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 골프장 환상곡

[김인택]

새만금 골프장 환상곡 | 새만금갯벌

2006/02/26 18:45

http://blog.naver.com/byunsan/140022124903

새만금 골프장 환상



투자유치를 위해 미국의 가수 마이클 잭슨을 새만금 갯벌에 초청하는 등 해프닝을 벌인 바 있는 유종근 전 도지사를 이은 현 강현욱 도지사는 기업도시론, 물류기지론을 내세우더니 최근 방향을 급선회하였다. 강 지사는 지난 달 30일 군산시 옥도면 새만금 야미도에서 이해찬 국무총리에게 "2006년말 방조제가 완공되면 동진강 수역 2천만평에 복합 레저 관광도시를 조성할 계획"이라고 말한 후 "이 사업이 국책사업으로 채택될 수 있도록 적극 검토해 달라" 고 요구했다는 것이다. 이어 전북도는 2006년 변산반도와 접한 동진강 수역 갯벌지역 800만평에 연차적으로 공사를 벌여 최대 540홀 규모의 골프장 건설을 추진하고 있음이 밝혀졌다.


▲미국의 팝 가수 마이클 잭슨이 98년 2월 김대중 대통령 취임 시에 축하차 한국을 방문했을 때 유지사로부터 새만금 투자 권유를 받고 함께 새만금 갯벌을 방문했었다. 마이클 잭슨이 갯벌에 대해 뭘 안다고 투자를 하겠는가/전북도의회 자료


전북의 새만금사업 추진세력

정부가 새만금사업을 계속하겠다는 결정을 내린 2001년 5월 25일 직후인 2001년 7월 9일 전주코아리베라호텔에서 '새만금사업추진전라북도범도민협의회(공동대표 송기태, 김삼룡)'에서 주최한 '친환경새만금개발 다짐대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 정부로 하여금 새만금사업을 계속 추진토록 결정하는 데 공을 세운 유공자(?)들에게 감사패를 주었는데 그 명단은 아래와 같다.

<국회의원>
김원기 김태식 이협 정균환 장영달 강현욱 장성원 정세균 정동영 이강래

<정치인>
장세환 전 정무부지사, 김진억 전 도의회의장, 허영근 도의회의장, 박인구 도의회 운영위원장, 김종수 도의원, 임광순 한나라당 도지부장

<언론>
임병찬 전북도민일보 사장, 서창훈 전북일보 사장, 서형락 전북제일신문 사장, 최공엽 새전북신문 사장, 김조웅 전주일보 사장, 황규호 전북매일 사장, 윤대작 KBS전주방송총국장, 유희근 전주MBC 사장, 백낙천 전주방송 사장, 김용한 CBS전북본부장,

<종교인>
신삼석 기독교연대새만금협의회장(목사), 백남운 기독교사회선교협의회장(목사),

<기타>
박도식 21세기시민복지위원회 대표, 조남수 환경농업연구가, 김영두 새만금피해어민총연합회장, 편영수 피해어민 대표, 김익수 농업기반공사 새만금사업소 관리실장, 송기옥 부안군애향운동본부 사무국장, 부안군애향운동본부.

국회의원 전원과 전북의 언론사 대표 전원이 총 망라되었다. 여기에 구시대의 유물로 낙인찍힌 관변단체가 끼어있다. 전북의 언론사들은 한결같은 목소리로 "새만금사업이 전북의 발전을 가져온다"며 전북 도민들을 세뇌시켜왔으며 대부분의 전북도민들이 새만금사업을 찬성토록 하는 데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이들 언론사들의 소유주들은 대부분 건설회사들이다. 이해찬 국무총리는 8월 30일 이들과 오찬간담회를 가졌다.


▲2003년 5월31일, 강현욱 도지사의 중단없는 새만금을 위한 삭발투쟁/전북환경연합 자료


끝없이 떨어지는 떡고물

전북의 정치인들은 선거 때마다 새만금사업을 추진하여 전북의 발전을 앞당기는 데 자신이 최적임자라고 내세웠다. 지금까지 간척사업으로 인해 피해를 입고 있는 어민들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거나 그 실태를 조사하기 위해 현장을 방문한 국회의원은 단 한 명도 없다. 지난 총선에서 전북의 10개 선거구를 석권한 열린우리당의 김원기 의원은 "전북출신의 열린우리당 국회의원들이 똘똘 뭉쳐 새만금사업 등 도정 현안을 차질없이 수행해 나갈 것"이라며 "전북도가 새롭게 출발하고 도약하는 계기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전북에 정읍, 익산, 군산, 전주 네 곳의 상공회의소가 있다. 이 가운데 전주상공회의소가 규모와 영향력이 가장 크다. 전북의 새만금사업 추진세력은 여기에 집결해 있다. 이들 주위에 정치인, 관료, 학계의 일부, 관변단체들이 연결되어 있고 이들이 소유주이기도 한 전북 지방언론을 내세워 '작업'을 하고 있다. 또한 전북애향운동본부(총재 임병찬/전북도민일보 사장), 강한전북일등도민자원봉사단체협의회(대표 송기태/전주상공회의소 회장), 새만금사업추진협의회, 새만금완공도민총연대 등과 같은 관변단체들을 내세워 상경투쟁을 하거나 궐기대회 등을 벌이기도 한다. 이들에게 있어서 새만금사업은 두고두고 우려먹을 수 있는 '마르지 않는 샘'이자 '끝없이 떨어지는 떡고물'이다.

새만금사업의 시공건설회사는 현대건설, 대우건설, 대림산업이다.(이 가운데 현대건설 사장과 대우건설 사장이 의문의 자살을 하였다) 전북의 건설업체들은 이들과 하도급관계에 있다. 이들 전북의 건설업체들은 방조제공사와 갯벌 매립에 들어가는 토석들을 조달하기 위해 백제의 문화유산이 남아있는 유적지마저 헐어내고 있다. 이들은 전북에 핵폐기장과 양성자가속기사업도 유치해야 한다며 적극 나서고 있다.


▲2001년 5월25일, 계화도 어민의 새만금 중단촉구 정부청사 앞 1인시위ⓒ부안21

도민들이 얻는 이익은 없다

골프장이 들어서 관광객으로 수익을 올리는 건 골프장 관계자들이지 전북도 도민들이 얻는 혜택은 없다. 골프장 주변에는 식당 하나 내도 되지를 않는다. 골프만 치고 돌아가지 지역 경제를 위해 무얼 해주고 돌아가지 않는다. 카지노 때문에 강원도민들 삶이 윤택해졌다는 소리는 들은 바 있는가. 게다가 그 많은 농약 뿌려대는 골프장이라니. 누가 서해안에서 나는 해산물 먹겠는가.

언론은 ‘인근 골프장 등의 반발 때문에 적잖은 논란이 일 전망’이라며 맞장구를 치고 있다. 그러나 죽음의 방조제는 결국 터지고 말 것이다. 동진강과 만경강 하구를 틀어막아 놓고 집중호우가 쏟아지면 호남평야 물바다 되기 때문이다. 두 강이 쉼없이 날라다 부리는 토사로 강바닥은 점점 높아지고 있다.

전북민들의 꿈을 모르는 것은 아니다. 전북민들도 보다 높은 소득을 올리며 안정된 삶을 누릴 권리가 있다. 하지만 이러한 전북의 번영이 새만금 개발 프로젝트로 가능하다고 하는 것은 일종의 야바위에 지나지 않는다. 야바위는 아주 작은 성공 가능성을 대대적으로 부풀려, 그 게임에 참가한 사람들을 현혹시켜 돈을 뜯어낸다. 이미 선유도 30∼40%, 무녀도 50%, 신시도 40%, 야미도의 80% 가량이 외지인 소유인 것으로 알려졌다.

방조제 2.7km 터진 구간으로 조수가 드나들면서 새만금 하구역 갯벌은 아직 살아있다. 방조제를 더 터서 갯벌을 살려야 어장이 살아나고 부안은 다시 '생거부안'의 명성을 되찾을 것이며 전북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다.

허정균/buan21@buan21,co,kr

글쓴이 : 부안21  작성일 : 2004년 08월 31일 20시 06분 50초    조회 : 6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