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으로는 도시락을 업체가 팔고 배달하는 형식이지만 인도에서는 집에 있는 어머니나 아내가 만든 도시락을 직장에 있는 가족들에게 배달해 주는 시스템이다.
세계 어느 나라에서나 직장인들은 매일같이 똑같은 고민에 빠진다. 바로 ‘오늘 점심으로 무엇을 먹을까’이다. 인도 뭄바이에서는 이런 고민을 하지 않아도 된다. 뭄바이의 직장인들은 대부분 점심시간에 집에서 만든 도시락을 먹기 때문이다.
아침에 출근할 때 집에서 도시락을 싸오지 않아도 고민할 필요 없다. 가벼운 손으로 출근했어도 인도의 직장인들은 점심시간에 집에서 만든 따뜻한 도시락을 먹을 수 있다. 바로 인도의 도시락 배달부 ‘다바왈라(Dabbawala)’ 덕분이다.
뭄바이 시내에서는 점심시간에 하얀 토피(Topee, 인도 전통모자)를 쓴 사내들이 자전거나 수레에 많은 통을 싣고 다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들이 바로 ‘다바왈라’이다. 다바왈라는 말 그대로 ‘다바(dabba, 도시락)+왈라(wala, 일하는 사람)’의 합성어로 도시락 배달부라는 뜻이다.
◆ 영화 '런치박스'의 한 장면. 가정에서 점심 도시락을 준비 중이다.
이들은 도시락을 만들어서 파는 것이 아니라, 고객의 집에서 만든 음식을 직장으로 배달해준다. 이 시스템은 100여 년에 걸쳐 뭄바이의 전통으로 자리 잡았다. 매일 약 5,000명의 다바왈라가 20만 개의 도시락을 배달하고 있다. 점심값이 부담스럽고 집밥이 그리운 직장인들에게 다바왈라는 거부할 수 없는 유혹이다.
다바왈라는 약 125년 전 뭄바이에서 시작됐다. 빠른 속도로 상업이 발전하던 뭄바이에서는 회사와 직장인이 늘어나고 있는데도 교통은 불편하고, 점심을 때울 만한 식당도 드물어, 직장인들의 불만이 날로 커지고 있었다.
그러던 중 파라시 은행(Parasi Bank)의 한 은행원이 하인에게 집에서 만든 음식으로 싼 도시락을 사무실로 가져오게 했다. 이 아이디어가 다바왈라의 시초가 됐다. 처음에는 개인적으로 시도됐으나 마하데오 하와즈 밧체(Mahadeo Havaji Bachche)가 100여 명의 직원과 함께 팀 배달 형식의 점심 배달서비스를 만들었다. 이것이 바로 다바왈라의 시작이다.
다바왈라 시스템은 인도에 대한 이런 고정관념을 완전히 무너뜨린다. 다바왈라 시스템은 600만 건 중 단 한 건 정도의 실수만 발생할 정도로 정확성을 자랑한다. 여러 소그룹으로 구분돼 있고, 각각의 그룹에 책임자가 있는 다바왈라의 고유한 시스템에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다.
다바왈라 시스템은 다음과 같이 운영된다.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매일 아침 7시부터 9시 사이에 다바왈라들은 각 지역의 가정에서 20만 개의 도시락을 수거한다.
이 도시락들을 가까운 기차역으로 모아 플랫폼에서 다시 도착지별로 구분해 11시쯤 기차에 싣는다. 모든 도시락의 겉에는 목적지와 우선순위별로 색깔, 숫자, 알파벳 등으로 이뤄진 코드가 표시되어 있다. 목적지에 도착하면 한 번 더 분류해서 자전거나 손수레를 이용해 사무실까지 도시락을 배달한다.
점심시간이 끝나면 다바왈라들은 빈 도시락들을 챙겨 오후 6시쯤 모든 도시락이 가정으로 되돌아가게 한다. 100년 넘게 다져온 다바왈라 시스템은 저렴하고 신속한 서비스를 제공하며, 휴대전화 문자와 웹사이트를 통해서도 신청할 수 있는 뛰어난 접근성 덕분에 오늘날 더욱더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이처럼 다바왈라들은 단순하지만 빠르고 정확하게 서비스를 제공하며 현대의 여느 글로벌 기업들 못지 않은 조직력과 시스템을 자랑한다. 다바왈라의 비즈니스 모델은, 현지 소비자의 심리를 파악하여 원하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해야 할 우리 기업들이 인도에서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해야 하는지 알려주는 좋은 성공사례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첫댓글 오 이거 좋으다....배달비만 싸면 ㅋㅋ 우리나라도 편할듯
이용료는 월 7~9 달러이고 다바왈라의 급여는 한화로 약 33만원정도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