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드라마 '서울1945' 32회의 송진우 암살 장면을 대부분의 시청자들은 무심코 지나가는 듯하지만 역사 논리를 위해서는 매우 중요한 대목이다. 7분이 채 못되는 이 짧은 에피소드에 중요한 단서도 있고, 몇가지 심각한 역사왜곡도 있다. 바로 전회인 31회에서 이 드라마는 운혁의 입을 통해 이승만 박사가 김구 선생 마중도 안나갔다고 불평하였지만 바로 여기 보이는 경교장이 이승만 박사가 김구 선생의 사저로 예비해 놓으신 저택이다. 이승만 박사 자신은 아무런 숙소 준비 없이 환국하였으며, 겨울에 아직 임시 거처에 거하셨던 때에 김구 선생 환국과 정치 활동을 돕기 위해서는 그런 준비를 하셨던 것이다.
해방정국은 여운형이 건준의 이름으로 상해임정 환국 금지령을 내림으로 시작되었는데,
이 드라마는 송진우가 신탁통치를 찬성하였던 것으로 왜곡한다. 바로 앞 에피소드에서는
31회에서 우리는 최운혁이 이동우에게 "이박사님께서 임정요권들의 환국을 모르셨다는 말은 하지 말라"라는 대사를 듣는다. 그러나 이 사진에서는 김구 선생의 환국 직후 김구 선생을 중앙에 모시고 이승만 박사와 하지 군정사령관이 함께 서있지 아니하였던가. 일본에서는 맥아더 군정사령관이 중앙에 서있고 일본 천황은 옆에서 신하처럼 서있는 모습이 방영되던 때에 우리나라에서는 군정사령관이 상석을 김구 선생에게 양보하였다. 어떻게 그 이상의 예우를 기대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말인가?
32회의 송진우 선생 암살 사건은 해방정국 첫 암살사건이었다는 데서 매우 중요한 사건이었다. 그리고, 이 사건과 더불어 미군정은 김구에 대한 신뢰를 포기한다. 상해임정 환국 때 무기를 소지하지 않기로 약속하고서도 그 약속을 어기고 무기를 소지한채 환국하여 무기가 암살범들에게 유통되게 하였기 때문이었다. 송진우와 장덕수 암살 배후는 김구였다. 오히려 장택상씨는 김구가 장덕수 암살 사건으로 체포되는 것을 막기 위해 안간 힘을 썼음에도 장택상씨를 여운형 암살 배후로 등장시켰기 때문에 고소당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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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시사논객의 토론자료실 원문보기 글쓴이: 시사논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