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궁성 신라 월성(月城)-⑦신라 천년을 향한 염원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
지진구(地鎭具)란 국가의 중요한 건물이나 사원 등을 세울 때, 땅 속의 약한 기운을 누르기 위해 지신(地神)에게 빌며 매납하는 각종 물건과 제기를 말한다. 월성 서북편의 건물터에서는 짧은 목단지 5점과 황칠을 담은 합 1점이 지진구로 출토되었다. 짧은 목단지들은 담장 모양 유구의 남쪽에 일렬로 묻혀 있었고, 황칠이 담긴 지진구는 건물 기둥을 세우는 초석의 적심 부근에서 발견되었다. 황칠(黃漆)은 여러 종류의 공예품 표면을 칠하는 금빛이 나는 천연도료의 한 종류로, 황칠나무에서 채취한 수액을 정제한 것이다. 이 나무는 난대성 활엽수로 완도와 보길도 등 한반도 서남해안과 제주도 등지에 자생한다. 지금가지는 기록만 남아 있을 뿐 실제로 사용된 예는 발견되지 않아 '전설의 금빛 도료'로 알려져 있었다. <삼국사기> 고구려본기 보장왕 4년(645)의 기사에는 "백제가 금칠(황칠)을 한 갑옷을 바쳐왔는데, 갑옷의 광채가 하늘에 빛났다"라고 되어 있고 조선후기 역사가인 한치윤이 저술한 <해동역사>에는 "황칠나무는 백제 서남해에서 나며 기물에 칠하면 황금색이 되는데, 그 휘황한 광채가 눈을 부시게 한다" 라고 기록되어 있는 등 황칠은 고대부터 고급 공예품의 도장에 귀하게 사용된 소재였음을 알 수 있다.
▲짧은목단지(短頸壺, 통일신라)
▲황칠합(黃漆盒, 통일신라)
<2008. 4. 1>
첫댓글 선생님 서라벌 문화 접하기가 어려운데 잘 보고 배우고 느끼고 있습니다. 감사드립니다.
잘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