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밤에 봄을 재촉하는 비가 새벽까지 내려주었고 그 빗소리에 잠을 깨어 나홀로 조용히 그 빗소리를 듣는다.
개인적으로는 마음이 차분해지고 덕분에 무설재 뜨락을 비롯한 산과 들은 촉촉하다.
하긴 양력으로 따지자면 3월 즈음이라는 것이 초봄을 일컫기도 하겠지만 아직은 음력 1월인 고로
날이 쌀쌀하고 겨울의 끝무렵임을 자랑하느라 더러더러 꽃샘추위와 꽃바람을 날리는 중이긴하다.
어쨋거나 계절 타령은 그렇다 치고 또 다시 길을 나서게 되었으니 참내 역마살이라고 해야 할런지
그저 거리 귀신이 씌여 동행하고 있다고 봐야할런지 알 수 없지만 작년에 이어 연속적으로 이어진 해외 여행길이 네번째가 되는 미얀마-예전에는 버어마라 불렸던- 여행을 하게 되었다.
아니라도 취재를 가던 개인적인 일이 있던 핑계김에 집을 나서 국내외로 떠돌기는 이미 한참 전이지만
십여년 전 부터 한 해에 한번씩 해외로 나가겠다고 마음 먹고 기회가 될 때 마다 집을 떠나 남의 나라 문화를 폭풍흡입 흡수하며
개인적인 지적 탐구를 빙자한 여행을 즐기기는 하였어도 작년부터 이어진 본의 아닌 해외 여행길이 벌써 네번째니
이것 참 남편에게 미안한 일이 아닐쎄 싶어도 또 미안함과 민망함은 잠시 잠깐이라 휘리릭 길 나설 채비를 하고야 만다.
특히 이번만큼은 그동안 시부모님 잘 모시고 가족 건사를 잘했다는 의미로 의성김씨 집안 남자 형제들 모임에서 보내주는 것이니 더더욱 얼씨구나 길을 나서야 할 터,
안그래도 화목했던 집안이지만 시어머님 마저 돌아가시고 나서는 오히려 더 형제들간에 끈끈함과 단단함으로
화합과 단결이 그 어느 때 보다 강렬하여 서로 의지하고 존중하며 배려함이니 어째 시부모님 돌아가시고 나서 누려지는 자유와는 또 다른 의미가 있는 것 같더라는 말씀.
암튼 그동안 시어른들 모시랴 자신의 피붙이 부모님을 건사하느라 애썼던 아녀자들,
이름하여 시누이 올케 혹은 며느리와 딸들이 합심하여 각자 다녀온 여행지를 빼고 의기투합이 된 미먄마 동반 여행을 하게 되었다.
몇 년 전에 시부모님 모시고 시댁 식구들과 일본 여행을 다녀온 이후로 간만에 갖는 시댁 식구들과의 해외 여행인고로
이번에는 어떤 여건과 상황이 맞물릴지 궁금하고 기대도 된다.
그리하여 오늘 여행사로 부터 호텔까지 모든 준비가 완료되었다는 연락을 받고나서 서둘러 짐을 챙기기 시작했다.
사실 개인적으로 웬만해서는 짐을 적게 가져가자는 주의 여서 2박 3일 정도는 청바지 하나와 티셔츠 두어장으로 여행을 마무리하고
3박 4일 정도가 되면 바지가 두개 티셔츠나 남방이 가세하기도 하고 겉 옷이 첨부되기도 하고
4박 3일 정도 되면 어지간해서는 돌려입기로 여행 옷을 정리하는 수준이고
여행길이 길어지면 그야말로 번갈아 빨아 입으며 다니는 것이 기본이라
늘상 가볌게 가볍게를 부르짖으며 오로지 카메라에 집중하여 신주단지 모시듯 카메라에 목숨을 걸었지만
이제는 전문가용 큰 카메라가 힘에 부치고 버거워 그것도 포기라 그저 소소하게 손에 쥐어지는 "라이카" 카메라로 모든 것을 소화하기로 결정된 이후로는 그야말로 룰루랄라였다.
헌데
"이번만큼은 엄마 혼자 촬영을 위해 떠나는 여행이 아닌 시댁 식구들과 가는 동반여행이니 옷매무새 부터 모든 것을 신경을 쓰라"는
딸내미 말에 의해 별 수 없이 4박 6일 여정을 아예 완전히 총알 장전 발사할 모양으로 첫날 부터 돌아올 날까지
모든 옷을 일일이 개별 포장을 하여 짐을 싸기로 했다.
그럴 때 가장 좋은 방법은 여행용 압축팩을 활용하는 것이니 사이즈별로 준비하여
하루치 일체를 한 팩에 담아 준비하고 견출지에 필요사항을 적어두면 그야말로 완벽한 요일별 정리가 된다 이 말씀.
나머지는 준비한 주머니에 품목별로 정리하여 집어넣고 또 돌아올 때 빨랫감을 넣어올 비닐을 마련하면 준비 끄읕.
물론 비상약과 간단한 당분 첨가제 이를테면 초컬릿이나 껌, 사탕 등을 준비하여 피곤이 누적된다 싶으면 한 입에 투입하면 밀려오던 피로도가 잠시 주춤거린다 뭐 그런 말.
좌우지간 또 길을 떠나게 되어 남편에게 미안한 마음이고 무설재 식구들에게도 죄송한 마음이 가득이다.
허나 다녀와 무설재 식구들에게 들려 줄 여행기를 기대하면서 잠시 이별을 감내해 주셨으면 한다.
혹여 무설재를 찾아들 계획을 가졌던 분 들이라면 또 며칠만 참아주셨으면 한다.
다녀와 활기찬 모습으로 여러분들을 맞을 요량이니 말이다.
자 그럼 내일은 미얀마를 향해 고고고...담주 목요일에 돌아온다는.
첫댓글 즐겁고 행복한 나들이 하시길요~~~
잘 다녀왔습니다.
염려해주신 덕분에 미지의 나나를 즐겁게 다녔습니다.
즐거운 여행길에 남의 나라 문화와 맛난 먹거리까지 폭풍흡입하시고 무사무탈귀환 기다리겠사옵니다~~~^^
아직 덜 개발이 된, 자연 그대로의, 우리나라 50년대 같은 풍광, 순수한 사람들이 참으로 많은 나라 등등
그러나 음식은 그다지 ㅎㅎㅎㅎ
와~ 또 나가시네^^ 부러워라.. 미얀마는 저도 가고 싶은 나라에요.. 지난번 처럼 아프지 마시고 잘 다녀오세요~ 여행짐싸는 팁은 저도 배워야 겠어요^^
시누이, 올케가 참으로 유쾌한 여행을 즐겼다는.
한 5년 쯤 후애 가면 여러가지 여건이 좋아질래나?
지금은 열악하기 짝이 없는 현실을 더 많이 보고 오게 되지만 그래서 좋은 점도 많다네.
여행짐 싸기 비법은 이번 여행길에서도 동행 시누이 올케들에게도 전수했다는.
부디 즐거운 여행 되세요~
저도 어제는 압축팩을 이용해 싸가지고 온 겨울옷을 가방에 담느라 낑낑.....ㅎㅎ
오늘 밴쿠버로 돌아가는 날.
한국에 있는내내 춥던 날씨가 완전 봄이네요
억울하게 말이죵
잘 다녀 오시공 다음엔 밴쿠버에서 봐요~~♡
와우, 드디어 캐나다로 돌아갔구나...
한국 여행길이 많이 즐겁고 행복했길를...다음엔 캐나다로 휘리릭 날아가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