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로...기나긴 8연패였습니다.
매번 똑같은 시나리오...누군가의 엑스맨 놀이, 막판 런 허용....클러치샷 뚜드려맞고 석패...
드디어 오늘 필리를 상대로, 그 저주스러운 무한궤도를 끊었습니다.
시나리오 자체는 크게 바뀌지 않았습니다.
4쿼터 중반까지 10점차 근처의 리드를 유지하다가.....갑자기 확 무너지며 0-8run을 허용, 아놔...또인가 싶은 생각이 들게 했죠.
엑스맨은 없었느냐? 있었습니다. 14분 동안 무려 8어시를 기록한 세바스찬 텔페어. 4쿼터 초반 무리한 패스 연발에
백투백 턴오버를 날려주며 제 간을 콩알만하게 만들었습니다. 다행히 필리 쪽에서는 윌리그린과 백호 등이 턴오버를 범해주며
맞불(?)을 놓아....점수차는 유지되었습니다.
클러치 플레이는 안 맞았느냐? 맞았죠. 4점차에서 이궈달라가 앤드원 플레이를 성공시키며 그야말로 턱밑까지 추격당했습니다.
다행히, 포이와 맥칸츠의 에이스놀이에 4쿼터의 명운을 걸던 위트먼이...시스템을 바꿨습니다.
오늘 미네는 4쿼터 후반 빅 알과 밀러의 투맨게임으로 주구장창 밀어붙였고, 빅 알은 미칠듯한 연속득점, 밀러는 클러치
3점슛을 꽂으며 기대에 부응했습니다. 정말 4쿼터의 빅 알은 언터쳐블 그 자체였습니다. 백호가 열심히 막아보았지만,
빅 알의 현란한 풋웍과 지칠 줄 모르는 낚시에 (빅 알의 슛훼이크는 정말 박진감이 넘쳐서 수비수들이 잘 낚입니다. 모션 자체도
훼이크와 슛폼이 거의 구별이 안가는데다, 그 박진감 넘치는 외모까지 더해져서 그런지 수비수들이 다 떠버리더군요...^^;;)
정신 차린 곰플과 크랙도 미네소타 입장에서는 천군만마. 그리고 리그 최강의 오펜리바 팀 중 하나인 필리에게 끊임없이
갠세이를 넣어 가드들의 보드장악에 일조한 (네. 갠세이만 넣었습니다. 스탯은 여전히 투명인간입니다.) 팀내 유일한 7푸터
제이슨 칼린스도 정말 수고해줬습니다.
특히 크레익 스미스는 오늘 25분동안 7/9의 야투율, 7/10의 프리드로를 기록하며 무려 21점을 폭격했습니다. 정말 징하게도
욕먹던 크랙이 이제사 정신을 차린 모습입니다. 오랜시간 마크맨이 무려 엘튼 브랜드였음에도 불구하고, 대단한 화력을
선보였습니다. 브랜드에 대한 몸수비 (네. 몸수비입니다. 여전히 센스같은 건 보이지 않았지만....)도 괜찮았구요.
최근 부진하던 케빈 러브는 백호와 브랜드를 위시한 강력한 상대 골밑에 꽤나 고전했지만, 널찍한 몸뚱이와 센스를 바탕으로
파울을 많이 얻어내었습니다. 앤드원 슬램덩크도 하나 있었죠. (스페이츠의 본헤드파울로 인한...)
브랜드의 페이더웨이를 블락해버리는 장면에선 저도 모르게 손을 불끈 쥐었습니다. 이 친구는 던컨과의 매치업 때도 그랬고...
상대가 강할수록 더 수비가 신나는 모양입니다. 확실히 좋은 골밑 수비수로서의 자질이 있는 것 같습니다.
30초 남기고 터진 밀러의 3점슛은 미네소타에게 4점차의 리드를 안겨주었고, 이후 필리의 파울작전에서 포이와 브루어가
번갈아가면서 자유투 두 개를 모두 성공시켜 천신만고 끝의 승리를 거두었습니다. 강적 필리를 상대로 한 승리라 더욱
의미가 큽니다.
10점 3리바운드 6어시스트 2블락 2턴오버를 기록한 포이도 알토란같은 활약을 보여주었습니다. 3점슛감은 여전히 메롱
(0/3)이었지만, 무리한 플레이를 자제하고 확실한 슛만 던지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더불어 필리 수비진을 마구
휘젓고 다니는 움직임도 나쁘지 않았습니다. 전반적으로 미네의 공격은 일단 포이에게 스크린 걸어준 후 포이가 들어가서
한바탕 휘저어 놓고 시작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요거 괜찮은 듯 합니다. 미스매치와 오픈찬스가 많이 나더군요. 필리의
수비가 제법 솔리드했음에도 불구하고....
상대가 흐름을 탈 수 있는 상황에서 공을 냅다 벤치로 날려보낸 하이라잇 속공 블락은 보너스. (아마 테디어스 영이 블락을
당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리고 오늘도 변함없이 유기적인 공격으로...29개라는 아름다운 팀 어시스트를 보여주었습니다. (필리는 19개)
유타에 이어 어시스트 마진 리그 2위.....특출나게 많은 어시스트를 기록하는 포인트가드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모든
팀원들이 볼을 나눠가지는 시스템 자체는 참 마음에 듭니다. 그게 맨날 3쿼터 중반까지여서 그렇지....오늘은 어쨌든
4쿼터까지 시스템을 안 망가트리고 돌리니 3연승 중이던 강적 필리를 잡아내네요.
기본적으로 3쿼터까지는 거의 항상 앞서는 팀인지라;;; 오늘 빅 알-밀러의 투맨게임처럼 승부처에 밀어붙일 확실한
카드만 보여줄 수 있다면, 앞으로 미네소타는 제법 볼 만한 팀이 될 것입니다.
P.S: 개인적으로....오늘 미네소타가 3쿼터 후반에 흐름을 잃지 않고 끝끝내 승리까지 따낸 비결은....여러가지가 있겠지만
가장 컸던 요인은 바로 이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라샤드 맥칸츠: 6분 40초 출전. 2/3야투율. 4점 2리바 1어시. 3쿼터 중반부터 게임종료까지 아예 코트에 못 나옴.
.....정말 미안하지만, 위트먼이 맥칸츠를 제대로 썼군요. 아주잠시 득점하게 한 뒤 흐름이 끊겨서는 안되는 후반에는
아예 출전을 안시키는......
지난 시즌 정말 극악의 팀 어시스트를 기록했던, 갑갑한 시스템의 미네소타에서는 맥칸츠의 닥치고 득점이 소중할 때가
많았지만.....
이제 팀이 꽤나 볼만한 공격 시스템을 갖추고 나니 여엉 겉돌며 엑스맨놀이만 하고 있는 맥칸츠....
현재로선 오늘 정도가 딱 적절한 활용이네요...=.=
첫댓글 박진감 넘치는 외모 ㅋㅋㅋ
뭐 아무리 착하다 개념있다 칭찬이 쏟아져도.... 사람 없는 밤길에 빅 알을 만났다고 생각하면, 웃으면서 사인을 요청하지는 못할 것 같습니다.^^;
필리를 꺽다니 대단하네요.....
오늘 알젭과 함께 늑대들의 득점 선봉에 선 라이노!!!인사이더임에도 리바운드 같이 힘든 건 안 하는 대신, 어시스트에 맛 들려서 포인트 포워드? 행세를 하고 있더군요. 그래도 덩치가 있는데 리바 4~5개는 잡아야 할텐데 말입니다. 늑대들이 더 좋아지려면 밀러가 지금보다 최소 5득점은 더 해야하고 러브가 하루빨리 슛 감각을 되찾아야 합니다. 여튼 지독한 연패를 끊어서 기쁘네요. 문자중계 보면서 애간장이 녹았는데..ㅠㅠ
축하드립니다. 그동안 점점 컨디션 끌어올리며 반비례로 욕먹는 정도도 갈수록 덜해가던 라이노가 완연히 원래의 모습을 되찾았습니다. 지난 시즌의 모습이네요. 다만 25분동안 21점 5리바 0어시를 해야 정상인 선수인데 21점 0리바 5어시는 좀 적응이 안되는군요^^;; 그런데 오늘 15풋 점퍼 깔끔하게 성공시키고 브랜드 앞에 놓고 페이더웨이 성공시키고...그동안 들어가지도 않는 점퍼 쏴댈 때마다 욕했었는데 그게 이제 나름 영점이 잡혀가나 봅니다? 크랙에게 점퍼가 생기면 슛 훼이크 한방에 골밑까지 길이 열릴테니 위력이 배가되겠죠. 정말 그동안 제 속을 새까맣게 태우던 크랙이 제정신으로 돌아오니 너무 반갑습니다.^^ (맥칸츠는...)
감사합니다. 크랙이 나름 성실한 선수로 알고 있는데, 쭉 올라가던 컨디션이 오늘 경기에서 제대로 폭발한 듯 싶습니다. 그나저나 우리의 매칸더는 지구를, 아니 울브즈를 언제쯤 구할까요? 이젠 기대를 접어야 하나요?
맥칸더는....팀이 유기적인 공격시스템을 갖추자 오히려 더 적응을 못하는 모습입니다. 닥슛과 닥돌이 몸에 밴 녀석이라 더 그럴지도 모르겠습니다...지금처럼 계속 1:5 플레이를 고집한다면, 트레이드의 길을 피하기 힘들 듯 합니다. 좀더 팀의 흐름에 녹아드는 모습이 요구됩니다.
맥칸츠 6분 40초 나오고 득점마진이 +9길래 뭔가 했는데.....
또 이전에 쓰신 글 붙여넣기 하실 줄 알았더니...ㅋㅋㅋ 축하드립니다...
여튼 알젭 정말 대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