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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이맘때쯤 나는 우연히 지인의 소개를 받고 서울 종로5가 연강홀 앞에 있는 한 한의원에 간 적이 있다. 한 번은 원장실에서 빼곡히 적힌 경구들을 보고 크게 놀랐다. ‘잠을 깨고 독서하라’라는 문구는 1997년 9월 11일이라는 날짜 표시와 함께 책장에 포스팅돼 있었다. 김효영 원장은 “이 문구는 자신의 모교인 경동고교 도서관에 걸려 있다”면서 고교 시절 그 문구가 기억에 남아 있어 이렇게 붙여 두었다고 한다. 그는 환자를 진료하는 틈틈이 공부해서 ‘소학’을 지금까지 반복해 읽고 있다고 한다. 그가 왜 소학을 중시하는지 궁금증은 이내 풀렸다. ▲김효영 원장이 모교인 경동고교 도서관에 있는 문구를 써 놓은 글. 김 원장은 조선 중기의 대학자인 한훤당(寒喧堂) 김굉필(金宏弼ㆍ1454 ~ 1504) 선생의 둘째 김언상의 후손이라고 한다.
김굉필 선생은 기본공부, 인성공부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소학을 공부의 시작이자 으뜸이라고 주장한다. 선생은 “소학 공부는 모든 학문의 입문이요, 기초이며, 출발로 인간 교육에 있어서 절대적인 원리가 된다”며 소학 공부에 매진했던 것이다. 한훤당이 10년 동안 매진하자 주위에서 선생을 ‘소학동자(小學童子)’라고 불렀다. 이런 노력 덕에 한훤당은 신라 이후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18명의 대학자인 ‘동국 18현’에 올랐다. 또 퇴계 이황이 언급한 조선의 대표적 학자인 ‘동방 4현’의 수현(首賢)으로 추앙받게 된다.
한훤당이 소학을 통해 남긴 가르침은 후손에게 대대로 이어져 김 원장의 증조부와 조부, 부친 등 3대가 모두 한학자라고 한다. 경남 창녕군 고암면의 계팔마을에 있는 계양서당은 증조부가 후학을 양성하기 위해 세웠다고 했다. 김 원장 역시 계양서당에서 소학을 배웠고 한의학을 하게 된 것도 소학의 가르침 덕분이었다고 한다. 조부는 앞으로는 한학만으로는 살아갈 수 없다며 열 살의 손자를 서울로 유학 보내 신교육을 하게 했다. 그 덕분에 경희대 한의대에 들어가 한의사의 길을 걷게 되었다고 한다.
때마침 원장실에 들른 날은 ‘어버이날’이 지난 후였는데 책상 앞에는 ‘이 세상에서 가장 멋진 아빠, 사랑합니다. 항상 건강하세요 당신의 큰딸 김진희 드림’이라는 문구가 적힌 꽃송이가 있었다. 김 원장은 딸이 준 것이라고 했다. 인성 공부의 중요성이 새삼 필자의 가슴을 뭉클하게 했다. 자녀에게 사랑받고 인정받고 존경받는 것보다 더 큰 보람은 없다는 것이다. 사회적 지위로 성공하는 것도 좋지만 그보다 더 훌륭한 것은 부모로서 자녀에게 존경받는 것일 게다.
김 원장은 아버지로서 성공적 삶을 살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것은 바로 김 원장의 먼 선조인 김굉필 선생의 소학동자 삶에서 시작한 것일 게다. 이렇게 보면 한 집안의 가풍 혹은 가학의 정신이 얼마나 소중한지 새삼 알 수 있다. 가풍은 결코 케케묵은 게 아닌 소중한 보배임을 알 수 있다.-후략-
* 게재일자 : 2014.5.7 * 보도매체 : 이투데이 * http://www.etoday.co.kr/news/section/newsview.php?idxno=910991
***1992년 8월 창간하여 지금까지 밝고 긍정적인 사람들의 따뜻한 삶을 담아 세상을 더 아름답게 만들기 위하여 한 분 한 분의 마음 밭에 작은 씨앗으로 뿌려져 아름다운 열매를 맺게 한다는 월간지'좋은생각' 2014년 8월호에도 실렸습니다.***
* 보도매체 : '좋은생각' 월간지 * 보도일자 : 2014년 8월호 * http://blog.naver.com/mare111/22004033979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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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이미 다 알고있는 사실이지만,,영남 일대에서는 알아주는 유림 집안이지요,,김 원장도 한학에 조예가깊고요,,그래서 서예와 문필에 일가견이있고요,,
과찬의 말씀 입니다. *^^*
그렇군요. 제겐 새로운 좋은 소식입니다. 감사합니다. 상큐!
감사 합니다. *^^*
계양서당...군자의 품위를 지니고 창녕땅에 고고히 자리하고 있는 서당입니다.
김원장의 선조님들이 후학양성에 힘들이시던 풍취가 듬뿍 묻어납니다.
지나가시는 길이 있으면 함 방문해보심도 좋으리라 생각됩니다.
송 요철 사장이랑 와 보신 적이 있으시지요?
김원장의 언어나 외면과는 전혀 다른 내면 세계를 보는 듯합니다...
교수 형아, 소생처럼,,,,사람의 겉과 속이 다른 넘이 더러 있습니다. ㅎㅎ,,,,
아니,,,권 총무님이,,,어떻게 이 기사를 아시고,,,,조용히 머리를 숙일 따름입니다.
이~~상~하다. 어떻게 이 기사를 알아 냈을까요? 놀랍고, 탄복할 뿐입니다. *^^*
김원장님의 또 다른 면모를 보는 것 같네요.. 창녕 유림집안 소학의 大家이시라니~~
민망할 따름 입니다. ^^
요새는 한자를 모르는 사람이 많아서 ....한문학을 유지 발전시켜야 국민의 전통을 유지해야 합니다
동조 합니다. 감사 합니다.
훌륭한 인품의 향이 퍼지는 듯합니다. 고리타분한 냄새가 난다할지 모르지만 소학을 근간으로 오늘에 맞는 인성교육 지침서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감사,,, ㄳ 합니다. *^^*
창녕 유림집안 소학의 大家출신이라니.....뭔가 다른면이 많다는걸 느꼈어요~~~~~~
감사 합니다.
말이..말을..만드는데..너무만들어..의미가..반대로..전달되는세상..말을줄입시다../사족;함부로..말..만드는자..선조들게옵서는..엄하게다스리셧는데.........감사합니다
민망 합니다. ㅎㅎ,,,,
@겸헌 김효영 책임이..크심니다..선조들게서가라사대;말로서말많으니말많을까하노라!ㅎㅎㅎ/말많음이라함은..사실을왜곡하고..이득을꾀하기위하여..하는말입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