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MBC 이유진 아나운서 합격 후기]
안녕하세요! 광주MBC 아나운서에 합격한 이유진입니다.
시험은 11월 초에 치렀지만 제가 당시 다니고 있던 직장을 원만하게 정리하고 올 수 있게 회사에서 큰 배려를 해주셔서 광주에서 일을 시작한지는 아직 한 달이 채 되지 않았습니다. 그동안 나름 적응을 하느라고 정신없이 보내다가 이제야 뒤늦은 후기를 전해드립니다. 광주MBC의 경우에는 전형 자체가 특이사항 없이 평범하게 진행됐기 때문에 제 시험 후기가 여러분께 특별한 도움을 드릴 수 있을 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제가 어떤 부분에 중점을 두고 준비했었는지, 시험 현장의 분위기는 어땠는지 최대한 상세히 기억을 더듬어 전해드리려고 합니다.
이번 채용은 먼저 동영상 제출이 포함된 서류 전형이 있었습니다. 1차 통과자는 9명 밖에 되지 않았는데 이전 시험 경험들을 돌이켜 봤을 때 영상을 내라고 하는 경우에는 영상이 참 큰 부분을 차지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집, 스터디룸, 학원, 스튜디오 등 어느 장소에서 찍을 때 내가 가장 괜찮은지, 핸드폰, 태블릿, 카메라 등 어떤 장비로 찍었을 때 가장 내 모습을 잘 보여줄 수 있을지 다양하게 부지런히 찍어보고 최상의 영상을 만들어놓으려고 했습니다. 주변 친구들을 봐도 맞는 스타일이 각자 달라서 절대적인 기준은 없더라고요. 직접 찍은 결과물을 냉정하게 보고 실제로 통과율이 높은지 파악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제 기준 최상의 영상이란 단순히 예쁘게 나오려는 게 아니라 전체적인 표정과 분위기가 가장 자연스럽고 편안한 상태를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지정원고든 아니든 리딩 실력을 내가 할 수 있는 한 최대치로 끌어올려 보여주겠다는 마음으로 임하고 계속 업데이트해 나가려 했습니다. 영상에 대해 이렇게 길게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제게도 시험기회 하나 하나가 정말 소중했는데 지역 지상파의 경우 극소수만 부르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그 기회를 얻기 위해서는 그만큼의 공을 들이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저는 지역 케이블에서 매일 방송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급하게 만족스러운 영상을 찍을 시간적 여유나 상황이 어려웠던 점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지정원고가 있는 경우가 아니라면 갑작스러운 채용을 대비해 틈틈이 여유 있을 때 베스트 영상을 업데이트해서 준비해뒀습니다.
광주MBC의 본격적인 시험은 서류 통과자를 대상으로 카메라테스트와 면접 전형이 하루에 이루어졌습니다. 미리 고지된 시각에 지원자 전원이 회의실에 모인 후 시작됐고, 시험 순서는 공정하게 하기 위해서 제비뽑기로 정했습니다. 전형 내용에 대해서는 지원자가 충분히 파악할 수 있도록 진행 순서와 동선, 평가 항목 등을 프린트해서 나눠주셨습니다. 그리고 면접비를 주셨는데 꽤 많이 주셔서 다들 깜짝 놀랐습니다. 여러 부분에서 회사가 지원자를 얼마나 생각해주는지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후 분장실로 이동해 대기하다가 순서대로 한 명씩 스튜디오로 이동했습니다. 원고는 각자 들어가는 순서 직전에 나눠 주셨는데 단신보다 길이가 길었던 앵커 멘트, 한 문장의 호흡이 길었던 단신, 발음이 까다로웠던 단신 이렇게 총 3장의 원고를 받았고 예독 시간은 적당했습니다.
스튜디오 안에는 면접관 네 분이 계셨고 1분 자기소개 이후 실기는 프롬프터로 이루어졌습니다. 그리고 곧바로 면접관의 질의 응답이 이어졌습니다. 저의 경우에는 조금 전 제 리딩에 대한 질문과 본인의 장단점에 대한 질문, 오늘 하고 온 스타일링에 대한 질문을 하셨고, 자소서에 쓴 내용을 바탕으로 경력, 특기, 수상내역과 관련된 질문을 하셨는데 서류를 정말 꼼꼼히 보셨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면접 분위기로 보자면 딱딱하지는 않았지만 제가 실수한 부분에 대한 지적도 있었고, 단점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다소 갑작스러운 요청도 있었는데 그냥 최대한 있는 그대로 꾸미지 않고 대화하듯이 밝은 태도로 임하려고 했습니다. 생각보다 시험이 순식간에 끝난 느낌이었고 제가 될 것 같다는 기대도 크게 하지 않아서 추후에 합격 전화를 받고 며칠이나 진짜 내가 뽑힌 게 맞나 실감이 나지 않았습니다.
2019년을 돌아보니 서울을 포함해 강원도 전라도 경상도 제주도... 1월부터 전국에 시험을 보러 끊임없이 돌아다녔더라고요. 감사하게 합격한 곳들도 있었지만 불합격한 곳이 훨씬 많았습니다. 아나운서 준비를 시작한 이후로 몇년동안 서류조차 통과되지 않았던 기간을 지나, 조급함에 월화수목금을 스터디로 가득 채우고 지냈던 백수시절, 새벽부터 속눈썹을 붙이고 스프레이를 뿌린 채 기차를 타는 게 익숙해지고, 일을 시작하면서는 원하는 곳에 시험을 보러다닐 수 없어 조급했던 마음들이 지나고 봐도 애틋한데 지금 그 시간을 견디고 있을 많은 분들이 조금이나마 저를 보고 희망을 가지셨으면 합니다.
대단할 것도 없고 많이 부족한 제가 이런 말을 할 자격이 있을지 모르지만 그냥 버티고 버티면서 계속 도전한다면 어디든 나와 맞는 곳이 나타나는 것 같습니다. 단 한명만 뽑는 시험에 희망을 품기도 좌절을 하기도 많이 하겠지만 정말 이 일이 하고 싶다면 포기하지 말고 미련 없을 때까지 끝까지 해볼 만 한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철저히 저녁형 인간인 제가 매일 투데이를 진행하러 이른 새벽 일어나야 하지만 눈뜨는 게 즐거울 정도로 좋아하는 일을 매일 한다는 건 인생에 큰 행복인 것 같거든요!
이제 막 3주차인데 매일 생방송 뉴스를 진행하면서 한없이 부족하고 부끄러운 점이 참 많습니다. 하지만 결국 제가 더 노력한다면 앞으로 발전할 부분이 있다는 거니까 제가 사랑하는 일, 의미있게 매일 더 열심히 해 나가고 싶습니다. 그동안 저를 믿어주고 응원해주신 보라쌤과 늘 따뜻한 격려 해주신 부원장 선생님, 바른 방향으로 가르쳐주셨던 모든 투비앤 선생님들께 감사드립니다! 후기 읽어주신 모든 분들도 파이팅 하시길 응원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