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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브랜드 아이덴티티란 ?
브랜드 아이덴티티(brand identity)는 기업이 고객들로부터 자사 브랜드에 대해 궁극적으로 갖기를 기대하는 연상들 또는 이미지를 말한다. 따라서 브랜드 아이덴티티의 수립은 고객들에게 자사 브랜드에 대해 궁극적으로 어떤 브랜드 연상을 갖도록
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과정을 의미하는 것이다.
이러한 브랜드 아이덴티티 수립에 있어서 고려해야 할 점은 경쟁제품과 차별화된 호의적이며 독특하고 강력한 연상을 고객들에게 지속적으로 심어줄 수 있는 여러 장치들을 기업 입장에서 마련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기업 경영에 있어서도 중·장기 경영전략으로서의 비전이 중요하듯, 브랜드 관리에 있어서도 중·장기적인 비전이 필요하며, 이러한 브랜드 비전을 정하는 것이 바로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수립하는 것이라 할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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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브랜드 아이덴티티의 형성 원천 |
제품으로서의 브랜드 아이덴티티
브랜드는 제품과 관련된 상징 이상의 것이지만 제품과 관련된
연상은 브랜드의 선택과 사용경험에 직접 연결되기 때문에 브랜드 아이덴티티 중 가장 기본이 되는 부분이다.
제품 측면의 브랜드 아이덴티티로는 특정 제품군에서의 전형성과 관계된 제품 범주, 제품과 관련된 속성, 품질 및 가치, 사용상황, 사용자, 원산지 등이 있다.
먼저, 제품 범주와 관련해 강한 아이덴티티가 있는 브랜드는
그 제품군에서 강한 브랜드 인지도를 형성하고 유지하기가 그만큼 쉬워진다(예: 제록스 복사기·크리넥스 티슈·박카스 드링크 등). 또 제품과 관련된 속성과 관련해 차별적인 브랜드는
경쟁 브랜드에 비해 우수한 기능적 편익을 제공하는 경우가 많으며, 어떤 브랜드는 이용상황이나 사용자 이미지와 강하게 결합된 아이덴티티를 가지는 경우도 많이 있다. 상품의 원산지도
브랜드 아이덴티티의 중요한 한 요소가 되는 경우가 많다. 브랜드 이미지에 원산지가 미치는 효과를 ‘원산지 효과(country of origin effect)’라 하는데, 이러한 효과는 국가 뿐
아니라 지방으로부터도 나온다. 콜롬비아 커피·다즐링 차·페르시아 카펫·대구 사과· 나주 배·순창 고추장 등 그 지역이 브랜드로 바로 인식되는 경우도 흔히 발견될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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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기업)으로서의 브랜드 아이덴티티
브랜드는 제품뿐 아니라 그 브랜드를 소유하고 있는 기업의 특성과도 연결되어 있다. 구체적으로는 조직의 혁신성이나 그 기업의 문화, 기업 내부인력의 우수성, 기업의 규모, CEO 등이
이와 관련된 요소라 할 수 있다. 특히 국내의 경우 기업명과의
통합 브랜드 전략을 채용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조직으로서의 브랜드 아이덴티티가 브랜드 자산에 많은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또한 조직 측면의 브랜드 아이덴티티는
단기적인 커뮤니케이션 활동이 아니라 기업의 장기적 발전에
의해 형성, 변화되는 측면이 강하므로 브랜드 파워의 장기적인
유지를 보장해 주는 역할을 하는 경우가 많다.
개인(인간)으로서의 브랜드 아이덴티티
이는 흔히 ‘브랜드 개성(brand personality)’이라 불리는 것으로서, 사람의 성격, 라이프스타일, 행동 등을 묘사하는 것과
같은 방법으로 브랜드를 표현해 낸 모습이다. 예를 들어 IBM하면 보다 비즈니스 지향적이며 원칙적인 화이트 컬러의 이미지가 있다면, 애플(Apple) 컴퓨터는 놀이 지향적이며 융통성
있는 자유 직업인의 이미지가 있다고 할 수 있다.
특히 개인적 차원의 브랜드 아이덴티티는 고객과 브랜드간의
강한 관계를 형성시켜주는 접착제와 같은 역할을 하는 것으로
브랜드 자산이 강한 브랜드일수록 이러한 차원의 아이덴티티가 강한 것이 보통이다. 최근 각광 받고 있는 emotional
branding의 주요 원천이 브랜드 개성, 그리고 소비자가 브랜드와 지속적으로 어떠한 형태의 관계를 맺어왔으며 그 브랜드가
자신에게 감성적으로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보여주는 개인으로서의 브랜드에 있음을 알 수 있다.
상징으로서의 브랜드 아이덴티티
여러 가지 시각적, 청각적, 후각적 요소들이 브랜드 아이덴티티의 한 요소로 활용될 수도 있다. 강한 상징은 아이덴티티에
대한 결집력과 조화를 줄 수 있으며, 호감과 연상을 얻는 것을
더 쉽게 만들어 주는데, 시각적 상징물, 은유, 브랜드의 전통
등을 상징의 요소로 꼽을 수 있다.
이러한 상징은 그것이 기능적, 정서적, 그리고 자아 표현적인
이점을 나타내는 은유와 결합되면 더욱 강해진다. 에너자이저(Energizer) 의 토끼는 배터리의 긴 수명을, 말보로(Marlboro)의 카우보이는 건강하고 마초(macho)적이며 도전적인 남성미를 각각 은유하고 있는 것으로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진다. 명확하고 의미 있는 전통 또한 브랜드의 의미를 강화시키는 역할을
한다. 샤넬(Chanel)의 창시자 가브리엘 샤넬의 여성 해방의식은 현재 샤넬의 이미지를 설명하는 중요한 요소가 되고 있으며, 스타벅스(StarBucks)는 소설 「모비딕」의 커피를 사랑하는 일등항해사, 시애틀의 애스페로스 커피와 강하게 연관되어
스타벅스 커피의 향기를 다른 커피 이상의 무엇으로 남게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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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브랜드 아이덴티티의 구성 요소 |
핵심 아이덴티티
핵심 아이덴티티는 브랜드의 정수(kernel)라 할 수 있다. 즉, 브랜드가 가진 중심적인 가치로서 시간의 변화나 경쟁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변치 않는 알갱이라 할 수 있다. 핵심 아이덴티티는 보통 브랜드 비전을 간결하게 요약한 2, 3개의 차원으로 구성되는데, 그 브랜드를 독특하고 가치있게 만드는 요소를 포함해야 한다. 그래서 핵심적인 아이덴티티는 아래에서 살펴볼 가치제안(value proposition)과 하위 브랜드 보증(endorsement)에 도움을 준다. 또한 핵심 아이덴티티는 브랜드 아이덴티티
형성 원천 중 조직 측면과 깊이 관련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확장 아이덴티티
확장 아이덴티티는 핵심 아이덴티티에 포함되지 않는 모든 요소들을 포함하고 있고, 이것을 각각 의미 있는 그룹으로 나누어 체계화한 개념이다. 그런데 핵심 아이덴티티는 통상 간결하게 정의되므로 그 의미가 모호해질 수도 있는데 비해, 확장 아이덴티티는 핵심 아이덴티티의 모호성을 명확하게 해주며 경우에 따라서는 브랜드의 의미를 더욱 더 풍부하게 해주는 역할을 한다. 즉, 확장 아이덴티티는 핵심 아이덴티티와 고객을 다양하게 연결해 주는 통로로서 이를 통해 고객 관점에서의 브랜드 의미를 명확하게 해주는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다.
따라서 확장 아이덴티티가 양적으로 풍부할수록 그 브랜드는
강한 브랜드가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보다 다양한 소비계층에
각각 쉽게 다가갈 수 있기 때문이다.
브랜드 에센스
브랜드 에센스(brand essence)란 브랜드의 핵심을 파악하게
해주는 단일 개념으로, 브랜드 에센스의 설정이 핵심 아이덴티티를 보다 명확하게 정의해 주기도 한다. 즉, 브랜드 에센스는
브랜드가 상징하는 개념의 많은 요소들을 포괄하고 있지만 이러한 요소들을 화학적으로 융합한 단일의 개념이라 할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브랜드 에센스는 핵심 아이덴티티의 요소들을 한데 묶어주는 접착제라고도 할 수 있고, 모든 핵심 아이덴티티 요소들에 연결된 바퀴의 중심 축이라고도 할 수 있다. 나이키(Nike)의 브랜드 에센스는 ‘뛰어남’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는 나이키의 아이덴티티를 구성하는 다양한 요소들 뿐 아니라 가치제안 및 고객의 모습까지 포괄하는 단일 개념이라 할 수 있다<표 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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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브랜드 아이덴티티의 역할 |
가치제안(value proposition)
○ 기능적인 편익
이는 3가지 가치제안 요소 중 가장 기본적인 것으로, 제품의
속성에 기반해 고객에게 주는 기능적인 유용성을 의미한다. 제품 속성에 바탕을 둔 기능적 편익은 고객의 구매의사 결정과
사용경험에 직접적으로 연결된다. 특히 특정 브랜드가 그 제품
카테고리 내에서 가장 본원적인 기능적 편익을 지배할 수 있다면 그 브랜드는 대표 브랜드가 될 확률이 높아진다.
그러나 가치제안을 제품의 기능적 편익으로 제한할 경우 많은
어려움에 봉착하기도 한다. 경쟁사의 ‘me too’제품으로 차별성이 없어지게 되며, 구매결정이 합리적으로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또한 기능적 편익 위주의 브랜드는
브랜드 확장에 있어서도 많은 제약을 가지게 된다. 이때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는 방법은 조직·개인·상징으로까지 브랜드를 고려함으로써 제품의 속성을 넘어서 브랜드 아이덴티티에
대한 범위를 확장시키는 것이다. 또한 기능적 이익 뿐 아니라
정서적, 자기표현적 이익을 포함하도록 가치제안의 범위를 확장시키는 것도 유효한 방법이 될 수 있다.
○ 정서적 편익
이는 특정 브랜드를 구매하거나 이용함으로써 소비자들이 얻게 되는 정신적인 만족감, 호의적인 기분 등을 의미하는 것으로, 나이키를 신고 조깅할 때 제대로 운동하는 기분을 느낀다든지, BMW를 운전하면서 운전의 즐거움을 느낀다든지, 에비앙(Evian)생수를 마시면서 활력을 느낀다든지 하는 것 등이 여기에 속한다.
이러한 감정적 편익은 소비자의 특정 브랜드에 대한 경험을 보다 풍부하고 깊게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특히 기능적 혜택과 정서적 혜택이 정합성을 가지고 강하게 연결되어 있을 때
브랜드로서의 이상적인 모습을 띄게 되는 경우가 많다.
○ 자아 표현적 편익
소비자가 브랜드를 통해 자신의 현재 모습이나 자신이 되고 싶은 모습(ideal self)을 느낄 수 있다면 그 브랜드는 소비자에게
자아표현적 편익을 제공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예를 들면 벤츠(Benz)를 몰면서 성공한 사람으로서 자아를, 캠벨(Campbell) 수프를 차려주면서 따뜻하고 자상한 엄마로서의
자아를 표현할 수 있다는 점이다.
중요한 것은 사람이 여러 가지 역할을 하고 있으며, 상황에 따라 보여지기를 원하는 자신의 모습도 다양할 수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자신을 표현하는 수단으로서의 브랜드도 역할이나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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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2> 유명 브랜드의 고객관계 강화 프로그램 |
브랜드 |
고객 Sweet Spot |
실행 아이디어 |
아디다스 |
주말의 팀 경기 활동 |
Adidas Street
Challenge |
코카콜라 |
애국심과 축하의 즐거움 |
올림픽 성화 랠리 |
할리데이비슨 |
자유롭고 남성적인 느낌,
연대감 |
Harley Owners
Group(HOG), Ralley |
맥기 |
가족과 친구를 위한 즐거운
요리 |
Kochstudio |
스타벅스 |
일상적으로 즐기는 커피시간이
기능적이고 사회적인
즐거움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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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리석이 반짝이는 유럽풍의
커피하우스 매장, 최고급 원두 |
태그 호이어 |
요트와의 일체감 |
Whitbread 요트 경주
후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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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위 브랜드에 대한 보증(endorsement) 기능
잘 정의된 브랜드 아이덴티티는 통상적으로 하위 브랜드를 지원하는 역할을 훌륭히 수행한다. 나이키는 나이키 에어 조단,
소니(SONY)는 소니 워크맨, Crest는 Crest계열의 하위 브랜드에 신뢰성을 부여해 주고 있다.
이러한 하위 브랜드에 대한 보증 브랜드의 지원 범위는 보증
브랜드의 성격에 따라 달라지는데, 일반적으로 브랜드 아이덴티티 중 브랜드 개성이 강한 브랜드가 제품차원에서의 브랜드
아이덴티티가 강한 브랜드에 비해 보증의 범위에 있어서 보다
융통성을 가진다고 할 수 있다.
고객과의 관계 구축
마케터가 브랜드 아이덴티티 수립을 통해 최종적으로 달성하고자 하는 것은 바로 브랜드와 고객간의 관계 구축이라 할 수
있다. 아커(David A. Aaker)교수도 브랜드 아이덴티티 시스템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이 브랜드와 소비자의 관계라고 말한
것처럼 말이다. 이러한 브랜드와 고객간의 관계는 여러 경로를
통해 형성될 수 있지만, 그 브랜드를 지속적으로 사용하면서
느꼈던 3가지 유형의 편익, 그리고 조직이나 개인 측면의 브랜드 아이덴티티가 특히 중요한 작용을 한다. 따라서 고객과의
관계 구축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고객의 사용상황과 관련된 매력적이고 기억에 남을 수 있는 다양한 경험을 체험할 수 있게
하는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고객의 중요한 관심 사항이나 생활의 일부가 될
수 있는 문화적 코드(Aaker는 이를 ‘고객 sweet spot’이라
명명함)를 발견하여 이를 프로그램화 할 수 있어야 한다. <표
2>는 유명 브랜드의 고객관계 강화를 위한 대표적인 실행프로그램을 보여주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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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맺음말 |
이제 브랜드 관련 의사결정은 마케팅의 영역이 아니라 경영의
영역으로까지 격상되고 있다. 앞서 말한 브랜드 아이덴티티 시스템은 브랜드 빌딩(building)을 할 때 어떤 요소들을 고려해야
하는지를 폭넓게 보여주고 있다. 이 시스템은 제품 위주의 브랜드 시각에서 벗어나 좀더 넓고 다양한 각도로 브랜드를 볼
때 통찰력이 생길 수 있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이러한 점에서
브랜드 아이덴티티 시스템은 1등 제품이 아닌 2등, 3등, 적소(niche) 제품에 더 많은 영감과 시사점을 주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제와서 생각해 보니 남아 있는 것은 사람과 브랜드밖에 없더라” 는 모 제약회사 CEO의 말처럼, 브랜드 역량은 사업의
성패를 가늠하는 지속적 경쟁우위의 원천으로 현대 기업경영에 있어서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할 것이다. 그리고
그 브랜드 관리의 중심에 바로 브랜드 아이덴티티가 있는 것이다. |
참고 문헌
David A. Aaker, Managing Brand Equity, The Free Press, 1991 David A.
Aaker, Building Strong Brands, The Free Press, 1996 David A. Aaker &
E. Joachimsthaler, Brand Leadership, The Free Press, 2000 J-N.
Kapffer, Strategic Brand Management, The Free Press, 1992 Marc
Gobe, Emotional Branding, Allworth, 2001 C.W. Park, S. Millberg, R.
Lawson, Evaluation of Brand Extensions, JCR Vol.18, Sept. 199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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