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면 볼수록 새로운 사람이 있다. 하지원! 그녀를 직접 만나본 사람들의 첫마디 역시, '실제로 보니 정말 다르다'. 그, 래, 서! 족히 반년 이상 그녀와 호흡을 맞춰본, 나름대로 배우 하지원, 인간 하지원에 대해 한마디씩 거들어줄 아군을 찾았다. '다모'의 이서진, 김민준, 이재규 감독부터 영화 '내 사랑 싸가지'의 김재원, 신동엽 감독, 그리고 현재 출연중인 드라마 '발리에서 생긴 일'의 파트너 소지섭까지... 과연 여섯 남자의 눈에 비친 하지원의 진짜 모습은?
소지섭의 진술 => 하지원은 '의외의 캐릭터'
...'다모폐인' 때문일까? 지원씨를 떠올리면 '폐인'이라는 단어부터 생각이 났었다. 그리고 직접 만나기 전까지는 무척 까불까불하고 밝은 캐릭터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막상 드라마 촬영장에서 만나보니 오히려 조용조용한 면이 많아서 놀랐다. 아직까지는 친해질 기회가 별로 없었는데, 성격이 좋아서인지 금세 '오빠'라고 부르며 잘 따라줘서 고맙게 생각한다. 부디 우리 주인공 셋이 힘을 합쳐 이 드라마를 통해 모두 성숙된 연기자로 거듭날 수 있는 계기가 됐음 좋겠다...
지원 => "지섭 오빠뿐만 아니라 대부분 나를 직접 만난 남자들은 다 그런 소리를 해요. 처음엔 한자리에 가만히 앉아있지 않고 왔다갔다하는, 아주 밝고 활발한 성격일 거라 생각했는데 막상 함께 촬영해보니 너무 얌전하다며 놀라더라구요. 아무래도 그동안 제가 연기했던 캐릭터들이 너무 활발해서 그런거 같아요. 너무 많이 보여줬나? 사실 제 성격은... 장난치는 걸 좋아하긴 하는데, 까불거리는 스타일은 아니죠. 어디 돌아다니는 것도 별로 안 좋아하고, 시간 나면 오직 집안에만 있어요. 말수도 별로 없고, 어떻게 보면 눈물도 굉장히 많은 편이죠. '다모'때의 채옥이랑 느낌이 비슷한거 같아요. 사실 지섭이 오빠나 나나 말이 많은 편은 아니죠. 오빠도 처음엔 말이 굉장히 없더라고요. 그래도 전 촬영장에 가면 말을 많이 하려고 노력하는 편인데..."
김재원의 진술 => 하지원은 '털털한 누나'
...이번 영화로 만나기 전까지, 하지원 하면 자기관리가 철저한 배우라고 생각했다. 성격도 냉소적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완전히 딴판이었다. 누나라서 그런지(나보다 딱 한 살 많음.) 연기할 때 도움도 많이 주고, 밥도 많이 사주고, 털털하고 재미있고... 여러모로 고마웠다. 워낙 섹시하고, 연기도 잘하고, 예쁘지만 내겐 털털한 누나, 좋은 누나로 남을 것 같다. 그리고 또 하나, 영원한 '나의 노예'로 남을 듯! 끝으로 한마디, "누나, 지난해 상 휩쓴 거 축하해요. 그리고 올해도 열심히 하세요!"...
지원 => "재원이가 착하네? 밥 많이 안 사줬는데, 많이 사줬다고 해주고... ㅋㅋㅋ 사실 재원이가 살인미소, 미소년 뭐 그렇게 불리지만, 평상시엔 무척 남자답거든요. 그러다 보니 서로 편하게 지냈던 것 같아요. 특히 촬영도중 매니저들끼리 의형제까지 맺어 더 허물없이 친해진 케이스죠. 저를 두고 '털털한 누나'같다고 하는 건, 사실 제가 뭐든 가리면서 하는 편이 아니라서 그럴 거에요. 저 사람이 이렇게 하면 싫어하니까 이건 하지 말아야겠다. 이건 좋아하니까 해야겠다 등 계산하면서 행동하질 않거든요. 그냥 상대 배역이 너무 좋고, 촬영하는 게 즐거우니까 내가 해주고 싶은 거 다 해주는 거죠. 그러다 보면 현장 스태프와도 많이 친해지요. 장난도 치고, 농담도 하고, 같이 사진도 찍으면서... 뭐든 의무감으로 하는게 없으니까 좋아요!"
신동엽 감독 진술 => 하지원은 '인디아나 존스'
...하지원씨는 시간이 지날수록 감탄사를 자아내게 하는 배우인 거 같다. 처음엔 스타라는 선입견 때문인지 꽤 도도하고 까다로울 거라 생각했는데, 완전히 그 반대였다. 첫인상은 밝고 해맑은 인상이었다. 섹시하고 여성스럽다기보다 미소년 같은 인상이었다고 할까? 맘속으로 '되게 똑똑하게 생겼다'는 생각도 했었다. 촬영을 해보니 어떤 어려움이 닥친다 해도 전혀 굴복하지 않는 당차고 억센 고집쟁이인 반면, 부드럽고 여성스러운 로맨티스트의 모습도 갖고 있었다. 그리고 또 하나 발견한 색다른 점! 늘 새로운 도전과 모험을 좋아한다는 것. 만약 지원씨가 남자로 태어났거나, 또 다른 삶을 산다면 '인디아나 존스' 같은 모험가나 '성룡' 못지 않은 액션 배우가 되었을지도 모르겠다...
지원 => "아주 맘에 드는 표현이네요! 인디아나 존스라~. 저랑 너무 잘 어울리는 거 같아요. 실은 제가 좀 호기심이 많아 뭐든 처음 해보는 거 되게 좋아하거든요. 새로운 환경도 오히려 즐기는 편이고요. 예전에 데뷔하기 전에는 항상 오디션 보러 다닐 때도 정말 숱하게 떨어졌는데 한번도 울었던 기억이 없어요. '그 사람들이 날 떨어뜨린게 아니라 뭔가 내게 부족한 게 있다'고 혼자 생각하고 했죠. 긍정적인 성격 탓도 있지만, 그 난관을 헤쳐가야 된다는 생각을 했던 거 같아요. 지금이야 뭐 일이 술술 풀리니까 너무 행복하죠!
그리고 고집은...전 별로 세다고 생각하지 않는데 사람들이 그렇게 보는 것 같아요. 근데 평상시엔 고집이 없다가도 일에 있어서는 좀 예민한 편이죠. 왜냐면 촬영장이 연습장은 아니니까, 그래서 매니저나 코디 등 우리 스태프도 일할 때는 정확한 걸 좋아해요.
로맨틱? 잘 모르겠지만, 아무래도 그런 게 있으니까 연기하며 살고 있지 않을까요?"
이서진의 진술 => 하지원은 '심성이 고운 배우'
... '다모' 촬영 전에는 굉장히 깍쟁이 같다는 느낌을 갖고 있었다. 그 후 약 8개월 동안 거의 매일같이 촬영하면서 느낀 점은 참 '심성이 고운 배우'라는 것. 어릴 때부터 일만 해서 그런지 세상에 물들지 않은 순수한 느낌을 받았다. 스케줄이 너무 빡빡해 가끔 피곤해 보이기도 하지만, 차안에서 새우잠을 자면서도 작품에 열중하는 모습이 너무 아름다워 보였다. 들리는 소문에 올 상반기까지 스케줄이 꽉 잡혀 있다는데, 건강을 잘 챙겼으면 좋겠다. 왜냐면... 아직까지도 하지원하면 떠오르는게 나의 채옥이니까!...
지원 => "언젠가 오빠가 그런 말 한 적 있어요. '다모' 촬영 때 오빠랑 민준 오빠랑 감독님이랑 식당에서 만난 적 있었는데, 평상시처럼 핑크색 니트에 화장도 안 하고 나간 저를 보고 오빠가 그러더군요. '지원이는 화면에서는 되게 섹시하게 보이는데, 그냥 보면 꼭 현모양처 같다'고요. 그런 면에서 오빠가 '순수'라는 단어를 썼을 거에요.
건강은.. 요즘 좀 안 좋아요. 그래서 저도 무척 속상하죠. 사람들이 저보고 체력왕이라고 하던데, 지금은 아니에요. 오히려 지금은 정기적으로 병원을 찾아 링거를 맞는 형편이죠. 차에 타면 일단 누워 있고... 운동이라도 했으면 좋겠는데, 시간도 여의치 않아 속상해요. 그래도 엄마가 해주시는 약(장어랑 가물치를 다린 즙)을 매일 꼬박꼬박 챙겨먹고 있죠. '다모' 촬영 때도 그걸로 버텼거든요."
김민준의 진술 => 하지원은 '에너지'
...관능, 섹시, 공포, 열정, 체력왕... 하지만 무엇보다 지원씨를 가장 잘 표현하는 단어는 '에너자이저'라는 말. 첫인상부터 어디 한군데 흐트러짐 없이 무척 곧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촬영을 시작하자마자 지원씨의 놀라운 집중력과 연기 몰입을 보고 경이로울 정도로 깜짝 놀랐었다. 정말 '딱 배우다'라는 생각을 했다. 그냥 탤런트나 연예인이 아닌 정말 배우라는 생각 말이다. 그 생각은 지금도 변함없다. 어떤 작업을 하든 지원씨는 늘 열의를 갖고 최선을 다하는 타입이다. 바로 그 점, 쉼없이 에너지가 흐르는 배우라는 점이 지원씨의 최대의 매력이다...
지원 => "거짓말하지 않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내 감정에, 내 연기에... 물론 평상시에도 거짓말하면 안되죠! 아무튼 연기할 때 그 순간만큼은 정말 제가 느껴서 흘리는, 진정한 눈물을 흘려야 된다고 생각해요. 그래야 시청자들이 내 마음을 온전히 받아들이는 거니까! 가식적으로 하면 배우가 아니고 얼굴로만 연기하는게 되는 거죠. 얼굴만 예쁘게 나오는 것보다는, 그 상황에 맞게 열심히 연기했을 때 훨씬 예뻐보이는 거 같아요.
결국 순간순간 열심히 하는 수 밖에 없죠. 그러다 보니 전 대본을 되게 많이 보는 편이에요. 보고 또 보면서 상대배우도 많이 생각하고, 상황설정도 다시 떠올리죠. 그런 다음 연기에 들어갈 때 상황상 '여기서 이 남자 때문에 울어야 한다'면 전혀 다른 생각 없이 그 남자만을 위해 눈물을 흘리려고 하는 거죠. 민준 오빠도 아마 그런 얘기를 한 걸 거에요."
이재규 감독의 진술 => 하지원은 '진정한 커리어우먼'
...좀 어두운 사람일 거라 생각했다. 그리고 자기 일만 딱딱 하고 정확한 사람. 그런데 알고보니 굉장히 인간적이고, 낙천적이고, 밝은 배우였다.(진정 8년여 동안 일하면서 이토록 성실하고 낙천적인 배우를 만나보지 못했다.) 아무리 힘들고 괴로운 상황에도 지원씨는 일단 웃고 본다. 화상을 입고, 말에서 떨어져 허리를 다쳤는데도 그냥 웃더라! 일반 여배우라면 절대 불가능한 상황에서 웃음을 잃지 않는, 게다가 모든 스태프를 동생처럼, 언니처럼 대하는 걸 보고 참 의지가 강한 배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돌이켜 생각해보면 그건 아마 주변 사람들을 향한 배려가 아니었나 싶다. 자신감 넘치는 커리어우먼의 모습과 상냥함을 잃지 않는 배우, 하지원씨는 내가 만난 여배우 중 최고의 여배우였다!...
지원 => "영광인데요! 사실은 제가 웃음이 좀 많아요. 그래서 누구에게 맞는 신을 찍다가도 잘 웃는 편이죠.^^ 하지만 어떤 상황에서든 절대 일부러 웃는 건 아니랍니다. 아마 그 상황이 웃겼거나, 즐거웠을 거에요. '다모' 촬영 때도 그랬죠. 많이 힘들고 몸이 아파도 촬영하는게 너무 재미있어서 짜증도 나지 않았으니까요. 그리고 어차피 찍어야 하는데 얼굴 붉히면서 할 필요가 없잖아요. 내가 해야 할 일이 바로 그건데, 왜 얼굴을 찡그려요? 오히려 액션신 같은 건 제가 하겠다고 해서 한 것도 무척 많았어요. 너무 해보고 싶었고, 직접해서 그림이 더 잘 나왔으면 하는 욕심도 있었고요. 욕심이 많냐구요? 전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데, 남들은 그렇게 얘기하더라구요. 사실 어제 창정 오빠한테 전화가 왔었어요. 내 안부를 묻는 전화였죠. 이제 몸 생각해서 너무 욕심내지 말라고요. 너무 열심히만 하다보면 어느 순간 몸이 안 좋아질 거라고요... 그 말을 듣고 정말 슬펐어요. 왜냐면 아직 하고 싶은 일이 너무 많거든요!"
EPILOGUE
하지원과의 인터뷰는 30여분의 전화통화로 이루어졌다. 인터뷰를 통해 여섯 남자의 진술을 전해들은 그녀는 시종일관 들뜬 웃음을 보내왔다. 그 이유인즉, "다들 내가 정말로 좋아하는 사람들이고, 또다시 꼭 한번 작업하고 싶은 사람들이거든요! 이름만 들어도 행복하고, 즐거운... 그런 사람들이에요." 하지원, 그녀는 정말 행운아다. 그녀를 행복하게 해주는 사람들이 이리도 많으니! 끝으로 인터뷰를 도와준 여섯 분의 게스트에게 스페셜 땡스를~.
출처 : 에꼴(ecole) 2004년 2월호
좀 오래된거지만 오늘 우연히 발견해서 올립니당~
젊은 나이에 이렇게 인정받는 배우가 드문거 같은데....
성격도 무지 좋은거 같네요
아무튼 하지원씨 앞으로 더 좋은연기 기대할께요 ~~
첫댓글 좋겠다!!!성격까지 완벽해서 ;;
하지원 전에 앙드레김 패션쇼때 헬퍼했었는데, 정말 왕 착했어요. 우리랑 비슷한 또래같다고 도시락 함께 먹었어요. 보통 연예인들은 자기네끼리 혹은 코디랑 먹거든요. 그 때 정말 반했었는데..또 화면으로 보면 참 정 안가고..
실물이 더 통통하니 귀엽고 착해뵈고.. 열심히 하는게 딱 보여서 좋아보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