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아영, 〈옥인동〉, 1978, 종이에 먹, 색, 91×62.8cm, 국립현대미술관 소장
Kim Ahyoung, [Ogin-dong], 1978, Ink and color on paper, 91×62.8cm, Collected by MMCA
서울대학교 미술대학에서 동양화를 공부하던 지삼(知三) 김아영(金雅暎, 1953-), 강남미(康南美, 1951-), 최윤정(崔允禎, 1956-)은 1977년부터 두 해에 걸쳐 《3인행(三人行)》 전시를 열었다. 이들의 작품은 그간의 동양화와 내용 면에서 매우 달라 당시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조선시대 전통 회화나 근대기 일본에서 유입된 신남화풍의 그림과는 결이 다르게, 주로 현실에서 마주한 풍경을 먹과 맑은 채색으로 그려 내었기 때문이다. 당시 『논어』에서 따온 ‘삼인행 필유아사(三人行 必有我師)’로 전시회의 이름을 짓고 전시 전반을 주도한 작가가 김아영이다.
김아영의 〈옥인동〉(1978)은 《삼인행》에 출품되었던 작품으로 경복궁 왼편에 있는 옥인동의 풍경을 사실적으로 그렸다. 당시 옥인동에는 인왕산 자락 아래 언덕배기에 오래된 한옥과 허름한 집이 혼재되어 있었다. 김아영은 언덕의 중간을 가로지르는 큰길 위아래의 시점을 달리하여 아래로는 기와를 덮은 한옥을 부감하여 그리고, 위로는 무질서하게 새로 지어진 가옥들을 소략한 필치로 그렸다. 이러한 현실적인 모습은 1980년대 〈현실과 발언〉으로 대표되는 민중미술과 미술사적으로 연계되는 의미가 있다.
김아영, 〈옥인동〉,
1978, 종이에 먹, 색, 91×62.8cm,
국립현대미술관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