미진 영 안맞는...ㅋㅋ
라이언....이 잘되는 건 기쁘지만..악!! 막상 닥치니 내가 응원하던 라이언이 메리리랑 러브라인이 된다면.. 질투가 나네요...ㅠ
린첼님 !! 저 여기에도 있습니다ㅋㅋㅋ < 응? / 아, 라이언 멀쩡해서 다행이네요 ^^
으히히히히~~ 라이언 이랑 메리랑 잘됫으면 조켓어요! ㅋㅋ
어머어머! 인제 메리랑 라이언이랑 어떻게 되는거 아냐 ㅠㅠ? ㅋㅋ 그래도 빨리 라이언도 좋은 짝찾았으면 좋겠네요
후후린첼씨....다음편 완전 기대되요ㅠㅠㅠㅠ얼른얼른♡
(빼꼼)저기저기..그동안 눈팅한 나쁜 독자랍니다-_ㅜ (베시시)..린첼님 원래 30대에서 연재하셨는데 어떻게 여기로 옮기셨어요? 나이가 줄으신것도 아니실텐데(삐질삐질)
히히히
히히히히히히ㅣㅣ
좀아쉽넹
오랜만이네요~~ 진짜 열심히 기달렸습니다.ㅋ 다음편도 빨리 보고 싶어요~~
ㅋㅋㅋㅋ오랜만이죠 린첼님~! 라이언의 지금은 사랑이 필요해서.... 이말 너무 멋져요 ㅠㅠ...진짜 드라마로 만들어도 될 것 같아요 끼요우 그런데 댓글들이 많이 줄어든 것 같아요~ 제 느낌인가ㅠ.ㅠ....????? 빨리 다음편을 보러갈려구요~!
사랑이필요해?!우리라이언..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