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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제산 봉수대와 느티나무. 그 뒤가 집현산이다. 산행 중엔 이 느티나무로 광제산 정상을 식별한다. |
나무꾼과 짐승들이 다니던 옛길을 최대한 활용했다. 등로를 막고 있는 최소한의 소나무만 잘라냈다. 전문 산꾼답게 종주 및 원점회귀 코스도 만들었고 체력에 맞는 하산로도 곳곳에 열었다. 가이드 산악회도 고려, 고개에서 대형버스가 회차할 수 있는 공간도 조성했다. 종주코스의 들머리는 능선대로라면 인근 아파트였지만 민원을 고려해 면사무소로 산길을 돌렸다.
최북단인 집현산 상봉은 이웃한 산청 생비량면 소속. 군경계에서 불과 500m 거리다. 이 면장은 생비량면 면장에게 집현산 상봉에 정상석을 세워줄 것을 요청하며 마지막 500m 구간도 정비했다.
2004년 10월부터 시작한 등산로 개설 작업은 3단계를 거쳐 지난해 4월 완성됐다. 올 1월에는 또 하나의 등산로가 생겼다. 주등산로에서 3㎞ 떨어진 3번 국도 변에 물좋은 찜질방이 생기자 이 면장은 곧바로 산길을 찜질방으로 연결했다. 광제산 등산로 작업의 화룡점정인 셈. 명석면과 산을 동시에 사랑하는 한 면장의 작은 노력이 이룬 의미있는 성과이다.
산행은 홍지소류지(주차장)~임도~잇단 너덜~약샘~봉수대·집현산 갈림길~광제산 정상(봉수대)~잇단 철탑~임도(내율고개·버스회차 지점)~산길·임도 반복~임도(청현고개)~대형 철탑~'깔딱고개'~562봉(삼면봉)~집현산 정상~무너미재~삼거리~집현산 4봉(산불초소)~임도~진양강씨묘~동전마을~명석각~홍지소류지 순. 순수 걷는 시간은 4시간30분 안팎. 이정표가 잘 정비돼 있는 데다 하산로가 곳곳에 열려있어 체력에 맞게 맞춤산행을 할 수 있다.
들머리는 광제산이라 적힌 대형 이정석이 서 있는 넓은 주차장. 바로 옆은 홍지소류지. 산행팀이 오를 등로는 등산로 안내판의 녹색길. 이 코스는 광제산 등로 중 비교적 오르내림이 심한 곳이다.
등로는 둘. 하나는 왼쪽 '황토맛집' 뒷길, 또 하나는 도로 오른쪽으로 20m쯤 떨어진 파밭 옆 오르막길. 두 길은 광제산 봉수대에서 만난다. 광제산 유일 샘터인 약샘을 들르기 위해 후자를 택했다. 14분 뒤 임도. 바로 산으로 향한다. 여느 산과 다름없는 오르막의 연속. 발밑에는 희귀 야생화인 깽깽이풀과 바람꽃 현호색이 눈에 띈다.
잇단 너덜을 지나면 갈림길. 우측 10m 지점에 약샘. 광제산 봉수지기들이 식수로 사용하던 샘터이다. 왼쪽 오름길로 향한다. 12분 뒤 삼거리. 오른쪽 집현산 방향, 왼쪽 광제산 정상인 봉수대로 향한다. 도기념물인 봉수대는 2004년 12월 옛 모습 그대로 복원됐다. 조망이 압권이다. 해서, 국립공원에서나 봄직한 전망판이 셋 있다. 북서쪽으로 삼신봉 영신봉 등 지리산 남부능선과 지리산 천왕봉 웅석봉 둔철산 합천 황매산이, 동쪽으론 산청 집현산 의령 자굴산 방어산이, 남쪽으론 진주 월아산 망진산 사천 와룡산 삼천포항 하동 금오산 진양호가 펼쳐진다. 봉수대를 둘러싼 예닐곱 그루의 느티나무와 포구나무는 멀리서 광제산을 식별하는 인식표가 되니 참조하자. 또 한가지. 산불초소쪽 길이 '황토맛집'서 올라오는 길이다.
이제 집현산 방향으로 향한다. 곧게 뻗은 토종 소나무숲 터널에 솔가리가 널부러진 부드러운 흙길. 발걸음이 무척 가볍다. 이후 산길은 곳곳에 갈림길이 있지만 '집현산' 방향의 이정표를 보고만 간다. 잇단 철탑과 밤나무밭을 지나면 철탑 아래 임도. 사실상 광제산 끝, 집현산 시작 지점이다. 내율(밤실)고개로 가이드 산악회를 위한 버스회차장이 조성돼 있다. 동시에 산길마라톤코스이다. 봉수대에서 40여 분.
임도로 가도 되고 왼쪽 산길로 가도 좋다. 산길을 택해도 임도는 한 번 만난다. 다시 본격 산길. 이때부터 등로를 중심으로 왼쪽 산청 신안면, 오른쪽은 진주 명석면.
시야가 트이는 삼각점 봉우리(324m)를 지나면 다시 임도. 지도상의 청현고개, 일명 천고개다. 옛날 산청에서 진주장을 오갈 때 천명이 모여야 넘는 고개로, 그 만큼 도적떼나 산짐승이 많았단다.
바로 산으로 향한다. 시·군 경계길이 계속된다. 슈퍼 철탑도 만난다. 왼쪽 건물은 경남종축장, 오른쪽 저 멀리 느티나무가 보이는 광제산이 확인된다.
'깔딱고개'가 기다린다. 화엄사 코재길 수준이다. 15분 정도는 땀깨나 흘린다. 이후에도 정도의 차이일 뿐 오르막은 계속된다. 호조참의 무덤에서 10여 분 뒤 562봉. 산청군 신안면과 생비량면, 그리고 진주 명석면이 만나는 삼면봉(三面峰)이자 집현산 6봉이다. 상봉인 집현산 7봉까지는 500m. 10분이면 닿는다. 상봉(577m)은 암봉으로 멀리서 보면 상여를 닮아 상여바위라 불린다. 오른쪽 건너편에 집현산 1, 2, 3봉이 보인다. 그러고 보면 집현산은 말발굽 모양의 7개 봉우리로 이뤄진 산임을 알 수 있다.
삼면봉에서 8분이면 무너미재. 오거리다. 맨 왼쪽 현동마을 가는 길, 그 다음은 시계방향으로 각각 부봉(집현산 5봉) 가는 길, 부봉(집현산 4봉)으로 안가고 하산하는 지름길, 임도인 마라톤길이다. 부봉으로 향한다. 무덤을 지나 오르막길 좌우엔 얼레지 천국. 거기서 12분 뒤 삼거리. 오른쪽 동전마을, 왼쪽 산불초소가 있는 집현산 4봉을 들렀다 하산한다. 7분 뒤 4봉. 정상석에는 572m라 적혀 있다. 등산안내도엔 외형상 더 높아 보이는 이웃한 3봉이 549m에 불과한 데 이보다 더 낮은 봉이 572m라니 분명 잘못됐다.
하산 후 만나는 명석각 내 자웅석. |
삼거리에서 이제 본격 하산한다. 만개를 기다리는 철쭉길이다. 무너미재 지름길로 내려오는 갈림길을 지나면 마라톤코스인 임도. 20m쯤 우로 가다 왼쪽 산길로 내려선다. 황홀한 진달래길이다. 길찾기 유의할 곳 하나. 진양강씨묘를 지나 100m 지점엔 갈림길. 왼쪽으로 가야된다. 거기서 10분이면 동전마을에 닿는다. 명석각을 지나 7분 정도면 주차장에 닿는다.
◇ 교통편
- 진주서 신기행 버스 27-1번 홍지마을 하차
부산 서부버스터미널에서 진주행 시외버스는 오전 5시40분부터 8~10분 간격으로 출발한다. 1시간30분 걸리고 6700원. 노포동종합터미널에서도 시외버스가 출발한다. 오후 6시부터 30~40분 간격. 2시간 걸리고 7700원.
진주터미널에서 나와 왼쪽으로 500m 가면 남강신호대 사거리. 이곳 시내버스 정류장에서 신기행 27-1번 버스를 타고 홍지마을에서 내린다. 오전 8시10분, 8시45분, 10시25분. 900원.
날머리 홍지소류지에서 진주터미널행 27-1번 버스는 오후 3시, 4시40분, 5시50분, 6시50분(막차)에 있다. 진주터미널에서 서부터미널행 버스는 10~20분 간격으로 출발하며 막차는 밤 9시10분. 심야버스도 있다. 밤 10, 11시, 자정 출발. 주례, 롯데백화점 서면점을 거쳐 부산역이 종점이다. 8500원. 노포동행 시외버스도 있다. 25분 간격이며 오후 8시가 막차. 시간이 맞지 않을 경우 명석택시(055-744-3434, 4747)를 이용하자. 홍지소류지에서 서진주 스파랜드까지 1만 원.
승용차를 이용할 경우 이정표 기준으로 남해고속도로~진주분기점~대전·통영고속도로 서진주IC~시청 진주성 직진~산청 명석면 3번 국도 좌회전~명석면 판문동 우수리 우회전~광제산 등산로~명석면~홍지 신기~광제산 등산로~신기~광제산 이정석~주차장(홍지소류지) 순.
◇ 떠나기전에
- 인근 '서진주 스파랜드' 피로씻기 적당
집현산과 광제산은 남덕유에서 출발한 진양기맥의 막바지길. 재밌는 점은 집현산 정상은 기맥에서 500m 벗어나 있다. 풍수지리 관련 책을 두 권이나 펴낸 풍수지리 전문가이기도 한 이춘기 면장은 "이는 정상이 본루에 없고 후면에 위치해 기맥의 기(氣)를 불어넣어 주는 양상"이라고 설명했다. 진양기맥을 상수도관에 비유하자면 집현산은 압력을 불어넣는 가압장이나 물을 채워주는 배수지 역할을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명석(鳴石)면에 오면 '보국충석(報國忠石)의 고장'이란 수식어를 흔히 볼 수 있다. 보국충석은 남자의 성기와 여자의 족두리를 각각 닮은 두 개의 돌. 일명 자웅석(雌雄石) 또는 운돌이다. 사연이 있다. 고려 말 진주성 정비때 온 백성들이 동원됐다. 집현산에 있던 이 두 돌도 성돌(城石)이 되고자 굴러갔다. 명석면쯤 왔을 때 공사에 참여한 한 스님이 이 돌을 만나 이미 공사가 끝났다고 하자 돌은 그 자리에서 크게 울며 눈물을 흘렸다. 이에 감복한 승려가 이 돌을 '보국충석'이라 명명하고 아홉 번 합장배례했다 한다. 이 돌은 이번 산행의 날머리에서 주차장으로 오는 도중에 위치한 '명석각'에 잘 보존돼 있다.
명석면은 등산로 개설 기념으로 매년 11월 마지막주 일요일 광제산 등산축제를 개최한다.
맛집 한 곳 소개한다. 들머리 홍지소류지 인근 '황토맛집'(055-745-6092). 소금과 숯이 포함된 황토집에 물은 지장수를 쓰는 웰빙식당이다. 목살처럼 두꺼운 생삼겹살(사진)을 참숯에 굽는다. 양념과 야채는 직접 재배했고 소금도 황토에서 구웠다. 된장도 직접 담갔다. 된장 콩비지 등 모든 메뉴가 맛깔스럽다.
피로는 탄산유황천이자 알칼리 찜질방인 '서진주 스파랜드'(055-744-8383)에서 풀자. 올 1월 말 문을 열었다. 물이 미끄러워 비누가 필요없을 정도이다. 홍지소류지에서 차로 10분 걸린다. 5인 이상일 경우 차가 실어다 준다. 특히 이곳은 지리산 종주산행을 오가는 산꾼들이 부담없이 1박을 하기에 안성맞춤이다.
이번 산행에는 광제산을 130여 차례나 오른 진주 오광대 무형문화재 후보자이자 명석면사무소 농악단 단장인 하계윤(50)씨가 동행했다. 그는 광제산 산행도우미다. 안내를 원한다면 적어도 4, 5일 전에 문의하면 된다. 011-552-9030
글·사진 = 이흥곤기자 hung@kookje.co.kr
문의 = 국제신문 산행팀 (051)500-5151
이창우 산행대장 011-563-0254
- 까치봉·장군봉·부봉·정상까지
- 총길이 12.5㎞ 5시간 소요 코스
- 산청군 577m·진주시 548m
- 두 지자체 각기다른 정상석
- 돌담·제단·소나무 운치 장군봉
- 용 승천 전설 서린 부봉 거쳐
- 정상 도달하면 숲이 시야 가려
- 솔숲 걸어 도리천쉼터서 마감
입양을 가거나 새어머니를 맞아들인다면 법적 어머니는 달라질 수 있지만, 그렇다고 자신을 낳아 준 어머니는 변치 않을 터이다. 무슨 뚱단지 같은 소리냐고 핀잔할지도 모르겠지만, 최근 산행에서 이와 유사한 일을 겪어 하는 말이다. 정상이 두 곳인 산을 다녀왔다. 해발 고도가 같은 봉우리가 두 개가 아니라 엄연히 봉우리들의 높낮이가 다른데도 정상이 두 곳이다. 경남 진주시 명석·집현·미천면과 산청군 생비량·신안면에 걸쳐 있는 집현산(集賢山)이 그곳이다.
집현산에서 두번째로 높은 장군봉. 수백년 된 듯한 낙락장송 아래 돌담을 둥그랗게 쌓은 제단이 설치돼 있다. |
집현산에서 가장 높은 봉우리는 해발 577m로 산청에 있다. 그런데도 진주시는 관내에 있는 이보다 낮은 봉우리(548m)를 정상이라고 주장하며 정상석까지 설치해 놓았다. 산청군은 이곳을 '집현산 부봉'이라 부르고, 관내 '577 고지'에 따로 정상석을 세워놓은 데 이어 산행구간의 등산 안내도와 이정표에 이같이 표시해 뒀다. 이를 보고 산행하던 등산객이 두 개의 정상석을 발견하고 어떤 게 정상인지 혼란스러워하는 상황을 한번 상상해 보라. '진주시 정상'에 올라 정상 등정 기념사진을 찍었는데 또 다른 정상을 만났으니 얼마나 황당하겠는가.
자치단체의 행정구역은 지도상 경계 표시일 뿐이지 산을 무 자르듯 잘라 나눌 순 없다. '걸쳐 있다'는 말 자체가 '연속'을 뜻한다. 백두산이 우리나라와 중국에 걸쳐 있듯 산은 국경과 행정경계를 넘어 지세가 뻗어나간 데까지 이어진다. 그럼에도 지자체는 산을 자기 관내로만 범위를 한정해 정상을 정하니 어떻게 '견강부회' '아전인수'라는 비판을 비켜갈 수 있겠는가. 하지만 사람의 편협한 구획 관리와 달리, 산은 자연 그대로 의연하고 넉넉하다. 산에서 차별이란 단어는 존재하지 않는다. 미물에서 낙락장송에 이르기까지 뭇 생명은 하나하나가 의미를 지닌다. 각기 다른 음색의 생명들이 대자연의 교향악을 연주하는 곳이 산이다.
산청군이 설치한 집현산 정상석. |
'어진 이들이 모인다'는 뜻의 집현산은 '인자요산(仁者樂山)'이란 말을 실감케 한다. 20m가 넘는 늘씬한 소나무들이 군락하는 숲 사이로 난 낙엽 수북한 오솔길을 걷노라면 호젓한 아름다움에 젖는다. 어른 팔 길이로 한 아름이 훨씬 넘는 낙락장송도 있다. 솔숲을 지나 탁 트인 푸른 하늘을 만날 때면 소나무는 하늘이 파견한 '푸름의 정령'인 듯한 생각이 든다. 그래서 솔숲 걷기는 영혼의 필터링으로 다가온다.
집현산은 임진왜란 때 진주성 탈환을 위해 아군이 왜군과 격전을 벌인 곳이기도 하다. '진양지'에 '집현산은 진주의 북쪽 40리에 있다. 덕유산의 일맥이 동쪽으로 달려와서 자굴산(897m)이 되고 자굴산의 한 가닥이 서쪽으로 구부려 와서 이 산이 되었다'라고 기록돼 있다. 이번 산행은 5개의 봉우리를 오르내리지만 경사가 그리 급한 곳이 없어 무릎에 큰 부담이 가지 않는다. 산행은 대둔마을 입구에서 시작해 까치봉과 장군봉, 부봉, 정상을 거쳐 원점회귀하는 코스다. 총길이는 약 12.5㎞, 5시간가량 소요된다.
산행 구간 초입에 핀 들국화. |
대둔마을 입구에서 양천변 도로를 따라 가다 금장선원 갈림길에서 오른쪽으로 진행한다. 30m가량 걷다 왼쪽으로, 다시 5분쯤 후 갈림길에서 오른쪽으로 접어든 뒤 50m가량 지나 또 오른쪽으로 길을 이어간다. 그 이후 15분가량 거리의 갈림길에서도 모두 오른쪽으로 길을 잡아 가면 5분쯤 후 능선에 올라선다. 역시 오른쪽으로 가다 5분가량 후 왼쪽으로 방향을 튼다. 25분가량 후 나오는 갈림길에서는 오른쪽으로 꺾어 진행하면 5분쯤 후 까치봉(530m)에 이른다. 여기서 25분가량 걸으면 장군봉(549m, 집현산 동봉)이다. 낮은 돌담을 둥글게 쌓은 제단이 설치돼 있고, 그 주위에 수백년 된 듯한 우람한 낙락장송 세 그루가 서 있다.
장군봉의 또 다른 낙락장송. |
5분쯤 후 갈림길에서 오른쪽으로 가면 10분 후 헬기장이 나온다. 5분쯤 후 갈림길에서 오른쪽으로 길을 잡아 50m가량 가면 부봉(548m, 진주시 정상)에 닿는다. 부봉에는 용 승천 전설이 서려 있다. 도를 닦기 위해 지상에 내려온 하늘의 용이 다시 승천하려 할 때 마을 사람들이 손가락질하며 고함을 지르는 바람에 승천하지 못하고 이승에서 고생하고 있었다. 마을 사람들을 원망한 용은 가뭄과 질병으로 보복했다. 노인으로 변한 용에게 이런 이야기를 들은 한 마을 청년이 100일 동안 기도하며 잘못을 빈 끝에 용의 저주를 풀 수 있었다는 전설이다.
부봉에서 20분쯤 내려가면 오봉삼거리가 나온다. 여기서 왼쪽으로 길을 잡아 10분가량 걸으면 무너지재에 이른다. 곧장 직진해 15분쯤 가면 나오는 갈림길(563m)에서 오른쪽으로 방향을 틀어 10분가량 더 걸으면 정상(577m)에 닿는다. 정상에는 숲이 우거져 시야를 가린다. 정상에서 10분쯤 내려오면 만나는 갈림길에서 오른쪽으로, 다시 30분가량 후 갈림길에서도 오른쪽으로 진행한다. 그 이후 35분가량 더 걸어 출발지로 돌아온다.
◆떠나기 전에
- 도승 비량의 덕 살아있다 해서 '생비량' 지명 유래
대둔마을 앞으로 흐르는 양천. |
집현산은 '삼산은 하늘 밖에 반쯤 걸려 있고/진수(秦水)와 회수(淮水) 두 강은 백로주에서 갈라져 흐르네(三山半落靑天外 二水中分白鷺洲·삼산반락청천외 이수중분백로주)'라는 당나라 시인 이백의 시구에 어울리는 명당이라고 한다. 이 시구의 삼산에 비견한 곳이 집현산과 자굴산, 황매산이다.
전설에 따르면 옛날 비량(比良)이라는 도승이 집현산에 절을 지어 포교하며 선행을 베풀었다. 그 도승이 입적한 뒤 마을 사람들이 '그의 덕이 살아 있는 곳'이라는 뜻에서 '생(生)' 자를 붙여 마을 이름을 '생비량'이라 불렀다고 한다. 대둔마을 입구에 이 같은 내용을 적은 '생비량유래비'가 세워져 있다.
한편 이백의 해당 시구는 '등금릉봉황대(登金陵鳳凰臺)'의 일부다. 이 시는 동시대 시인 최호(崔顥)의 절창 '등황학루(登黃鶴去)'를 의식해 지은 것이다. 이백은 애초 황학루에 관한 시를 지으려 했다. 그러나 현지에 가 보니 이미 최호가 시를 지어놓았고, 그 시가 너무 아름다워 그를 뛰어넘는 시를 짓기 어렵다고 판단해 포기한 뒤 금릉의 봉황대로 가 이 시를 지었다고 한다.
'옛 사람 황학 타고 이미 떠나버려/이 땅에 부질없이 황학루만 남았구나(昔人已乘黃鶴去 此地空餘黃鶴樓·석인이승황학거 차지공여황학루)'라는 최호의 시구는 인생의 허무가 짙게 배인 장중한 아름다움으로 유명하다.
◆교통편
- 부산 서부터미널서 원지 하차
- 송계행 농어촌버스 갈아타야
부산서부시외버스터미널에서 함양으로 가는 시외버스를 타고 진주를 지나 원지시외버스터미널에서 내린다. 이어 송계행 농어촌버스를 타고 장란 버스정류장에서 하차하면 산행 출발지로 갈 수 있다.
송계행 버스는 오전 7시 40분, 8시 40분, 10시 10분에 있다. 장란에서 원지로 나가는 버스는 송계 출발 오후 3시 40분, 4시 30분, 6시에 있다.
문의=스포츠레저부 (051)500-5147 이창우 산행대장 010-3563-0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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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사이트 : 집현산 [산청군]
집현산 [경상남도]
집현산 [진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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