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막시밀리아노 로페즈 -언젠가 크레스포 같이-

[Quiantin]

막시밀리아노 로페즈 -언젠가 크레스포같이-

(키즈루 드 가르시아씨의 인터뷰입니다)

올해 5월에 치뤄졌던 보카 쥬니어스 대 리베르 플레이트의 클라시코 더비.

1대0으로 리베르가 승리를 거둔 이 게임에서 가장 높은 평가를 받았던 것은,

'마라도나 2세' 라는 이야기가 자자한 보카의 카를로스 테베즈도 아닌,

결승 골을 마크한 리베르의 페르난도 카베나기도 아니었다.

이 국내 최고의 빅 매치에서 주역을 맡은 것은,

개시 직후 7분에 부상인 마르셀로 살라스를 대신해 출장해

훌륭하게 보카 수비진을 농락했던 20살의 포워드, 막시밀리아노 로페즈였던 것이다.

1미터 88센티란 장신에 강인한 몸을 겸비하고, 전방에서 강력한 돌파를 선보인 막시 로페즈.

큰 몸집이면서 스피드 있는 재빠른 움직임으로 적의 마크를 따돌리는 그 플레이는,

70년대의 영웅 마리오 켐페스를 방불케 했다.

보카의 대형CB 로란도 스키아비와의 사이에 펼쳐졌던 불꽃튀기는 경합은

'전차끼리의 충돌' 이라고 형용할 정도로 박력이 있어서, 클라시코의 가장 볼만한 장면이 되었다.

이 후 막시 로페즈는 각 미디어들로부터 여기저기 불려다니는 인기인이 되었다.

게다가 그 인기는 축구계뿐만에 머물지 않고, 장신에 긴 금발머리, 그리고 파란 눈을 가진

그 외모도 가세해서 10대 소녀 대상 잡지나 락 전문지 등에도 등장했다.

또한 텔레비젼 인기 토크쇼에도 출연하게 되었던 것이다.

20살이 된지 얼마 안된 젊은이가 주변에서 추켜올려주면 아무리해도 마음이 들떠버리게 마련.

그러나 막시에게만은 그런 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

왜냐하면 지금까지의 인생중에서 그는,

20살의 청년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좌절과 쓰라린 경험을 맛보고,

그때마다 그것을 극복해 왔기 때문이다.

리베르의 대선베인 에르난 크레스포를 동경하는 막시 로페즈에게는

이번 여름에도 피오렌티나와 AC밀란 등 유럽 클럽들로부터 오퍼가 들어왔다.

머지 않은 장래에 아르헨티나를 떠나게 될 금발 전사에게 현재의 심경을 들어보았다.

-'월드사커 다이제스트' 에 등장하는 건 이게 두 번째입니다만,

전 회와 비교해 굉장히 상황이 변하지 않았습니까?

(첫 등장은 2003년 11월 20일 호)

로: 그렇습니다. 전에 취재요청을 받았을 때는

마침 레세르바(Satellite팀)에서 떨어졌을 때였으니까.

지금은 운 좋게도 1군에서 계속 플레이하고 있습니다.

몸과 마음 모두 충실한 느낌이에요.

-지금와서 굳이 묻는 건 아니지만, 당시에는 칠레인인 마누엘 펠레그리니(현 비야레알)감독에 대해

꽤 불만을 가지고 있지 않았습니까?

로: 네, 마누엘 방식에는 아무리 해도 찬성할 수가 없었습니다.

물론, 훌륭한 감독이라고는 생각해요.

하지만 리베르에 걸맞는 지휘자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마누엘은 리베르가 어떤 팀이어야하는지를 전혀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아직 공격할 여유가 있는 게임에서 수비에 들어간다거나,

주도권을 잡을 수 있는 시합에서 상대방이 어떻게 나오는지를 살핀다던가.

그런건 리베르의 축구가 아닙니다.

나와 같이 옛날부터 리베르에서 플레이하던 선수에게 있어서는 받아들이기 힘든 스타일이었어요.

-당신은 마치 그림으로 그려낸 듯 한, 그야말로 '리베르 인' 선수입니다만

리베르에 입단하기 까지의 경위를 말해주겠습니까?

로: 오케이. 처음에 소속되어 있던 곳은 7살 때 입단했던 '에스트레야 데 마르도나도'

에스트레야는 당시 살고 있던 집에서 가장 가까이 있었던 클럽이었거든요.

맞아요, 가야르도 같은 선수들도 이 클럽 출신이에요.

여기는 리베르 '분교' 같은 곳이거든요.

그래서 입단하고 1년 정도 후에 리베르 테스트가 있었고,

다행히도 나는 그 테스트에 합격할 수 있었던 겁니다.

즉, 8살때부터 계속 리베르에서 플레이한 셈이 되네요.

-그러고보니 아버지는 보카팬이었다고 전에 이야기했었죠?

로: 그렇습니다. 게다가 굉장히 열광적이시거든요.

하지만 내 시합은 빼놓지 않고 응원하러 와주셨습니다.

아버지는 '노력하면 반드시 결과가 온다' 라고 언제나 입버릇처럼 말씀하시는 분이거든요.

시합에 이기건 지건 득점하건 하지 못하건

언제나 '오늘 결과를 다음에 살려라' 하고 그 말씀만 하셨습니다.

정말 소중한 것을 가르쳐주셨다고 생각합니다.

-그 아버지가 병환으로 돌아가셨을 대도 당신은 절대 축구를 그만두려 하지 않았습니다.

로: 네. 아직 11살이었고 굉장히 괴로웠지만, 리베르 코치나 팀메이트들이 격려해 주어서요.

게다가 축구를 하는 동안만큼은 아버지를 잃은 슬픔을 잊을 수 있었으니까...

그래서 축구를 그만둘 수는 없었어요.

-당신의 강한 정신력은 그 때 키워진 것인가요?

로: 모든 게 그렇다고는 딱 잘라 말할 수없습니다만,

11살인 나에게 있어서 아버지의 죽음은 너무나 충격적인 일이었습니다.

그 슬픔을 극복해서 정신적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분명하겠죠.

-리베르에서는 순조로이 스텝 업 할 수 있었습니까?

로: 13살에 9군 멤버로서 정식으로 사인했으니까요.

다만 한 단계를 올라갈 때마다 언제나 기쁨과 슬픔 두 가지를 맛보았습니다.

윗 카테고리로 올라간 것은 기뻤지만 그 반면에 클럽을 떠나야 하는 친구들도 있었으니까.

선수들은 매 시즌 걸러져서 '필요없다' 라고 판단된 선수는 곧 클럽을 떠나지 않으면 안됩니다.

이성적으로는 잘 알았지만 계속 함께 트레이닝해 왔던 팀메이트가

그만두어야 한다는 것은, 굉장히 괴로웠거든요.

대체 몇 차례나 그런 이별을 경험했는지...

-5군에 재적하던 2001년에 당시 1군 감독이었던 라몬 디아스에게 불려가

17살에 갑자기 프로데뷔를 해냈던 것입니다만,

사비올라가 달고 있던 7번을 받았을 때는 어떤 기분이었습니까?

로: 그야 물론 최고로 기뻤죠.

절대 감독님의 기대를 배신해선 안된다고 생각했습니다.

-기대에 부응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까?

로: 아뇨...1부 리그란 전장은 17살인 나에게

간단히 골을 넣게 만들어주는 그런 만만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라몬은 나의 실력을 신뢰해 주었기 때문에 몇 차례나 기회를 주었습니다만,

2002년 리그 우승 후에 그가 사임하고 나서는 출장기회도 줄어들어버렸어요.

그리고 나서는 1군과 레세르바를 왔다 갔다 했죠. 정말 그 시기는 힘들었습니다.

포워드였기 때문에 득점할 수 없으면 곧 감독의 구상에서 제외되어 버리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요.

-리베르에서 출장기회를 많이 얻지 못했던 당신은,

오랜 기간 '재적' 했던 유스 대표팀에서도 빠져버렸습니다.

2003년 월드 유스 출장을 놓친 것은 정말 유감스러웠어요.

로: 뭐, 그렇죠. 대회 그 자체가 연기되어버린 것도 나에게 있어서는 마이너스로 작용해버렸습니다.

1월에 U-20남미 선수권(월드유스 예선)에서 우승한 후,

예정대로 3월말에 월드유스가 개막되었다면 나도 그대로 팀에 남을 수 있었을 겁니다.

하지만 연기가 결정되고(11월 말에 개막) 그 사이 나는 리베르에서 출장기회를 잃었어요.

그리고 결국 월드유스 멤버에는 뽑히지 못했습니다.

-월드유스와 같은 시기에 남미에서 개최되었던 코파 스타메리카나에서는 대활약을 보였습니다만,

거기서 드디어 펠레그리니 감독에 대해 어필 할 수 있다고 생각했더니만,

직후 펠레그리니는 해임되고 당신에게 있어 또 다시 제로부터의 스타트가 되어버렸습니다.

게다가 새 감독인 아스트라다로부터는 갑자기 심한 제재를 받아버렸죠?

로: 예의 그 지각건 말이죠?

마침 헤페(아스트라다 감독의 애칭으로 '보스' 라는 뜻)가 코파 리베르타도레스

1차전에 등록하는 멤버를 정하기 전날에 트레이닝에 늦어버렸거든요.

그래서 등록멤버에서 제외되어버렸던 겁니다.

-그 날 아마 한시간이나 지각했었죠?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겁니까?

로: 아무 것도 아니에요. 단순히 늦잠을 잤을 뿐입니다.

전 날에 작은 파티가 있어서 잠을 늦게 잤거든요. 그래서 깜박해버렸던거죠.

9시 반 시작하는 트레이닝이었는데 내가 도착한 건 10시 반.

등록멤버에서 빠졌어도 도리가 없죠.

헤페는 내 모습을 발견하자 정말 대단히 무서운 얼굴로 이렇게 말했습니다.

'옷 안갈입어도 돼. 그대로 집에 가라!!' 하구요.

하지만 헤페보다도 더 무서웠던 게 엄마.

집에 돌아가자마자 설교를 들었습니다.

그렇게 혼쭐나게 혼난건 정말 오랜만이었어요(웃음).

-그 후 조금씩 컨디션이 좋아져서 코파 리베르타도레스에서도 결승 토너먼트부터는 아무 탈없이 멤버로 등록되었습니다.

우승은 할 수 없었지만 당신에게 있어선 좋은 대회지 않았습니까?

로: 그렇습니다. 지난 시즌 코파 리베르타도레스는 짧았지만 굉장히 충실했다고 생각해요.

결승 토너먼트 1차전의 산토스 라그나(멕시코)전에서는

PK전 마지막에 키커로서 결승에 공헌할 수 있었고,

준준 결승의 데포르티보 카리(콜롬비아)전에서도 만족스런 플레이를 보일 수 있었습니다.

어쨌거나 보카와의 아르헨티나 대결이 된 준결승에서는 내 탓에 탈락이 결정되어버렸습니다만...

그 때는 너무 분해서 눈물이 멈추질 않았어요.

리그전에서는 이겼는데 코피 리베르타도레스 결승 진출을 건 중요한 게임에서 PK를 실축하다니..

한 동안은 그 충격을 극복할 수 없었습니다.

-그 충격에서 어떻게 빠져나왔습니까?

로: 감독님과 팀메이트들이 격려해주었습니다.

그들의 한 마디 한 마디가 정말 고마웠어요.

이 팀의 일원으로 있을 수 있다는 것에 감사했습니다.

우리들은 정정당당하게 싸우고, 보카를 상대로 집념을 가지고 동점으로 쫓아가 PK전까지 끌고갔습니다.

할 수 있는 건 다 했어요. 그렇기 때문에 지금은 이제 여한이 없어요.

-여한이 없다고 하니, 얼마 전 이야기가 생각납니다만,

당신은 2002년에 이탈리아의 레지나로부터의 오퍼를 거절했었죠?

주전 포지션과 높은 보수가 보장되었던 굉자잏 매력적인 오퍼였는데.

이 일에 관해서도 후회하고 있진 않습니까?

로: 전혀요. 그 때 나는 레세르바에서 플레이했었고,

반드시 1군에 돌아가겠다고 생각하면서 매일 트레이닝에 전념하고 있었습니다.

가장 사랑하는 팀을 위해 오랜기간 플레이해 왔고, 드디어 프로가 되었는데,

레세르바에서 만족하고 국외 클럽에 간다는건 정말 싫었어요.

설령 이탈리아에서 플레이할 수 있다고 해도 그 때의 나에게 있어서

레지나로부터의 오퍼를 받아들인다는 일은 '현실도피' 밖에 되지않았습니다.

-자, 1군에 복귀한 지금은 유럽으로의 이적도 신중히 생각하고 있습니까?

로: 그렇습니다. 언젠가는 유럽에서 플레이하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좋은 이야기가 있으면 적극적으로 생각하고 싶습니다.

-최근에는 아르헨티나에서 러시아 클럽으로 이적하는 케이스가 늘고 있습니다만,

이것에 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고 있습니까?

로: 새로운 가능성이 열리니까 우리 선수들에게 있어서는 감사한 일이에요.

실제, 러시아에 간 선수들에게 이야기를 들어보면 굉장히 하드한 느낌의 축구를 한다고 하더라구요.

-유럽 축구는 자주 봅니까?

로: 맨날 봐요. 텔레비전으로 유럽 클럽 시합을 관전하는 걸 아주 좋아합니다.

특히 맘에 드는 건 잉글랜드 프리미어 리그.

그 공격적이고 박력있는 축구가 너무너무 좋아서요.

프리미어 리그를 보고 있으면 축구는 상대가 어떻게 움직이는가를 생각하기보다

우선은 골을 노리고 싸워야만한다는 것을 다시금 알게됩니다.

제일 좋다, 라고 말할 팀은 없지만 언제나 그냥 푹 빠져서 봐 버립니다.

-머지 않은 장래에, 프리미어 리그에서 플레이해보고 싶습니까?

로: 실현된다면 멋지겠죠.

다만 내가 특별히 프리미어 리그에 집착하는 건 아니니까.

이탈리아에서건 스페인에서건 네덜란드에서건 독일에서건

나를 필요로 해주는 클럽이 있다면 거기에 가서 내 실력을 시험해 보고 싶어요.

-자, 마지막으로 일본의 팬들에게 '막시 로페즈' 가 어떤 선수인지, 스스로 직접 설명해 주시겠습니까?

로: 굉장히 적극적이고, 내 스스로 하는 일에 항상 신뢰를 가지고 있고,

선수로서도 인간으로서도 더더욱 성장해 나가고 싶다고 바라고 있는,

향상심이 아주 강한 스트라이커. 이런 느낌이라고나 할까요.

목표는 언젠가 크레스포와 같이 주변에서 신뢰받을 수 있는 스트라이커가 되는 것.

그걸 위해 앞으로도 노력을 계속해 나가자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게 아버지의 가르침이기도 하구요.

P.S 네덜란드가 언급되다니, 굉장히 드문 일이라 흠칫했습니다. T-T

(거의 대부분은 프리미어, 에스파뇰라, 세리에를 주로 드니까요. 가끔 분데스 정도일까..으흑)

P.S 으하하 저 감독님이 지각했을 때 로페즈에게 하는 소리가

제가 옛날에 지각하고 그랬을 때 듣던 소리랑 똑같아요..T-T

(너 들어오지 마, 집에 그냥 가라 가! 뭐 이런거)

월드사커다이제스트 10월 21일 헤이지~(http://bergkamp.nazip.net)

[운현궁의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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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ver]

9군의 압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