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져 가는 아름다운 우리말들이 많아 아쉬움이 많다.
동풍은 샛바람, 서풍은 하늬바람, 북풍은 된바람, 남풍은 마파람 이란걸 아시는가?
고교시절 우리말 학자 최현배씨의 가르침이 어렴풋이 기억이 나는데 요새는 사라졌지만 자동차는 길틀, 비행기는
날틀이라 하자 했었지, 그래도 북에서 들려오는 우리말 중에 아이스크림을 어름보송이라 하는 것은 참 멋있다.
경남 함안에 한우계곡이란 곳이 있는데 한우계곡이라 해서 수입소가 아닌 우리 한우를 키우는 곳이 아니다.
찰 寒, 비 雨를 쓰는 한우계곡인데, 원래 찰비 골짜기라는 우리 말을 한문으로 바꾸다 보니 저런 괴상한 이름이 되고
말았다, 찰비계곡.. 얼마나 아름다운 말인가.....
우리 고등학교 시절에 각 광역시 마다 서울대에 매년 백명씩 들어가던 명문고가 있었지, 대구 경북고, 전라남도 광주일고,
대전에는 한밭고등학교라 했던걸 기억하는데, 큰 大 밭 田이 대전고등학교로 된 것도 아쉽다.
거제도 삼성 조선소를 장평 조선소라 고도 하는데 주소가 거제시 고현동 장평리 이기 때문인데 어릴때 그 동네를 진들
이라 했는데 긴 들의 경상도 사투리였고 길 長에 들판 平을 써서 장평리가 되어 버렸다. 625 포로 수용소 시절엔 길다란
들판이라 비행장이 들어서 비행기가 이착륙 했었는데 지금은 대형 조선소가 들어 서 있다.
거제도 남쮹 남부면에 저구리가 있는데 어릴 때 그 동네를 도토구지라 했는데 돝은 우리 말 고어(古語)로 돼지 이고
구지는 우리말 고어로 개를 말했는데 돼지 저(猪), 개 구(狗)를 써서 그 도토구지는 억지로 저구리로 바껴 버렸다.
지금의 충남 공주가 옛날 백제의 수도 웅진인 것을 아는 이도 드물어 가지만 곰 熊 나루 津 웅진이 우리 고어로
곰나루터었다는 것도 희미해지고 있다, 곰을 토템으로 하던 우리 민족이라 곰과 관련된 지명도 여기저기 보이는데
진해의 熊洞, 울산의 熊洞이 옛날의 곰마을, 곰마실이 어원이다.
고 이어령씨 글에 붉새 방언권이 있다고 했는데 붉새란 말은 저녁 무렵 서쪽 하늘이 붉게 물든 노을을 일컷는데
충청도 전라도 경상도 해안가에서 널리 쓰이는 말이라 군산, 여수, 통영 거제 울산에 퍼져 있는데 나도 그 말을
알고 있어 전주 광주 진주 내륙 지방 사람들은 물어봐도 모른다는 걸 보면 연안 사람들끼리는 옛부터 서로 왕래가
오래 되었다는 걸 잘 알 수 있다.
붉게 물든 저녁 노을을 붉새라는 걸 아는 사람도 이제 보이지 않는다.
우리 말에도 배에 관한 순수 우리말이 있는데
배 앞부분을 '이물' (영어로 ForeCastle), 뒷부분을 '고물' (영어로 Poop) 이라 한다.
옛날 식으로 노를 저어 갈 때에는 오른 쪽으로 가라 할 때는 '아사라' 그리고 왼쪽으로 가라는 '자사라' 하였다.
방언 사투리도 점점 사라져 가는 것도 아쉬움으로 남는데,
예전에 부산서 택시를 탔는데 기사가
"어데 짬치 가요?" 해서
"볼꼰 요 앞에 가요." 했었지
우리 아들 딸들은 무슨 소리인지 모른다. 6살 손자도 곧잘 영어는 잘 씨부리면서 ...
***살바람 : 좁은 문틈으로 새어 들어오는 찬바람, 초봄애 부는 찬바람
소슬바람: 가을에 외롭고 쓸쓸하게 부는 스잔한 바람
높새바람: 북동쪽에서 불어오는 바람
갈마바람: 남서쪽에서 불어오는 바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