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를 성장시키는 아름다운 사랑과 우정
아시시의 프란치스코 성인과 클라라 성녀 사이에 이루어진 영적 우정 관계를 통해 하느님을 찾는 영성의 길에서 비록 성별이 다른 남녀 간이라 할지라도 순수한 사랑과 우정이 얼마나 상승효과를 내는지 잘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런 관계는 살레시오회 창립자 돈 보스코와 도움이신 마리아의 딸회(살레시오 수녀회) 창립자 도미니카 마자렐로 성녀 사이, 그리고 프란치스코 드 살 주교님과 요안나 프란치스카 드 샹탈 수녀님(1572~1641) 사이에서도 잘 드러났습니다.
프란치스코 드 살 주교님의 영적인 매력과 명성은 생애 내내 그리고 사후에도 지속 되었습니다.한번은 프란치스코 드 살 주교님이 한 지방에 순회강연을 갔다가 그 도시를 떠날 때의 일이었습니다. 시민들은 감사의 표시로 고급 식기 한 벌과 사파이어 반지를 선물로 드렸습니다. 그러자 그는 그들의 마음 외에는 아무 것도 가져가지 않겠다며 극구 사양했습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그가 출발하는 광장에 모여 마차가 못 지나가도록 막았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눈물을 흘리며 이별을 안타까워하였습니다.
준수한 외모와 다정다감한 성품의 소유자, 감동적인 설교가였던 프란치스코 드 살 주교님을 남녀노소 모든 사람들이 흠모하고 존경했습니다. 특히 당대 여성들 사이에서 그의 인기는 하늘을 찔렀습니다. 그가 사람들 사이에서 이야기할 때는 여인들은 마치 해바라기가 태양을 바라보듯이 그를 둘러쌌습니다. 그 중에 한명이 요안나 프란치스카 드 샹탈 성녀였습니다.
친절한 사랑이 몸에 밴 프란치스코 드 살 주교님은 수많은 사람들과 하느님 안에서 영적인 교제를 나누었습니다. 때로 짧은 만남을 통해, 때로 애정 어린 영적인 편지를 통해, 그들이 하느님을 향해 나아갈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권고하고 지도했습니다. 그의 영적 지도 과정을 가장 훌륭하게 수행한 사람이 바로 샹탈의 백작 부인 프란치스카였습니다.
두 분은 수많은 편지를 주고받으며 사랑과 우정을 주고받았습니다. 그런데 둘 사이에 오간 우정과 사랑은 사사로운 것이 절대 아니었습니다. 두 분 사이에는 언제나 예수님께서 현존하셨습니다. 사사로운 감정이 배제된 예수님 중심의 영적 교류는 두 사람을 높디 높은 성덕의 정상으로 향하게 만들었습니다. 두 사람 사이의 관계는 서로가 서로에게 인간적으로 집착하고 매달리는 그런 관계가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서로에게 자유를 주며, 서로에게 더 큰 지평을 열어주며, 결국 서로, 함께 하느님께로 한 걸음 더 나아가게 하는 성숙한 관계였습니다.
귀족가문 출신에 빼어난 미모의 소유자였던 프란치스카는 원래 백작 가문의 귀족과 결혼했지만 남편이 우발적인 총기사고로 젊은 나이에 세상을 뜨게 됩니다. 남편과의 사별이 그녀에게 엄청난 충격으로 다가왔지만 신앙심이 깊었던 그녀는 오래가지 않아 털고 일어납니다.
몸과 마음을 추스른 프란치스카는 남편과 자신의 화려한 옷들, 값나가는 물건들을 가난한 이웃들에게 나누어주었습니다. 그간 딸려있던 여러 명의 몸종들에게도 자유를 줍니다. 그리고 남아있는 삶을 온전히 하느님께 봉헌하기로 약속합니다. 그 과정에서 만난 영적 지도자가 바로 프란치스코 드 살 주교님이었습니다. 나중에 방문 수녀회 총원장이 된 그녀는 첫 만남 당시의 상황을 이렇게 회고합니다.
“나는 그분에게서 눈을 뗄 수 없었습니다. 그분의 거룩한 말씀과 행동은 나를 감동의 도가니로 몰고 갔습니다. 나는 그분 곁에 있는 것보다 더 큰 행복은 아무 것도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만일 제 처지가 허락된다면 그분의 몸종이라도 되고 싶었습니다.”
한 백작의 아내요 여섯 아이의 어머니였던 프란치스카가 훌륭한 영적 지도자 프란치스코 드 살 주교님을 만나 수도자로 거듭나며, 거기서 멈추지 않고 방문수도회의 창립자가 되었다는 것, 오늘 우리 교회와 수도자들 그리고 평신도들에게 큰 의미와 과제를 던져주고 있습니다.
우리가 노력한다면 세상 안에서도 아주 훌륭히 수도생활 못지않은 영적인 삶을 살아갈 수 있다는 것입니다. 평신도로 살아가면서도 아주 높은 성덕의 정상에까지 오를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한 과정에서 정말 중요한 것은 프란치스코 드 살 주교님 같은 훌륭한 영적 지도자를 찾는 일입니다. 그의 손에 모든 것을 맡기는 일입니다. 영적 여정에서 생기는 모든 어려움 앞에 겸손되이 자문을 구하는 일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사사로운 인간적인 감정을 배제한 채 하느님 안에서 그분과 영적인 관계를 지속하는 일입니다.
프란치스코 드 살 주교님의 영적 지도하에서 프란치스카의 신앙은 수직 상승합니다. 그녀의 신앙 안에서 두드러진 특징은 신앙과 삶의 조화, 말씀과 생활의 연결이었습니다. 그녀는 열심히 기도생활에 전념하였지만 결코 거기에서 머무르는 법이 없었습니다. 기도의 결실로 영웅적인 자선활동을 전개했습니다.
프란치스카가 살아가던 시대, 의료수준은 기대할 것이 조금도 없었습니다. 프란치스카는 의료지식 대신 기도와 정성과 마음으로 환자들을 대했습니다. 그녀는 하루에 세 번씩 환자방문을 다녔습니다. 너무 더러워져 구역질나는 환자들의 침대를 정성껏 정리했습니다. 환자가 임종의 고통 속에서 괴로워할 때 끝까지 그를 떠나지 않고 기도하였습니다.
외부 사도직을 마치고 돌아오면 프란치스카가 머물고 있던 성 안에 여러 병자들이 간절한 눈동자로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나환우들, 심한 피부병에 걸린 사람들, 원인을 알 수 없는 중병에 걸려 단말마의 고통에 시달리던 환우들을 지극정성으로 간호했습니다.
“저는 현세에서나 내세에서나 주님 그분 밖에 원하는 것이 없습니다. 지극히 높으신 주님, 저는 당신의 말씀을 직접 들을 자격이 없습니다. 그러나 당신의 종 프란치스코 드 살 주교님의 말씀을 듣는 것이 곧 주님의 말씀을 듣는 것이라고 굳게 믿습니다. 그분을 통해 저를 온전히 바치겠습니다. ”(성녀 요안나 프란치스카 드 샹탈 수녀)
첫댓글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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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녀의 아름다운 이야기, 감동적이네요. 감사합니다, 신부님!
아멘!
감사합니다.건강하십시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