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살의 얼굴로/ 제주바다는 소리쳐 울 때 아름답다/ 외로울 때 마다/ 바다를 생각하는 버릇이 있는/ 나는 바닷가 태생/ 구름에서 일어나 거슬러 부는 바람에/ 쥐어 박히며 자랐으니…(중략)…더이상 잃을 것도 없는 몸이 되었을때/ 나는 바다로 돌아가리라/ 소리쳐 울리라/ 제주바다는/ 맨살의 얼굴로 소리쳐 울 때 아름답다.”(김순이 시 ‘제주바다는 소리쳐 울 때 아름답다’)
극단 세이레극장(대표 강상훈)이 제23회 전국연극제 제주지역 예선 참가작 ‘제주바다는 소리쳐 울 때 아름답다’를 오는 20일 무대에 올린다.
20일 오후 7시30분 한라아트홀 대극장에서 갖는 이번 무대는 표제시 김순이씨를 비롯 강통원, 고성기, 김종두, 김성주, 양영길씨 등 6명의 제주시인의 시에 해녀이야기를 입혀 제주여인의 삶을 그린 작품이 오른다.
시를 근간으로 극화한 시극 형태의 이번 작품은 지난해 12월 제주도연극협회의 제13회 소극장축제에서도 같은 장르로 선 보인 바 있다.
오빠를 공부시키기 위해 서울로 돈벌러 갔다가 귀향한 애순은 평생 물질을 해 온 노파에게서 해녀인 그녀의 어머니 이야기를 듣는다. 대학을 졸업한 오빠는 술로 인생을 허비하고 엄마없는 조카를 돌보며 살아가는 애순. 유부남과 사랑에 빠져 절망하는 친구 영미, 사업병에 도져 보증을 부탁하는 오빠 영철… 죽으려고 바다에 몸을 던진 친구 영미를 구하고 영철은 막노동을 하면서 새로운 삶을 가꿔간다. 그리고 애순 역시 그녀의 어머니의 길을 따라 해녀가 된다.
연출을 맡은 강상훈씨는 “나의 어머니도 해녀였다. 아무리 힘들고 괴로워도 날만 좋으면 바다로 향했던 어머니처럼 제주의 해녀들은 제주를 이끈 장본인들인데 그 여인들의 이야기를 꾸미면서 그들의 위대함에 절로 고개가 숙여졌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