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훈일 세례자요한 신부
사순 제5주간 토요일
에제키엘 37,21ㄴ-28
요한 11,45-56
하느님의 사랑으로 이룩한 희생은 나와 이웃이 구원되고
오늘 복음 말씀에서 대사제 카야파는 자신도 모르게
주님의 수난과 고통의 의미를 예언하고 있습니다.
사실 다른 이를 위해서 희생한다는 것은 사랑이 없으면 가능한 일이 아닙니다.
우리는 태어날 때부터 누군가의 희생으로 성장하게 됩니다.
어떤 생명도 다른 생명의 희생이 없이는 성장할 수 없습니다.
그것이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생명의 법칙입니다.
그런데 이러한 희생 중에서 특별한 모습이 있습니다.
어떤 희생은 그 열매가 대단히 크다는 것입니다.
부모가 자녀를 위해서 희생하면 자녀가 올바로 자라납니다.
자식이 부모를 위해서 희생하면 부모님이 아름다운 임종을 맞이합니다.
배우자를 위해서 희생하면 가정이 평화롭습니다.
이웃과 친구를 위해서 희생하면 어려운 일을 당해도 외롭지 않습니다.
그런데 하느님의 사랑으로 희생하면 놀라운 일이 펼쳐집니다.
바로 이웃의 구원을 보게 되는 것입니다.
이념과 사상으로 자기 목숨을 내놓으며 희생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러나 인간이 만든 이념과 사상은 늘 변해 갑니다.
그러니 그의 신념이 얼마나 강했던 간에 결국 사라집니다.
그러나 하느님의 사랑으로 이룩한 희생은 나와 이웃이 구원되고 다른 이들에게
계속해서 전해집니다. 그것은 하느님이 늘 우리와 함께 살아 계시기 때문입니다.
즉 타인을 위한 희생은 결국 하느님의 사랑을 세상에 드러내는 사건입니다.
하느님이 당신을 드러내고자 하실 때 기꺼이 그분의 도구가 될 수 있도록
우리 자신을 내놓읍시다.
청주교구 김훈일 세례자요한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