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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노사 임협 돌입…“소통으로 윈윈 협상을” | ||
▲ 현대자동차 노사는 17일 울산공장 본관 아반떼룸에서 윤갑한 사장과 박유기 노조지부장 등 양측 교섭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임금협상 상견례를 가졌다. 우성만 기자 smwoo@iusm.co.kr |
올 1분기 영업익 5년내 최저…전년比 15.5% 감소
노조 임금 인상 요구 수용 힘들 듯…승진거부권도
임금피크제 확대·임금체계 개편 등 민감 사안 많아
여름휴가 전 타결 불투명…5년 연속 파업 우려
현대자동차 노사가 17일 상견례를 시작으로 올해 임금협상에 본격 돌입했다.
임금협상은 통상 ‘여름휴가 전 타결’이 노사 모두의 목표지만, 회사의 영업이익이 5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상황이어서 가시밭길 협상이 예고되고 있다.
더욱이 올해는 지난해 임단협에서 마무리 짓지 못한 ‘임금피크제 확대’와 ‘임금체계 개편’ 등 핵심 쟁점까지 협상테이블에 올라 타결 시점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날 현대차 노사는 울산공장 본관 아반떼룸에서 윤갑한 사장과 박유기 현대자지부장 등 양측 교섭대표 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30분간 상견례를 가졌다.
노사는 매주 화·목요일에 교섭을 진행하기로 하고, 다음 교섭은 오는 24일 열기로 했다.
윤 사장은 상견례장에서 “회사가 위기를 맞고 있는 만큼 생산적이고 합리적인 교섭을 할 수 있도록 소통하며 노력해 ‘안티현대’의 오명을 벗자”고 강조했다.
박 지부장은 “사측이 임금협상이 본격적으로 시작도 되기 전에 ‘임금동결’, ‘임금피크제 확대’, ‘임금체계 개편’이라는 노골적인 공세를 펴고 있다”면서 “노조는 조합원 권리와 이익을 대변하는 조직인 만큼 (협상에서)후퇴하거나 양보할 여건은 아니고, 성숙한 소통으로 윈윈하는 협상을 하자”고 전했다.
앞서 노조는 올해 금속노조가 정한 기본급 7.2%인 ‘임금 15만2,050원(호봉승급분 제외) 인상’과 ‘전년도 순이익의 30% 성과급 지급’ 등의 요구안을 사측에 보냈다.
이 요구안에는 일반·연구직 조합원 8,000여명의 ‘승진 거부권’을 보장해 달라는 내용도 포함됐다. ‘승진 거부권’이란 조합원이 희망하지 않으면 ‘대리→과장’ 승진 인사를 거부할 수 있는 권한을 말한다. 즉, 조합원은 ‘승진’보다는 고용안정이 보장되는 ‘노조원’으로 남고, 노조는 이를 통해 일정한 조직력을 유지하겠다는 셈법이다.
아울러 노조는 이번 요구안에서 ‘통상임금 확대’, ‘조합원 고용안정대책위원회 구성’, ‘주간연속 2교대제에 따른 임금보전’, ‘해고자 2명의 원직 복직’ 등도 함께 요구했다.
하지만 현재 사측이 처한 경영환경으로 미뤄볼 때 노조의 임금인상 요구안이 받아들여질지는 불투명하다. 현대차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15.5% 즐어들어 5년여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고, 내수와 수출 모두 지난해보다 5.5% 감소했기 때문이다. 임금인상 뿐 아니라 ‘승진 거부권’도 인사에 관한 사항이라 회사가 수용하기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현대차지부 역시 사측이 요구한 ‘임금피크제 확대 시행(현재 만59세 동결, 만60세 10% 임금 삭감)’이나, 통상임금 문제를 정리하기 위한 ‘임금체계 개편’을 받아들이기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노조는 ‘강성’ 성향으로 “이미 임금피크제를 운영하고 있는 상황에서 ‘정년의 추가 연장’ 없이는 임금피크제 확대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강경한 태도를 취해왔다.
지역 노사관계 전문가는 “올해 임금협상에는 임단협 못지않게 무거운 안건이 다수 포함돼 있고 이 안건들이 노사 모두의 결단을 필요로 한다는 점에서 난항이 예상된다”며 “자칫 2012년 이후 노조의 5년 연속 파업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