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자흐스탄의 체감 물가가 서울보다 더 비쌀 뿐만 아니라 세계 최고 수준인 모스크바를 뒤쫓고 있다.
개방적인 경제정책과 안정적인 정치환경 그리고 풍부한 자원 덕분에 외국인 직접 투자가 집중되고 있는 카자흐스탄은 몇 년째 두자리수 경제성장을 계속하고 있다. 이와 함께 물가 또한 가파르게 인상되고 있는데, 알마티에 거주하는 지나라(38)씨는 “서비스 요금과 공산품 가격, 부동산 가격이 아무리 인상되었어도 서민들이 실생활속에서 가장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빵값이 12%나 인상된 것과 전기료 인상 소식을 접하니 허탈하다”며 최근 밀가루 가격 인상에 이은 빵값 인상과 전기료 인상을 성토했다.
카자흐스탄의 고물가는 알마티에 거주하는 외국인들에게도 고통스럽긴 마찬가지.
최근에 알마티에 진출한 일본의 한 설계회사 주재원은, “아파트와 사무실 임대료가 너무 비싸고 또 오성급 호텔의 싱글 룸이 300달러가 넘는다는 건 이해할 수 없다”며 높은 물가에 혀를 내두렀다. 또 알마티에 4년째 사업을 하고 있는 한 교민은 “직원 급여는 매년 아니 6개월마다 20-30% 씩 올려줘야 하는데다 현지 업체들과의 경쟁은 날로 심해지기 때문에 비즈니스 환경이 열악해져간다”며 고물가에 따른 인금인상을 지적했다.
한편, 이러한 고물가는 카자흐스탄 경제의 구조적인 문제점에서 출발한다. 즉 알마티와 수도 아스타나 건설을 중심으로 전 카자흐스탄의 건축붐이 4년째 계속되고 있고 외국인투자가 일부자원개발산업에만 편중되어있다는 점, 즉 제조업이 공동화되어 버려 모든 공산품을 수입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 경제구조라는 점이 지적되고 있다. 특히, 최근 WTO가입을 앞둔 카자흐정부의 통관 현대화조치로 그동안 자국의 공산품 생산 공장의 역할을 해오던 중국과 카자흐스탄간의 국경무역이 막히고, 공식통관절차를 거친 제품만 수입할 수 있게 되자 알마티의 ‘바라홀까’도매시장의 공산품 가격이 오르기 시작하였다. 그야말! 로 접입가경이다. 거기에 더해 최근 우즈베키스탄이 자국의 농산물을 카자흐보다 값이 비싼 러시아로 수출하자 카자흐스탄의 과일, 야채 가격이 여름이 되어도 내려가질 않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물가안정대책은 뽀족한 해결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어 카자흐스탄의 고물가 현상은 당분간 더 지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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