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수요일, 귀인을 만나고 사무실로 돌아오다 지역 보건소 앞을 지나는데 길게 늘어선 행렬을 보았습니다.
요즘 어디를 가나 볼 수 흔히 있는 코로나 PCR 검사를 위해 줄을 선 사람들입니다.
어느 분의 글에 며칠전 내린 비가 봄비라고 조금 성급하게 말씀하셨던데, 그래서인지 전에 작문했던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이라는 말이 생각나 무거운 것들은 조금 털어내고 가볍게 올려봅니다.
춘래불사춘...
우리가 자주 사용하는 말로 <봄은 왔으되 봄 같지 않다>는 의미입니다. 흔히 절기상으로 볼 때
완연한 봄인데도 여전히 봄 같지 않게 추운 날씨가 계속될 때에도 쓰이기는 하지만, 더 자주 쓰이는 경우는
좋은 시절이 왔건만 상황이나 마음이 아직도 꽁꽁 얼어있을 때 풍자나 은유적으로 쓰는 말입니다.
이 글의 출전은 당나라 시인 동방규의 “소군원(昭君怨)”, 즉 왕소군의 한이라는 시입니다.
고대 중국의 4대미인하면, 서시, 왕소군, 초선, 양귀비를 꼽는데, 이들은 모두 미모도 특별하지만
그들의 삶이 그 시대를 대변할 만큼 파란만장했기 때문에 이백과 두보를 비롯한 많은 시인묵객들이
그들을 소재로 시나 그림을 그렸습니다. 다음은 소군원의 일부분입니다.
<오랑캐 땅에는 꽃과 풀이 없으니 / 봄이 와도 봄 같지 않구나(春來不似春)
저절로 허리띠 느슨해지는 것은 / 허리를 날씬하게 하려던 것 아니라네>
전한의 원제는 흉노와의 화친을 위해 공주를 호한야선우에게 시집보내기로 하고 궁녀를 공주로
속여서 보냈는데, 그녀가 왕소군이었습니다. 흉노의 땅에서 몸은 날로 야위어갔고 만물이 생동하는
봄이 왔지만 봄같지 않았답니다. 어쩌면 왕소군의 춘래불사춘이 지금 우리가 겪는 현실과 비슷한 것
같습니다. 이제 며칠 후면 설날인데, 우리 마음에는 별로 명절의 즐거움이 느껴지지 않습니다.
태양이 뜨거웠던 바캉스의 계절에도, 온 산이 단풍으로 물들어 향기로웠던 시절과 새해와 설날에도...
우리의 마음이 담긴 얼굴을 가린 답답한 마스크는 여전히 그 자리에 있어 우리의 미소를 빼앗아간 지 오래입니다.
그러나 아무리 길고 추운 겨울이어도 봄이 오지 않은 적은 없습니다.
아직 봄은 아니지만, 이번에도 봄은 반드시 올 것입니다.
첫댓글 겨울 안에는 이미 봄을 배고있다죠.
-입 다문 꽂봉오리 무슨 말씀 지니신고
피어나 빈 것일진댄 다문 대로 곕소서-
이은상 시인의 양장시조입니다.
봄이 오기전 입 다문 겨울
겨울의 긴장과 봄의 울림
길섶의 낮은곳, 앉은뱅이 여린 생명들도
작은 소리 내려고 준비를 하는데
이미 그 봄의 소리를 듣고 계시는 글
잘 읽었습니다.
곧 툰두라의 흙내음도
북풍에 실려 오겠죠ㅎ.
아침에 주신
이은상의 양장시조 "꽃봉우리"
오랜 만에 대합니다.
지금 얼음으로 덮혀 있을 드넓은 툰드라...
과연 그곳도 녹아내려 우리에게 정겨운 흙내음을 보내줄까요...
저도 그 소망에 함께합니다. ^^
삭제된 댓글 입니다.
그렇지요.
겨울이 오면 봄은 멀지 않다...
셀리의 예언을 조한나님에게서 봅니다. ㅎ
봄
기운 느껴져요 요즘...^^*
그러시군요.
아직 추운데...
아! 봄은 마음에서부터 오는 것이지요.
맞아요.
절기는 못 속이죠.
다가올 봄날을 기다리며...
그렇습니다. 아닌 것 같다가도...
절기가 되면 아무도 모르게 달라져있네요.
저도 다가올 봄날을 기다립니다.^^
봄봄봄
봄이 오면
이가슴이 쿵쿵 설렙니다.ㅎㅎ
봄이 오면 가슴이 설렌다시니...
아델님은 소녀시군요.
좋은 시절입니다. ㅎ
요즘 겨울 날씨 치고 포근하여
이대로 봄이 올것 같은 착각도 드네요..
코로나 때문에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서
추위도 못느끼지만..ㅎ
매화인님 톡톡수다방에 좋은 게시글 자주 쓰시니
방가방가 입니다.ㅎㅎ
딩가딩가도 하셔야지 ㅋㅋ
@정 아 ㅎㅎㅎ
예! 요즘 조금 풀렸지요.
코로나가 많은 것을 바꾸어 놓았습니다.
지난 번 글에 자주 글을 쓰라는 댓글...
기억이 납니다. 자주 뵙겠습니다. 행복한 날 되세요^^
반드시 봄은 오고야 말죠
마스크 훌훌벗는 날도
오고야 말것입니다
펜데믹후
엔데믹으로 가리라
굳게 믿으며
훌훌 두꺼운 옷벗고 봄맞이하듯
마스크도 훌훌 봄마중 합시다~
정아님 말씀대로
아무리 철가면 같은 마스크라도
떨어져 나가는 날이 오리라 생각합니다.
엔데믹이면...
이거 어느 지역으로, 어느 나라로 보내야 할까요?
정아님의 즐거운 봄마중에 함께합니다. ^^
사람의 곁에 언제나 껌딱지 처럼 붙어다니는 공기~
당연히 없으면 죽죠..
너무 흔해서 소중함을 모르고 살아가기도 하고요..
마찬가지로 코로나전에 꽃피는 춘삼월을 만끽하고
가을엔 만산홍엽으로 물든 산 내음이..
그닥 뼈속깊게 다가오지 않았뜨랬지만..
코로나 이후 ...
그 일상들이 얼마나 소중하고 소중한 보배임을
다시금 깨닫게 되는 순간입니다..
코로나 안걸리고 사소하고 자잘한 일상에..
행복해하며 감사하는 마음으로 오늘하루도 시작합니다..^^
칼라풀님의 멋진 댓글에 미소가 오릅니다.
게시글보다 훨씬 멋진 댓글을 주셨습니다.
평소에는 귀한 줄 모르지만 이런 시기가 되니
그 모든 것들이 다 소중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칼라풀님 행복한 감정과 감사한 마음으로 시작하는 오늘 하루...
저도 동참해서 그 즐거움을 누리렵니다. ^^
춘래 불사춘
심오한 말입니다.
봄은 곧 오리라 생각합니다.
어제 낮에도 봄날같았지만
저녁에는 기온이 떨어지더군요.
아마도
영원한 동반자로 살아야할 듯합니다.
이리 균이 생기고 없어진 것은
천연두 하나뿐이랍니다.
천연두 균은 크기가 좀 큰 박테리아로
기억합니다만
비루스 가장 작은 것은 아마도
멸종이 안되나봅니다.
그려런하는 마음으로 살아야할 듯요.
에볼라 바이러스는 아프리카에
오래 된 것인데
박쥐를 통해서 전염요.
박쥐가 오면
온동네 사람이 피난을 간답니다.
박쥐가 떠나가면 다시돌아오고요.
그 동네가 좋은 곳인가봅니다.
이런 지혜로 살아가야지요.
박쥐에 대한 말씀...
어려서 이솝우화에 나오는 박쥐 얘기를 들으면서 욕을 했는데...
이번 코로나도 그렇고
대부분의 바이러스들이 박쥐에게서 나온다니... 참 미워집니다.
그러나 더욱 미운 것은 바이러스를 옮기는 박쥐가 아니라
교언영색, 사기치는 인간 박쥐가 더 밉습니다. 저의 집도 그런 인간 박쥐로 인해
절망적인 피해를 입었지요. 얼마 전에도 그런 박쥐들 때문에
한동안 스트레스를 받기도 했습니다. 감사합니다. ^^
요즘의 코로나 형국에도 일러서 하는 말이겠네요
춘래불사춘
고사성어 한 개 배우고 갑니다.
뭐 대단한 이야기도 아닙니다.
겸손하신 제프님 행복하세요.^^
갑자기 봄이 기다려져요
산천이붉게 물든 진달래
보면 가슴이 설레입니다
특히 목련은 더욱더 ᆢᆢ
겨울바람이 봄을 몰고올것을
알기에 ~~
그렇습니다.
요즘 날씨에는 더욱 봄이 생각나지요.
하얀 목련..
올 봄에도 변함없이 꽃을 피우리라 생각합니다.
행복한 봄 맞을 준비하세요 ^^
제 아무리 코로나가
춘래불사춘이라 해도
e 또한 지나가리
말씀하신 대로...
어서 지나갔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