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곳을 들렸다 이 날의 마지막 여정을 용궁으로 잡았다.
이름만 들으면 용궁으로 떠날 것 같은, 전래동화 속 어딘가로 떠나야 할 것 같은 이름이다.
하지만 현실은 고요하고 한적한 우리나라의 평범한 시골이었다.
어둑어둑한 마을에는 집으로 돌아가기 위한 사람들이 여럿 보였고, 차는 적고 가로등은 꺼져 적막한 모습이었다.
갔다온 날짜는 2014년 1월, 2월. 비슷한 시점에 두 번이나 갔다.
일이 어떻게 되다보니 둘 다 여행 목적이었음에도 이렇게 꼬여버린(?) 것이다.
아무래도 좋다. 이 고요하고 적막한 분위기를 원래 좋아했었으니까.

사진을 찍었던 것은 첫 방문 날짜인 2014년 1월 말. 그러니까 지금으로부터 정확히 1년 전 시점이다.
점촌을 찍고 차로 10여분을 냅다 달렸을까, 머지않아 용궁으로 빠지는 길이 나오고 드디어 마을이 나온다.
너무 늦게 도착해서 이미 해는 떨어졌고 하늘은 마지막 노을을 붉게 불태우는 중이었다.

예전부터 와보고 싶었던 동네지만 특별한 것은 없다.
아, 있는데 못 갔다. 회룡포를 꼭 가보고 싶었는데.....
결국 이 '회룡포' 때문에 용궁을 다음 달에 다시 방문했고, 터미널도 두 번 보게 되었다.

용궁이 나름 '군'이었던 시절도 있었기 때문에 주변보다 마을 규모가 제법 있는 편이다.
그래서일까 시외버스가 서는 버스정류소도 있다. 2차선 마을길 중간에 서서 사람들을 태우고 가는 구조로,
표는 마트에서 파는 전형적인 시골의 버스정류장이다.

마침 예천쪽으로 가는 시외버스가 들어왔다.
진안고속, 초록색, 성공적. 한창 논란이 되는 누군가의 표현을 빌려본다.
시간대가 시간대인지라 타고 내리는 사람들이 많다.

반가운 버스를 뒤로 하고 안으로 들어왔다.
그리고 주인장께 허락을 맡은 후, 대합실이라 쓰고 슈퍼라 읽는 내부를 살짝 찍어본다.
말 그대로 슈퍼가 매표업무를 같이 하고 있어서 딱히 이렇다할 특징은 없었다.
그저 가게 한쪽 구석에 앉을 자리 몇 개 낸 것이 전부다.

용궁을 지나가는 시외버스 목록들.
의외로 많은 버스들이 이 곳을 거쳐가는 것을 알 수 있다.
직접 나오진 않았지만 주 생활권인 점촌, 예천은 거의 전부가 거쳐간다고 보면 된다.
같은 경북 북부권인 안동, 영주와 경북선 라인의 상주, 김천은 물론이고,
수원 대전마산 성남까지 그래도 시골 정류장치고 제법 행선지가 다양한 편이다.
충주, 청주처럼 비교적 가까우면서 직통 노선이 없는 곳은 15분 거리의 점촌을 이용하면 될테니,
교통이 나쁘다고 하기는 어려운 곳이다.

용궁에서 예천, 점촌-덕계, 개포-회룡포로 가는 노선은 시간표가 따로 붙어있다.
제대로 확인을 해보지 못해 100% 확신할 수는 없지만, 위와 출발 시간이 다른걸 보니 군내버스 시간표라고 추측된다.
옆동네라고도 할 수 있는 산북면, 동로면으로 들어가는 노선은 없다.
여기 오기 직전인 산양에서 꺾기 때문에 옆동네에서 한 번 환승을 해야 한다.
같은 예천땅이지만 반대편인 용문, 상리, 하리, 감천, 지보면 등등을 갈 때도 마찬가지로 예천읍내에서 환승이 필수.
사실 거기까지 갈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생각되지만...

모든 일정을 마치고 붉은 노을을 바라본다.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아쉬움과 더불어 알 수 없는 설레임과 기쁨이 공존하는 이 시점에서,
평화로운 일탈의 마지막 모습을 카메라에 담는다.
첫댓글 오랜만에 좋은 기행문 잘 읽었습니다. 점촌이 군으로 분리되어 있었다는 얘기는 들은 적이 있었는데 용궁도 군으로 독립되어 있었다는 이야기는 처음 들었네요. 간이정류장임에도 수도권행 버스들이 제법 있는거 보면 교통편이 나름 나쁘진 않은 곳 같습니다. 감사히 잘 보았습니다.
점촌은 문경에서 시로 잠시 떨어져 나갔었고, 용궁은 원래 예천과 남남이었던 동네였다 일제 때 강제로 합쳐진 것이죠. 지금도 예천보다 점촌에 가까워서 이질감이 있습니다. 잠깐 머물렀는데도 버스를 자주 봤었네요.
지금은 어떤지 모르지만 90년대에는 김천 --상주 ---함찬 --점촌 --영주 또는 구미--선산 --낙동 --상주 --점촌 --예천 ---영주종착 하는 버스가 밤 11시경에 점촌을 지나가곤 했었읍니다 (막차 )
막차가 굉장히 늦게까지 있었군요! 지금도 그렇다면 참 편할텐데요..
삭제된 댓글 입니다.
행정구역이 다르니 별로 만날 일은 없겠네요~
오랜만에 읽으니 좋네요.
더욱 유익한 글 부탁드리며...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용궁은 점촌과 예천 중간에 있는 작은 고장인데~~이름처럼이 아름답고 신비로운 마을이죠~~
용궁으로 가는 길이 있었으면... ..하하 농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