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양 삼봉산 산행
산행일시 : 2012. 3. 11
산 행 팀 : 밀양 합동산악회원 및 일일회원 45명
이동시간 : 밀양출발(06:10)~변강쇠, 옹녀묘(08:40~09:00)~오도재(09:05)
마천분교 출발(16:27)~함안휴게소(17:57)~밀양도착(19:05)
산행코스 : 오도재(09:20)~오도봉(10:27)~삼봉산(11:20)~중식(11:35~12:20)~
등구재(13:15)~백운산(13:53)~금대산(14:23)~금대암(14:47)-마천(15:30)
소요시간 : 6시간10분
2월 정기산행지로 함양 오도재에서 출발하여 삼봉산, 백운산, 금대산을 돌아 마천분교에 도착하는 코스로 잡았다.
1주일 전에 벌써 버스가 만원이다.
주말 토요일 화목 1트럭을 구해 놓고 부곡 온천에서 피로를 푼 다음 내일의 산행을 준비 할려는데 짝지가 컨디션이 안 좋아 산행을 못하겠다고 한다.
엔간하면 안 빠지는데 많이 안 좋은 것 같다.
몸살인가 보다.
할 수 없이 혼자 가기로 하고 작은 배낭에 가지고 갈 물건을 챙겼다.
늘 짝지가 하던 것을 내가 챙기니 자꾸만 무엇이 빠진 것 같다.
5시40분 차를 몰고 출발지점으로 향했다.
회원들이 모이고 불참자가 두 사람 생기는 바람에 다행히 회장님과 산행대장님의 자리가 생긴다.
중간에서 타는 회원들이 진영을 마지막으로 버스는 고속도로를 달렸다.
문산휴게소에서 잠시 쉬고, 서진주를 돌아 대진 고속도로를 달리니 눈보라가 날린다.
배낭을 바꾼다고 아이젠도 안 챙기고 모자도 안 챙겼는데 오늘 고생 좀 해야 될 것 같은 예감이 든다.
오도재로 오르는 1023 지방도를 따라 오르니 도로에 눈이 보얗다.
다니는 차가 없어 변강쇠, 옹녀의 무덤이 있는 주막 옆 길가에 잠깐 차를 세우고 무덤을 돌아보고 왔다.
급한 오르막을 올라 강쇠의 정기를 받고 오니 약 20여분 소요 된다.
옹녀샘물 한 잔 할려고 보니 바짝 말라 있다.
버스로 미끄러운 길을 5분여 오르니 오도재의 智異山第一門이 웅장하게 버티고 있고, 강풍이 모래 섞인 눈보라와 함께 우리를 반긴다.
장승 구경 잠깐 하고 산행은 관문을 지나 우측에서 시작한다.
강풍이 사정없이 휘몰아치니 귀가 시럽다.
다행히 배낭의 해드포켓에 버프가 한 개 있어 뒤집어쓰고 진행한다.
능선에 올라 북사면에 도달하니 바닥이 온통 얼음 천지다.
아이젠이 있는 사람들은 한 개씩 나누어 신고 조심스럽게 진행, 오도봉에 닿았다.
오도봉을 지나 삼봉산이 보이는 능선에 오르니 직진은 위험표지와 출입을 금하는 줄이 있고 우측길은 계단인데도 손잡을 곳이 없어 더 진행이 힘 들것 같아 일단 앞선 사람에게 상태를 확인해 보라 했다.
다행이 직진으로 진행이 가능하다고 전해와서 가보니 급 계단이 있어 그렇지 통행에는 아무 문제가 없다.
그러나 계단을 내려오고 사면을 트레버스 하는게 더 힘들 것 같다
얼어서 빙판이 되어 있고 길도 발붙일 곳이 위험하게 보인다.
발로 차서 자리를 확보하며 다음 사람이 진행하기 쉽도록 하며 겨우 삼봉산으로 올랐다.
정상은 자리가 협소하여 증명사진만 찍고 점심 먹을 곳을 찾기 위해 내려선다.
길은 빙판이고 아이젠을 하지 않은 덕분에 걷기가 조심스럽다.
10여분 진행하니 앞서간 일행이 점심 먹을 준비를 하고 있다.
바람에 제법 세지만 45명이 함께 먹을 공간으로 충분하고 다른 곳 보다는 이곳이 아늑한 곳이라 자리를 폈다.
몇 가지 술이 돌고.....산정의 진수성찬으로 간단히 끝냈다.
점심을 먹고 나니 삼봉산 남쪽이라 얼음이 없어 편안한 등로가 나타나고 구름을 쓰고 있던 천왕봉과 지리 능선이 흰 눈을 하얗게 덮어 쓰고 멀리서 유혹의 손짓을 하고 있다.
멀리 칠선계곡과 국골, 백무동계곡 등을 보니 요즘 뜸 했던 지리의 향수가 스물스물 되 살아 난다.
한참 걷기 좋은 소나무 숲을 지난다.
우측은 간벌을 하여 많은 나무가 어지럽게 누워 있다.
드디어 등구재.
고도는 약 700여m로 떨어 졌고, 백운산은 902m이니 제법 빡신 오름길이 버티고 있다.
처음 참가한 여성 회원들은 무척인 힘들어 한다.
그래도 이 길은 나 아니면 갈 수 없는 길.
백민 특유의 오름길 비법을 써야 할 시간이다.
자주 잠깐씩 쉬며 쉬다, 오르다를 반복하며 “다 왔다”를 연발하다 보니 거짓말쟁이 백민의 정상을 가리키는 참말도 아예 거짓말이 되고 만다 ㅎ
백운산에서 확인 사진.
오름길에서 힘들다던 사람들은 어디 갔는지 흔적이 없다.
나는 산행을 인생의 축소판이라 생각한다.
힘든 오름길이 지나면 잠깐의 편안한 내림길도 있지만 또다시 시작되는 오름길은 늘 나를 힘들게 한다.
그래도 그 길은 나 아니면 아무도 갈 수 없는 길이기에 나 스스로 내 기분을 북돋워 가며 늘 웃고 갈려고 노력한다.
그러다 보니 산행 때도 늘 실없는 소리나 하고, 남들은 힘들다고 말도 아끼는데 딴에는 산행을 조금 더 했다고 훈수도 한다.
백운산에서 한차례 오르내림을 하면 금대산에 도착한다.
산불감시초소와 감시원이 있다
보기 좋은 바위가 정상에 큼지막하게 자리잡고 있는 곳을 증명사진만 찍고 통과.
마천분교로 향하는 길은 막아 놓았다.
저만큼 보이는 것이 아마 KBS중계탑인것 같다.
우측으로 한참을 가파르게 내려서니 금대암이 아담하게 보인다.
시원한 물 한 모금 하고~
오늘 물 처음 마신다.
종일 강풍에 꽃샘추위에 쫓기느라 물 생각도 안 났다.
울 동네에서나 봄 타령이지 여기는 눈을 덮어쓴 하얀 지리산이 떠억 버티고 있어 아직은 겨울이다.
우측으로 휘돌아 묵은 전답을 지나다 보니 경사진 밭에는 온통 고사리와 참옻나무가 보인다.
함양 옻닭이 유명세를 타는 원인도 이 때문이구나 싶다.
시골냄새가 물씬한 길을 따라 내려오니 마천이다.
농협과 우체국, 그리고 제법 큰 음식점들로 시골의 번화가다.
잠시 있으니 후미 도착.
버스로 마천분교 쪽으로 이동한다.
폐교의 교실을 한 개 빌려 간단한 하산주로 산행의 피로와 옛 생각에 잠겨보는 시간을 가졌다.
눈에 익은 칠판에는 오늘의 메뉴도 적혀 있고.
단장 솔 청주와 막걸리를 단숨에 한 잔 씩 들이키니 이 맛 또한 어디에 비기랴~
밀양으로 출발할려고 버스를 타며 맞은편 대리석 광산을 보니 대형 불상을 조각중이다.
석산의 원상복구를 불상으로 대체하는 생각을 하다니 진짜 머리 잘 돌린다.
저 불상이 완공되면 또 우리나라의 최대 불상이라는 수식어에 맞게 한 삐까리 버스들이 다녀 가겠지.
함안휴게소 잠깐 쉬고, 밀양까지 순조롭게 도착했다.
밀양에서 먹은 저녁이 다소 조금 찜찜했지만 오늘은 험한 산길에서도 아무 일 없고, 멋진 지리산까지 조망한 기분 좋은 하루다.
삼봉산 빙벽과 백운산 힘겨운 경사길 함께 하신님들 수고 많았습니다.
다음에도 함께 봄기운 완연한 산길을 함께 거닐어 보기를 기대해 봅니다.
수고 많았습니다 ^^.
▲ 옹녀와 변강쇠~
▲ 변강쇠와 옹녀가 있는 입구 주막
▲ 오도재의 눈바람과 지리산제일문, 그리고 장승과 고갯길
▲ 삼봉산 가는길
▲ 위험 구간의 거의 수직계단
▲ 우회 계단의 오름길. 여기가 더 미끄럽고 위험하다
▲ 지리능선
▲ 등구재에서 백운산 오름길
▲ 지리 주봉과 제석, 중봉등
▲ 금대암
▲ 고사리밭
▲ 멀리 마천리 도로가에 버스가 보인다
▲ 마천 시가지
▲ 마천분교 폐교의 교실에서
▲ 대리석 광산. 불상 조각이 한창이다
첫댓글 3월로 바로 잡습니다. 에구 시간 가는 줄 모르나. 아니면 시간이 아깝나 와카노 ㅎㅎ
옹녀샘물이 와...뭣땀새... 바짝 말라 있을꼬? ㅋ
삼봉산과 백운산... 사찰 순례산행으로 유명한 삼정산 맞은편 산이었군요.
지리산 조망하기로는 둘째 가라면 서러워하는 곳으로 알고있습니다. 언젠가는 가보아야할...
마지막 식당의 칠판에 씌어진 급훈이 걸작입니다. ^^
전라도와 경상도를 오가는 능선길에 지리주봉의 웅장한 모습이 확 다가오네요...3월달인데도 눈이 내리니~ 좋은그림 잘보고 갑니다 ^*^
삼봉산 .오도봉 몃년전 단체산행 다녀왔습니다 마천면 하산 하였지요 3월 초순경 인데 그때도 눈이 있어요
장거리 눈길 고생 많이 하셨습니다.
여기에도 백운산이 있네요. 백운산이란 산이 참 많은 것 같습니다.
급훈 : 마이 묵자...정말 마음에 듭니다.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