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가 막히지 않으려면
배우자의 모습은 나의 책임이다
어찌 보면 잘 사는 부부와 헤어지는 부부는 종이 한 장 차이라는 생각이 든다.
‘더는 못 살겠다’ 하는 암울한 순간에 버티냐 마느냐 갈등하다가, ‘버티자’를 선택하면 또 하루가 지나고 새날을 맞는 거다. 나도 그렇게 하루하루를 살아왔고 어느덧 결혼한 지 삼십 년이 되어간다. 결코 우리가 잘해서가 아니다.
남편과는 너무 달라서 아직도 티격태격하고, ‘난 바울처럼 혼자 살아야 했어’라고 푸념할 때도 있지만, 신혼 때 부부싸움이 태풍이었다면, 지금은 미풍 정도다. 이제는 상대의 단점이 아닌 내 부족함을 돌아보고, 서로를 있는 모습 그대로 받아들인다. 불타는 열정은 사라졌지만, 대신에 서로를 불쌍히 여길 줄 아는 긍휼의 마음이 생겼다.
하나님으로부터 구원받았다는 확신이 변화의 시작이었다. 하나님께 이미 구원받았기에, 더 이상 무서울 게 없었다. 나를 괴롭히던 작은 것들이 그다지 대수롭지 않게 여겨졌다.
그리고 남을 변화시키기보다 나를 먼저 돌아보는, 편안하고 너그러운 마음이 싹트기 시작했다. 상대의 티끌보다 내 눈의 들보를 먼저 보게 하신 하나님의 조명하심 덕분이었다. 구원의 확신을 깨달음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나의 관점이 조금씩 바뀌었다.
미국에서 공부할 때 히즈 대학 교수님이 해준 말이 떠오른다. “지금 배우자의 모습은 나의 책임이다.”
자녀가 부모의 성적표이듯, 지금 내 남편의 모습은 내 결혼생활의 성적표이고, 나의 모습도 남편의 성적표라는 뜻이다. 즉 내가 잘못됐다면 그건 남편의 책임이고, 내가 잘됐다면 그것도 내가 잘나서가 아니라 남편이 그런 배경을 만들어 주었기 때문이라는 말이다.
깜짝 놀랐다. 한 번도 그렇게 생각해 본 적이 없는데 생각하면 할수록 참 와닿는 내용이다. 남편과 나를 봐도 그렇다. 내가 이룬 행복한 가정과 삶은 모두 그의 도움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말할 수 없이 부족한 아내에게 과분한 남편이다. 그래서 그를 생각하면 항상 미안하고 감사하다.
돌이켜보면, 남편 차인표 씨는 하나님께서 내게 주신 짝이다. 나보다 나를 더 잘 아시는 하나님께서 나에게 딱 맞는 사람을 남편으로 주셨다고 생각한다. 비록 성향은 정반대지만, 그렇기에 서로의 부족함을 채워줄 수 있다.
나는 단순 무식한 면이 있다. 처음엔 의심이 많고 마음을 열기까지 시간이 걸리지만, 마음이 열리면 끝까지 가는 성격이다. 그래서 한번 결정한 일은 빠르게 추진한다.
남편은 반대다. 섬세하고 신중해서 내가 급하게 가면 ‘워~ 워~’ 하고 잡아준다. 내가 놓치는 점을 짚어주고 합리적 의심과 성찰을 하도록 도와준다. 물론 지나치게 진중한 면이 때로는 힘들 때도 있지만, 그것 또한 나에게 부족한 면이기에 감사하다.
또 나는 주장이 강하고 고집이 센 편인데, 남편은 딱히 고집이 없고 잘 따라주는 편이다. 두 딸을 공개입양하고, 아이들에게 입양을 얘기하고, 컴패션 봉사를 하고, 미국 유학을 다녀오고, 야나 홍보대사를 할 때도 남편은 내 의견을 따라주고 지지해 주었다.
지금도 내가 보육원 봉사를 가거나 관련한 일로 바빠도 묵묵히 기다려 준다. 집을 자주 비우는 아내에게 이따금 불평은 할지언정, 결국은 “우리 아내 너무 착하다. 너무 예쁘다”라고 칭찬해 준다. 그게 참 고맙다.
아내의 내조는 한없이 부족한데 남편의 외조는 차고 넘친다. 내가 계속해서 일대일 돌봄이 필요한 아이들에게 관심을 두고 전력을 쏟을 수 있는 것도 전부 남편 덕이다. 내가 이룬 가정과 삶은 모두 그의 도움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하나님께서 주신 거룩한 부담감에 대해 함께 나누고, 서로 의지할 수 있다는 건 축복이자, 선물이다. 그거야말로 부부가 한 방향을 바라본다는 증거이기 때문이다.
-하나님, 그래서 그러셨군요!, 신애라
하나님, 그래서 그러셨군요!
규장신애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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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 그래서 그러셨군요! 20선 쓰기 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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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말씀 그러나 너희도 각각 자기의 아내 사랑하기를 자신 같이 하고 아내도 자기 남편을 존경하라 - 에베소서 5:33
† 기도 주님, 남의 티끌보다 나의 들보를 먼저 보기를 원합니다. 그래서 나의 배우자나 가까운 이들을 변화시키기보다 그들을 향한 나의 마음과 행동이 변화되기를 간구합니다.
† 적용과 결단 오늘 나의 배우자나 가까운 이들을 하나님의 사랑으로 품기 위해 변화되어야 할 마음가짐이나 행동을 고민하고 실행해보는 하루 되기를 소망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