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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전설 중 복희 여와 오누이의 통혼 이야기가 전해온다.
전설에 따르면 복희와 여와는 오누이였다.
천지가 홍수에 휩싸였을 때 오누이는 커다란 조롱박에 올라 재난을 피했는데 이후 오빠와 누이가 결혼을
하여 인류가 널리 퍼지게 됐다는 것이다.
당나라때 이원(李元)이 저작한 의 『독이지』의 기록이 가장 상세하다.
옛날 우주가 처음 열릴 때 여와 오누이만 있었다.
곤륜산에서
“하늘이시여. 만약 우리 오누이를 부부가 되는 것을 허락하시거들랑 연기를 모두 모아 주시고
그렇지 않다면 흩어지게 하소서”
라고 기도를 하자 연기가 모였다.
그래서 누이동생은 오빠를 남편으로 삼았다.
ㅡ복희 여와도 ㅡ
하남성에서 출토된 활석에 복희와 여와 그림이 있는데 그 앞에 모두 연기가 그려져 있다.
이는 부부가 되어 결합할 수 있다는 것을 상징한다.
그리고 한나라때의 복희․여와 그림은 꼬리가 교차된 형상을 하고 있다.
복희는 비늘을 가진 몸의 형태이고 여와는 뱀 모양이다.
이는 인격화된 뱀 신과 여신을 비유한다.
한나라때의 어떤 활석의 그림에는 복희와 여와가 각각 태양과 달을 받들고 있다.
복희는 태양신으로 양을 대표하고 여와는 달의 신으로 음을 대표한다.
햇빛과 비이슬로 만물을 기른다는 뜻을 가지고 있다.
ㅡ복희 여와도ㅡ
지금도 섬서성 여산의 한 조묘에는 여와를 모시고 있다.
매년 음력 3월 3일과 음력 6월 15일, 두 차례 제사를 지낸다.
현지 사람들은 두 제사를 ‘이불 제사’라 한다.
그때마다 제사에 참여하는 소녀들은 시트를 들고 가슴에는 헝겊인형을 품고 여산의 조묘에 가서 여와에서
향을 피우며 소원을 빈 후 밤중에 몰래 근처에 있는 숲으로 간다.
부근 여러 마을의 청장년 남자들이 저녁을 먹고 난 후 산에 오르고 이미 숲속에 있던 여자를 만나면
그 자리에서 동침한다.
다음날 새벽 여자들이 마을로 돌아올 때에는 고개를 숙이고 뒤 돌아보지 말아야 한다.
‘액막이’를 하는 것이다.
이처럼 기이한 ‘야합’의 풍속은 어쩌면 먼 옛날 복희와 여와 오누이의 통혼 전설이 전해 내려온 것일 수도
있다.
어떻게 상고시대에 중국에는 오누이가 통혼할 수 있었을까?
인류의 가장 오래된 원시 혼인 상태에 있었다는 것에서 이야기를 시작해야 할 것이다.
(옮김)
ㅡ곤륜산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