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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혀져가는 우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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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07월 19일 (목) 10:14:32 |
김창배 <오가면사무소 산업계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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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내가 자라던 마을엔 공동 우물이 하나 있었다. 그곳에 가보면 고무 두레박이 눈에 보였다. 양동이로 물을 길어가는 아주머니도 있었고, 옷을 가져와 나무 방망이를 두들기며 빨래를 하는 아주머니도 있었다. 아주머니들이 모여 참새방앗간처럼 도란도란 이야기하는 모습이 정다웠다.
그러던 어느 해, 우물 앞에 살던 가족이 고향을 떠나자 그들이 살던 집이 헐리고, 그 우물도 메워져 버렸다. 그래서 지금은 그 우물을 볼 수가 없다. 맑고 깨끗하기만 했던 우물, 동네 사람들의 모임터가 되곤 했던 그 우물, 두레박으로 끝없이 길어도 마르지 않고 끊임없이 솟아오르던 그 샘물이 그립다.
우물은 고대로부터 존재해 왔다. 사람이 살아가는 동안 우물은 소중한 자산이었다. 사람이 사냥을 하거나 방목을 할 때에도 우물을 찾았다. 짐승들도 목이 마르면 우물을 찾았다. 짐승이나 인간에게 우물이 있는 곳은 늘 생활의 근거지가 되었다. 역사도 우물과 같이 더불어 시작되고 살아왔다. 우물은 생명력의 원천이며 행복의 상징이기도 하다. 저절로 사람의 입에 물이 들어가지도 않는다. 우물물을 마시려면 퍼 올려야 마실 수 있다. 누구나 이것을 독점을 하지 못한다.
우물을 마시지 않고는 사람이나 짐승도 생명체를 유지하기란 매우 힘들었다. 우물은 쉽게 고갈되지 않는다. 쓰면 쓸 수록 우물은 고갈되지 않고 물이 솟아 나온다. 우물은 깨끗하며, 산천초목을 푸르게 나무에게 물을 공급해준다.
문명의 발달과 의식수준이 향상되어 상수도를 만들고 큰 힘을 들이지 않고 편리한 문화생활에 우리들은 익숙하다. 편리한 세상이다. 그러나 우리는 소중한 것들을 잊어가고 있다. 우물처럼 남을 속이지 않는 맑음을 잊고, 고마운 것에 감사할 줄 아는 마음을 점차 잊어가며 살아가고 있다.
기후변화가 심하여 예상치 못한 피해가 자주 발생한다. 농작물도 예외가 아니다. 4대강 개발과 기후 변화에 따른 예방대책이 미흡하여 산사태 등이 발생 인명 피해도 많다. 무분별한 난개발은 신중히 생각해야 한다. 신중하게 난개발을 멈추고 중단하는 것이 옳은 것이다. 미래를 위해 물의 오염 문제와 물의 고갈에 대한 대비를 우리는 해야 한다.
이런 의미에서 우물은 효용 가치가 크다. 토양오염이 없는 시골에서는 가능한 한 우물을 수리하고 준설했으면 한다. 그것은 과거의 그리움을 찾아가는 것이 아니라, 깨끗한 물을 마실 수 있는 우리들의 준비이기 때문이다.
물의 소중함을 생각하며, 맑은 우물을 퍼 올리며 시원함을 다시 만나는 그런 날이 왔으면 한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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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우물~ 좋지요..수박을 둥실둥실 띄워놓고 옆에서 등멱하시던 아버지의 가녀린 어깨를 생각합니다.....
먹먹해지는 가슴..좋은글 담고 가네요^^*
여름철 밀짚을태워 모기를 쫒아내던 일들이 생각나네요
엄마따라 빨래터에 갔다가 물에빠져 죽을뻔했지요.ㅋㅋㅋ
저녁에 우물가에 젊은이들이 모여 오손도손 시간 보낸 것들이 떠오르네요
언제나 맑음으로 만인들에게 행복바이러스를 전해 주시는 사무국장님! 존경합니다. 시원한 우물 한 됫박 마신것 처럼 시원한 글입니다.
저보다 밝은 웃음 선사하는 김종길 국장님이 존경스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