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선거는 후보자 본인이 부각되어야한다.
이번 김해을 선거를 보며 느낀게 이건 '이봉수 선거'가 아니라 '유시민 선거'같았다. 선거유세 현장사진에는 항상 유시민이 먼저 부각됐다. 이봉수 후보는 항상 옆에 있었고 유시민에 비해 그리 적극적으로 움직이지도 않았다. 좀 거칠게 말하면 후보는 유시민 본인이고 이봉수는 김해을 국민참여당 선거대책위원장이나 사무장 같아보였다. 참여당의 구호도 오로지 '노무현정신 계승', '노무현의 고향 김해' 이것뿐이었다. 김대중 대통령 아들 김홍업도 DJ의 고향 무안.신안에서 '김대중 아들'만 내세웠다 무려 3등으로 떨어졌다. 김해사람들은 무안.신안군민보다 더욱 평균연령이 젊다. 아무리 노통에 대한 연민과 그리움이 깊다고하지만 지역대표 국회의원을 뽑으려면 이봉수 본인을 내세워야한다. 유시민이 아닌 이봉수를 뽑아라 이게 중요한거야.
2.'인물론'이 생각보다 굉장히 크다.
선거에서 후보의 학벌은 별로 중요한 요인이 아니다. 강원도 영어교육과 출신 최문순은 서울대 사회학과 출신의 국민앵커 엄기영을 눌렀고, 동아대 정외과 출신의 김두관과 사천농고 졸업이 전부인 강기갑은 각각 야당의 불모지에서 경남지사와 사천 국회의원으로 당선됐다. 인지도와 커리어가 조금 부족해도 충분히 커버할수있다. 최문순, 이광재가 엄기영, 이계진보다 인지도가 높아서 이긴 것은 아니잖은가. 그런데 너무 부족해서도 안된다. 나는 이봉수 후보의 학벌(인제대 무역학과)은 전혀 문제가 안된다고 봤지만 커리어를 보니까 김태호에 비해 너무 부족하다는 것을 느꼈음. 노무현대통령 농업특보, 한국마사회 부회장이 커리어의 전부임. 이 사람을 중앙정치무대에 진출시켜봐야 뭐 크게 활약하겠다는 생각이 안든다는. 이분은 경남도의원, 김해시의원이 맞지 국회의원선거를 감당할수 있는 분이 아니었어.
3.가장 중요한 것은 지역현안이다.
선거 직전에 잠시 서프라이즈, 박봉팔닷컴, 아크로 등 정치사이트를 눈팅하면서 알게된 것인데 김해시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장유면을 동으로 승격시키는 것을 두고 주민들의 첨예한 갈등이 있었음. 또 장유면 부영아파트 분양이 큰 지역문제가 됐음. 참여당은 이런 현안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함. 선거공보물에도 오로지 노무현으로 도배. 반면 이 문제에 적극적으로 뛰어든 사람이 김태호, 그리고 진보신당 예비후보 이영철이었음(이영철은 아예 부영아파트 임대자 대표). 아무리 노통을 좋아하고 유시민에게 기대가 커도 지역현안에 이렇게 깜깜하면 어필할 도리가 없음.
참고할 만한 이야기 링크
http://www.seoprise.com/board/view.php?table=seoprise_13&uid=39296
http://www.seoprise.com/board/view.php?table=seoprise_13&uid=43018
김태호는 지역 최대현안이 뭔지 정확하게 알고 바로 건드려주는데 이봉수(라 쓰고 유시민이라 읽는다)는 굉장히 두루뭉실한 공약만 내세우고 있음. 여기서 보면 오히려 진보신당이 지역주민 다루는데 한수 위로 보여.
4.제발 아군과 쓸데없는 감정싸움 벌이지 말자.
안그래도 유시민이 민주당 지지자들에게 그닥 좋은 이미지는 아님. 20대 유권자에겐 손학규보다 더 어필하겠지만 선거는 20대만 하는게 아니잖아? 김해을 후보단일화 과정이 민주노동당, 진보신당과는 아주 순조롭게 이뤄졌는데(이 두 당의 김해을 당원 수가 참여당보다 많아)정작 유시민은 시민단체의 중재안까지 모조리 거절해가며 협상을 결렬시켰어. 뭐 이건 좋아. 다른 당끼리 협상하다 틀어지는건 흔한 일이니까. 유시민이 민주당원들 가슴에 쐐기를 박은건 "민주당의 순천 무공천은 의미가 없다"발언임. 이걸 듣는 순간 손학규, 박지원, 이인영(야권연대 주도한 민주당 최고위원)그리고 민주당 사람들 다들 뒤로 넘어갔을거야. 김해을로도 모자라 완전히 자신들의 활약 자체를 무시하는 처사라 이거지. 여기서부터 민주당 김해당원협의회는 적극적으로 도울 필요성을 못느꼈을거야. 김해의 민주당원이 7천명, 참여당원은 6백명인데 이 6백명만으로 싸워야하는 최악의 상황이 도래한 것이지.
사실 이건 민주당도 반성할게 많음. 민주당 이인영이 "김해을에서 참여당이 되느니 차라리 한나라당이 되는게 낫겠다"는 발언을 했다는 풍문이 '손석희의 시선집중'에서 나왔어. 정말 그랬을지는 의문이지만 민주당으로서는 아무리 참여당에 맺힌 감정이 많아도 현실을 사는 정치인으로서 해서는 안될 말이 튀어나온거야. 김해을 패배 직후에도 "유시민 패배는 민주당에도 낫다"고 민주당 관계자들이 말했다는 조선일보 기사가 나왔어(조선일보의 이간질 의도가 보이지만 분명한건 민주당에도 이런 기류가 있다는 것임). 선거전 중의 감정도 중요하지만 선거 직후의 감정 정리는 더 중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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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권심판론, 노무현추모정서는 베이스에 깔고 가고 중요한건 현재 가장 큰 문제는 어떻게 해결할 것이며 그 적임자는 이봉수라는걸 전달해야하는데 거기엔 관심이 없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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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민주노동당 진보신당과의 합작은 거의 대부분 이인영이 주관했고 손학규, 박지원은 추인하는 정도였음. 분당을 국민참여당 이종웅도 꽤 득표율 나올만한 후보인데 어쨌든 이인영이 잘 설득을 했더라.
당선은 불가능한데 분당에서 생각보다 참여당 표가 좀 있었어. 6.2 지방선거때 경기도의 참여당 비례대표 득표율이 9%인데 분당만 11.91%.. 참여당이 민주당에 고춧가루 뿌릴수는 있는 상황이었고 그래서 이인영이 유시민과는 척을 져도 이종웅에겐 삼고초려를 한 모양임.
이명박 김태호같은 범죄자 뽑는 갱상도가 정상이 ㅇㅏ닌거지
분리독립시켜야되 진짜 쓰레기지역 퉤
이글을 호프로~!
이해하게 잘써줬네 ㄳ
감정적으로 편향되지 않고 유일하게 잘 쓴 판세글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