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책소개>
사랑하는 반려견을 만나고, 함께 소중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어느덧 죽음 저편의 세계로 떠나보내기까지……
만남과 이별, 죽음과 애도와 추억을 이야기하는
어린이와 어른을 위한 아름다운 그래픽노블!
‘나’의 이야기
애견 카페를 전전하던 강아지 본본이 처음 우리 집에 온 날, 본본은 아무도 다가오지 못하도록 잔뜩 날을 세웠다. 그러던 어느 날 드디어 본본이 내게 다가와 무릎에 앉았다. 다리가 저려도 꼼짝 않고 30분이나 함께 앉아 있던 그날, 본본과 나는 서로에게 마음을 활짝 열었다.
본본과 함께한 봄, 여름, 가을, 겨울. 함께 잔디밭에 누워 떠가는 구름을 보고, 낙엽을 밟으며 바스락거리는 소리를 즐기고, 꼭 껴안은 채 낮잠을 자고, 매일 같은 길로 동네를 산책하는 평범한 일상 하나하나가 얼마나 소중한 추억으로 남을지 그때는 잘 몰랐다.
어느덧 열다섯 살이 된 본본. 강아지 나이로는 노년이지만 내겐 여전히 아기 같기만 하다. 언제부터인가 머릿속에서 죽음에 대한 생각이 떠나지 않는다. 죽음 뒤에 우리는 어디로 갈까? 다시 만난다면 서로를 기억할 수 있을까? 우리 모두 언젠가는 떠난다는 걸 알지만… 사랑하는 이를 떠나보낼 마음의 준비 같은 건 영원히 할 수 없을 것 같다.
‘본본’의 이야기
죽음은 예고 없이 어느 날 갑자기 들이닥쳤다. 그 아이가 선물해 준 빨간 티셔츠를 따뜻하게 챙겨 입고 죽음을 따라나선다. 작별 인사를 나눌 시간은 주어지지 않는다. 날마다 함께 산책하던 길을 걸으며, 자꾸만 뒤돌아 우리가 살던 집을 올려다본다. 내일도 함께 걷기로 약속했는데…….
어디로 가는지는 잘 모른다. 죽음이 안내하는 길을 따라, 달을 향해 산을 오른다. 함께 걷는 길동무들이 있어 다행이다. 천국으로 간다는 까만 고양이, 강아지별로 떠난 동생에게 들려줄 노래를 전하러 간다는 하얀 강아지, 그리고 길 잃은 아이들이 집에 가게 돕는다는 떠돌이 강아지들. 우리는 언젠가 다시 만나자며 작별 인사를 나눈다.
걷고 또 걷는 사이 비로소 깨닫는다. 나는 집으로 가는 길이다. 달로 건너가는 길목에서, 작별 인사를 나누러 달려온 친구 똘이에게 말한다. 작별 인사는 필요 없다고. 사랑한다고.
반려동물과의 이별을 맞이한 모든 이들과 나누는 위로와 공감의 그림책
가족처럼 함께 지내던 반려동물이 세상을 떠나고 나면, 많은 사람들이 극심한 슬픔과 우울감에 시달리는 ‘펫로스 증후군’을 경험한다. 살아가면서 그토록 나를 반기고, 그리워하고, 오롯이 사랑해 주는 존재는 드물기에, 반려동물과의 이별은 하나의 세상이 무너진 듯 큰 충격을 주기도 한다. 이번에 《안녕 본본》을 쓰고 그린 정유진 작가 역시 인생의 절반에 가까운 시간을 함께한 강아지를 떠나보내면서 오랜 시간 상실의 아픔에 시달렸다. 그 아픔을 추스르며 애도하고 추모하는 하나의 의식으로서 이 그림책의 한 장면 한 장면을 채워 나갔다. 이별을 경험한 작가가 직접 쓰고 그린 이 그림책은 반려동물을 떠나보낼 마음의 준비를 하는, 또는 이미 떠나보내고 힘겨워하는 모든 이들에게 따듯한 위로가 될 것이다.
젊은 작가가 첫 작품에 담아낸, 죽음에 관한 사려 깊은 통찰
100쪽에 가까운 이 그래픽노블에 단지 반려동물과의 슬픈 이별 이야기만 담겨 있는 것은 아니다. 사랑하는 존재와 함께하는 평범한 일상의 소중함, 떠나간 이를 그리워하는 마음, 죽음에 대한 여러 가지 생각까지, 만남과 사랑과 이별, 가까운 이의 죽음을 경험한 모든 사람들에게 폭넓은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사랑하는 이의 죽음이 가까이 다가와도 그에 대한 마음의 대비를 하기는 어렵다는 것, 죽음은 어느 날 갑자기 예고 없이 들이닥친다는 것, 사랑한다고, 잘 가라고 말하지 못해도 우리는 서로의 마음을 잘 알고 있다는 것, 사랑했던 존재를 잊지 않고 기억함으로써 그들은 우리 마음속에 영원히 살아 있다는 것……. 이렇게 젊은 작가 정유진이 쓰고 그린 첫 그림책 《안녕 본본》에는 죽음과 이별에 대한 사려 깊은 통찰이 가득하다. 파랑과 빨강 두 색의 조합만으로 우리 주변의 익숙한 풍경을 따스한 추억이 깃든 마법의 공간으로 아름답게 그려내는 정유진 작가의 다음 작품을 기대하게 된다.
첫댓글 우리집 반려견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