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중국 때리기’가 한창이다. 중국산 제품 2500억 달러에 추가
관세를 부과한 데 이어 앞으로 2670억 달러 규모의 추가 관세를 시사하면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을 윽박지르고 있다.
중국은 상대적으로 수세적 입장이다. 그러나 속으로는 바쁘게 계산기를 두드리며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크게 세 가지 시나리오를 상정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눈에 띄는 건 중국의 장기 항전 결심이다. 내상이 엄청남에도 말이다.
유희문의 '중국은 왜 엄청난 내상에도 대미 장기항전 결심하나' 중에서(중앙일보,2018.10.9)
'미중 관계'가 심상치 않습니다.
우리경제가 안그래도 어려운 상황에서 미중 무역전쟁이라는 초대형 '외부 악재'까지 가세하는 상황입니다.
국제통화기금(IMF)가 최근 작년에 3.1%였던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올해는 2.8%로 떨어지고 내년에는 2.6%로 더 낮아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지요. 게다가 민간연구소는 물론이고 국책연구소인 한국개발연구원(KDI)까지도 '경제동향 10월호'에서 "한국의 경기 전반이 정체돼
있다"고 진단하고 있는 요즘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중앙일보가 위 기사에서 미중 무역전쟁의 향후 시나리오를 3가지로 정리했더군요.
1.관세 부과 과정 중의 타협.
2.관세 부과가 전체 교역 규모로 확대.
3.미·중 전쟁이 무역 분야에 한정되는 게 아니라 중국금융, 자본시장에 대한 제재와 통제, 환율전쟁으로 치닫는 시나리오(자산동결,
특정상품의 세계무역 금지도 가능).
3번이 가장 비관적인 시나리오입니다. 미중 무역전쟁 초기에는 1번으로 마무리되리라는 전망도 많았지만, 지금은 3번도 배제하지 못할
정도로 양국 관계가 경색되어 있습니다.
트럼프 미 대통령의 입장도 당초 예상보다 매우 강경한데다, 이에 대한 중국의 대응도 초반과는 달리 강경한 모습입니다.
이를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가 최근 중국을 방문한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지 못한 것입니다. 지난 6월의
폼페이오는 물론 그 전의 렉스 틸러슨, 존 케리 등 미 국무장관이 중국을 방문하면 대개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온 것이 상례였지요.
오늘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한 중국 상무부장의 발언도 매우 강경했습니다.
"미국이 더 많은 관세를 물린다 해도 양보할 의사가 없다. 미국은 중국에 추가 관세를 부과하면 중국이 항복할 것이라 생각하는 것 같다.
이는 끈질긴 중국의 역사와 문화를 모르기 때문이다. 중국은 역사상 외세의 괴롭힘을 여러 차례 받았지만 아무리 힘든 상황이라고 해도 굴복하지
않았다. 미국은 중국의 의지와 결심을 과소평가 하지 말아야 한다..."
역사를 보면 패권국가와 그 지위에 도전하는 국가는 결국 어느 시점에서는 '정면 대결'을 피할 수 없습니다.
패자가 두 명일 수는 없습니다.
그 정면 대결의 시점이 지금일지 아니면 이번에는 적당히 봉합되고 다음 시기로 미뤄질지는 더 두고 보아야겠지만, 안그래도 경제가
삐그덕거리는 우리로서는 미중 무역전쟁의 추이를 계속 주시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