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미화가 들어가는 다른 나라의 초상화와는 다르게, 조선의 초상화는 표정, 안색, 눈빛 등을 보정하지 않았고 천연두 자국이나 사마귀도 그대로 표현했습니다. 심지어 이는 왕의 초상화인 어진도 마찬가지입니다.
조선왕의 실제모습을 똑같이 그린 초상화, 어진
500년의 역사속에서 27명의 조선왕들은 당대 최고의 화가들의 노력속에 수염 한가닥까지 세세하게 묘사되어졌습니다.
하지만 조선중기, 1592년 발생한 임진왜란으로 인하여 14대 임금 선조 이전에 조선을 다스렸던 13명의 왕들중 무려 11명의 어진이 전쟁통에 소실되고 말았습니다.
오직 태조와 세조 두 명의 어진만이 궁 밖에 보관하고 있던 관계로 살아 남을 수 있었습니다.

시간은 흘러 조선이 망한 후인 20세기에 들어서까지도 보존된 어진은 추존왕 2명을 포함하여 위 도표대로 총 12명의 어진이 존재했었습니다.
왜란 이후 선조 ~ 현종대 까지의 어진의 행방은 알 수 없다.

어진의 보관처가 있던 부산 용두산 화재 장면(1954년 12월 10일)
그러나 수 백년의 세월동안 살아남은 이들의 어진들은 후손들의 허술한 관리로 인하여 다시 화마속으로 사라져갔습니다.
1950년 발발한 한국전쟁 당시 어진을 포함하여 각 궁궐에 있던 수 많은 왕실 유물들을 부산으로 이동시켰는데, 하필이면 허름한 창고에 보관했던 것이었습니다.
휴전이 이루어진 시점에서도 무사했던 유물들은 창고가 있던 용두산 판자촌에 발생한 대형화재로 인해 모두 불타버리게 되었다.
하지만 불행중 다행으로 화마속에서도 몇점의 어진은 건져낼 수 있었습니다.

조선을 세운 왕. 초대임금 태조
불에 타 반 쪽이 날라가버렸습니다. 용안은 아예 형체도 없었습니다.
하지만 초대임금의 메리트였을까요. 이성계의 어진은 전국 방방곡곡에 분산되어 여러점이 모셔져 있는 관계로 3장 모두 불에 탔음에도 불구하고 우리에게 그 얼굴을 전해주고 있습니다.

태조 이성계 어진. 지금까지 남아있는 조선시대 어진 중 유일하게 한번도 훼손되지 않은 어진. 이 때의 이성계는 60대 중반을 넘긴 노인이었습니다.


50세 가량의 이성계. 1910년대에 찍힌 사진으로 한국전쟁 당시 소실되어 현재는 없습니다.
원래 장수라 그런지 곱상한 왕족 이미지보다는 무장의 모습이 남아있습니다.
실제 당시 기준으로 기골이 장대한 편이었고 60대 중후반에도 딸을 낳을 정도로 건강했고, 70살 즈음까지 직접 말 타고 다녔을 정도였습니다.

<좌> 북한 함경남도 영흥에 보존 <우> 남한 전주 경기전에 보존
즉위 초 50대 후반의 이성계와 노년의 이성계의 모습입니다.
10여년의 세월동안 많이 늙은 티가 납니다.
사진과 다를 바 없는 퀄리티이므로 600여년전 바로 그 이성계의 실제 얼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세조
원래는 전부다 화재로 소실되었던 것을 화가 김은호가 일제시대에 진본에 대고 배껴 그린 초본이 발견되고 고궁박물관에서 낙찰받으면서 기적적으로 복원이 가능해졌습니다.
그림은 포토샵 추정복원.

1930년대에 김은호라는 인물이 세조의 어진을 복사하여 본 떠 그리는 장면입니다.
바로 이 사진이 실제 세조의 모습이지만, 워낙에 화질이 좋지 못해 그 실체를 확인할 수가 없습니다.
한가지 특이한 점은 왕으로 즉위할 당시 세조의 나이는 30대 후반이었으니 사진속의 어진이 즉위 당시의 모습이라 쳐도 마흔에 가까운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수염의 흔적이 전혀 없다는 점입니다.
어쨋든, 임진왜란에서도 살아남은 세조의 어진도 당시 화재는 피해갈 수 없었고 우리는 드라마속에 카리스마 넘치는 수양대군의 모습을 영원히 알 수 없게 되었습니다.

이 흐릿흐릿한 흑백사진속의 어진은 바로 우리에게 수양대군으로 더 알려진 세조입니다.

정원 대원군 (원종)
죽고 나서 왕으로 추존되어 원종이라는 호가 붙었습니다. 선조의 아들이며, 광해군의 동생이 인조의 아버지가 되는 사람입니다.
기록에는 행동이 방탕하고 성질이 나빠서 손가락질을 받았다고 합니다.

화마에도 훼손이 덜한 영조의 어진
영조는 왕위에 즉위 하기 이전인 왕자시절의 초상화도 살아남게 됐다
비록 오른쪽은 불에 그을렸지만 다행히 전신이 무사합니다.

영조
20대 초반의 영조 초상화. 최무수리 아들 연잉군 시절.

잘 알려져있다시피 가장 장수한 왕으로 83세까지 살았으며 위의 살아남은 영조의 어진은 51세때 그려진 것이었습니다.
저 모습에서 30년은 더 사셨고, 10년에 한번 어진을 그렸던 영조이기 때문에 훨씬 노년의 어진도 있었겠지만, 불타버렸습니다.

영조 51세. 아들 사도세자를 대차게 갈구기 시작할 무렵. 수염난 위치까지 그대로 그린것을 알 수 있습니다.
젊은 시절과 같은 매부리코가 인상적이다

<좌> 20세의 영조 <우> 51세의 영조
한 눈에 봐도 동일인물입니다.
얼굴이 좀 독특하죠? 실제로 영조는 부왕인 숙종과 전혀 닮지 않았다는 이유로 숙종의 후손이 아니라는 루머에 평생을 시달렸다고 합니다.

25대 임금인 철종의 모습입니다.
보이십니까? 정말 가까스로 화마로부터 살아남았습니다
이때는 사진기가 아직 들어오기 이전이었으므로 이 1장이 없었더라면, 철종 역시도 다른 왕들과 함께 영원히 모습을 알 수 없게됐겠죠.
하관 부분이 불에 타서 온전하게 구해낸건 아니지만 저정도는 무리없이 복원할 수 있었습니다.

복원된 철종
일명 강화도령. 왕족 전용 유배지 강화도에서 살다가 엉겁결에 허수아비로 왕이 된 사람.
선천적으로 유약하고 겁이 많았다고 하며 어진을 보면 눈이 돌아가 있는데 실제로 사시였습니다.

흥선대원군 이하응
이제부터는 사진으로도 남아있습니다.

고종

순종.
조선왕조의 마지막 왕.
명성황후가 낳은 아이들 중 유일하게 성년이 넘어서도 생존한 이로, 귀한 아들이었지만
건강은 썩 좋지 않았다고 합니다.
이것이 진짜 얼굴을 알수있는 조선왕의 전부입니다.
나머지 왕들의 어진은 모두 소실되어 상상으로 그린 것 입니다.
첫댓글 하... 진짜 이거 볼 때마다 너무 아까워 ㅠㅠㅠㅠㅠ
영조 존나 예민해 보여 ㅋㅋ
이성계 우리 외할아버지 닮았네 아니 외할아버지가 이성계를 닮음
원종 ㅋㅋㅋㅋㅋ 보면 늙을수록 성격이 얼굴에 보인단 말 맞는것같아...
철종 우효광닮음
영조 승질머리 얼굴에 다보인다 와
와 잘생긴사람 1도 없어
쪽바리새끼들 씨발... 우리나라 문화재 다 탄거 너무 아쉬워 ㅠ
조선왕들 잘생겼단데..생각보다......
삭제된 댓글 입니다.
ㄹㅇ나도 보자마자 생각남ㅋㅋㅋㅋㅋㅋㅋㅋ
연산군 좀 복원해주지... 꽃미남식으로 존나 잘생겼다던데
뭔가 내가 상상했던 이미지랑 되게 달라서 흥미로워ㅠㅠ
대체 이성계의 풍채는 다 어디로 재기했단 말임
존나 한남상;; 지나가는 할저씨들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