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온, 기압 변화는 두통을 유발·악화할 수 있다. 외부 자극을 최소화해야 두통 예방, 증상 개선이 가능하다. /클립아트코리아
두통은 기온이 낮아 혈관이 수축하는 겨울에 심해진다고 아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상당수의 두통 환자가 여름에 더욱 증상이 악화하는 것을 체험한다. 어떤 이들은 여름 두통은 지나친 냉방 때문이라지만, 에어컨 바람을 쐬지 않을 때도 두통은 생긴다. 여름철 두통의 원인은 무엇일까?
◇에어컨도 맞지만… 기온·기압 등 모든 변화 두통에 영향
여름철 두통은 에어컨 탓만 해선 안 된다. 높아진 기온과 수시로 변하는 기압, 해가 길어진 계절 특성 등 두통의 원인이 매우 다양하기 때문이다.
고려대 구로병원 신경과 신지혜 교수는 "두통의 원인은 매우 다양한데, 대부분의 두통환자는 뇌가 환경 변화에 매우 민감해 두통을 겪는다"고 밝혔다. 그는 "편두통의 경우, 특히 온도의 영향을 많이 받아 여름이나 겨울 또는 환절기에 증상이 악화하는 환자가 많다"고 말했다.
신지혜 교수는 여름철 두통의 주요 원인으로 ▲덥고 습한 날씨와 그로 인한 탈수 ▲길어진 낮에 따른 생활(수면)변화 ▲지나친 냉방을 지목했다. 신 교수는 "두통환자들은 일반인보다 기온과 기압 변화, 빛과 소리 등 각종 환경 변화에 민감하다"며, "날씨가 급격히 더워지면서 몸은 온도변화에 더욱 민감해지고, 낮이 길어지면서 생활방식이 달라지고 수면이 부족해지는 일, 더위를 피하기 위해 과도한 냉방을 하는 일 등은 모두 두통환자에게 자극이 된다"고 밝혔다.
◇적정 온도·습도 유지 필수… 두통 잦을 땐 병원으로
자극으로 인해 심해진 두통은 자극을 줄이는 것만으로도 증상을 크게 개선할 수 있다. 즉, 여름과 함께 두통이 심해진 걸 느꼈다면, 주변환경과 생활습관을 바꿀 필요가 있다.
신지혜 교수는 "두통 유발과 악화를 피하려면 자극을 피해야 한다"며, "덥고 습한 환경은 피하고, 탈수가 발생하지 않게 물을 충분히 마셔야 하며, 외출할 때는 양산이나 모자를 사용해 몸이 지나친 온도변화를 느끼지 않게 조심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낮시간이 길어졌다 해도 충분한 수면을 취하는 등 평소와 같은 생활을 유지할 수 있게 노력해야 한다"며, "또한 실내온도는 지나친 냉방보다는 20~24도, 습도는 30~40%로 덥지도 춥지도 않은 적정수준을 유지해야 두통이 발생·악화하는 걸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증상이 심할 땐 잠깐 휴식을 취하는 일도 도움이 된다. 신지혜 교수는 "두통이 생기면 빛, 소리, 온도 등 외부 자극으로부터 멀어져야 한다"며 "어두운 곳에서 자극 없이 가만히 누워 쉬거나, 잠깐의 수면을 취하는 것만으로도 증상이 나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가장 좋은 약은 처음부터 두통이 생기지 않게 예방하는 일이다"며, "두통 치료는 두통 유발요인을 없애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두통은 무작정 약국에서 판매하는 진통제만으로 버텨선 안 된다. 진통제 오남용은 오히려 두통을 악화할 수 있다. 한 달에 10~14일 이상 두통 때문에 진통제를 복용해야 한다면, 적절한 진통제와 예방약을 복용해 문제를 개선할 수 있다. 두통이 심하다면 병원을 찾아 전문적인 진료를 받을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