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웅교수의 북한문예산책]2009년 8월 17일의 남북 공동보도문과 금강산...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김정일 국방위원장께서는 2009년 8월 16일 평양을 방문한 현대그룹 현정은 회장 일행을 오랜 시간 접견하시고 따뜻한 담화를 하시면서 현정은 회장의 청원을 모두 풀어주시었다. 이에 따라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와 현대그룹은 다음과 같이 실행할 것이다.
1.중단된 금강산관광을 빠른 시일안에 재개하며 금강산 제일봉인 비로봉에 대한 관광을 새로 시작하기로 하였다. 김정일 국방위원장께서 취해주신 특별조치에 따라 관광에 필요한 모든 편의와 안전이 철저히 보장될 것이다.
2.남측 인원들의 군사분계선 육로통행과 북측지역 체류를 역사적인 10.4선언정신에 따라 원상대로 회복하기로 하였다.
3.군사분계선 육로통행이 정상화되는 데 따라 개성관광을 곧 재개하고 개성공업지구사업을 활성화해 나가기로 하였다.
4.현대는 백두산관광을 위한 준비사업이 추진되는 데 따라 관광을 시작하기로 하였다.
5.우리 민속명절인 올해 추석에 금강산에서 북과 남의 흩어진 가족, 친척들의 상봉을 진행하기로 하였다.
쌍방은 역사적인 6.15공동선언과 10.4선언에 따라 북남관계를 개선하고 민족공동의 번영을 위한 협력사업을 적극 발전시켜 나갈 의지를 표명하였다.
주체98(2009)년 8월 17일 평양
남한의 현대그룹과 북한의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는 2009년 8월 17일 공동보도문을 발표했다. 이 보도문은 북한의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되었는데, “우리 민속명절인 올해 추석에 금강산에서 북과 남의 흩어진 가족, 친척의 상봉을 진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제 금강산 관광 사업이 재개되고, 백두산 관광도 가능할 것 같다. 그런가 하면 공동보도문은 “중단된 금강산 관광을 빠른 시일 안에 재개하고 금강산 제일봉인 비로봉에 대한 관광을 새로 시작하기로 했다”며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취해준 특별조치에 따라 관광에 필요한 모든 편의와 안전이 철저히 보장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현대는 백두산 관광을 위한 준비사업이 추진되는 데 따라 관광을 시작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그 외 개성공단 출입 및 관광 관련 제반 문제에 대한 해결 가능성도 시사했는데, 여기선 금강산 얘기만 해본다.
필자는 2008년 7월 10일 금강산패미리비치호텔에 몸을 맡겼다. 위쪽에 있는 5동에서 내려다본 금강산과 금강산해수욕장은 황혼의 아름다움과 어둠의 아늑함이 가득했다. 그날 저녁 해수욕장에서 물 속을 거닐었다. 다음날 새벽 5시 40분 쯤 방을 나섰다. 해변으로 내려와 해금강호텔 쪽으로 가려다가 모래사장으로 향했다. 개미 한 마리도 보이지 않았다. 조그만 정자인 영락정에서 본 사위(四圍)의 풍광은 영롱한 이슬처럼 아름다웠다.
그날 저녁 금강산호텔에서 금강산예술소조 가무단 공연을 관람하고 비치호텔에 도착하니 금강산골프장 관리인이 같은 호텔에 투숙한 여자 관광객이 새벽에 피살되었다고 말했다. 문득 민통선에서부터 이어져 있는 연두색 휀스가 떠올랐다. 그리고 북측의 룰을 철저히 지켜야 한다는 가이드의 주의사항도 생각났다. “가지 말았어야 하는데...”
12일 오후 2시 경 남측 출입사무소를 거쳐 화진포 아산휴게소에 도착했다. 이리 뛰고 저리 뛰는 기자들의 모습이 낯설기까지 했다. 그리고 하루 하루 끊임없이 신문 방송과 인터넷에는 ‘거짓과 진실’이 가득했다. 물론 필자도 어느 것이 거짓인지 잘 모른다. 또한 주관적 소견은 있지만 표현할 수도 없다. 다만, 정해진 법은 지켜야만 한다는 말과 법을 지키는 것도 인간적이어야 한다는 말은 하고 싶다.
1998년 11월 18일 시작된 금강산관광은 남북 분단사에서 가장 희망적이고 미래지향적인 사업이었다. 이 사업은 1989년 1월 현대그룹의 정주영 명예회장이 방북하여 금강산 남북공동개발 의정서를 체결하면서 물꼬가 트였다. 그 후, 1998년 11월 14일 금강산 관광선인 금강호의 시험 운항을 마치고, 마침내 11월 18일에 금강호가 첫 출항을 했다. 그런데 초기엔 유람선을 타고 금강산 앞바다에 위치한 장전항까지 가서 낮에는 소형 선박으로 육지로 이동하여 관광하고, 밤에는 북한 주민들과의 접촉을 막기 위해 유람선으로 돌아와 숙박하면서 4박 5일간 진행되었었다.
그리고 10년! 금강산 관광을 성공시킨 ‘현대아산’의 노력을 만천하에 알려주고 싶다. 그런데, 지금 2008년 7월 금강산 관광길이 막히고 말았다. 그리고 이제사 막혔던 물꼬가 트이게 되었다. 인간의 목숨은 누구의 것이든 존엄하다. 그런데 금강산관광의 재개를 앞두고 고인의 명복을 빌어본다. 그리고 우리는 이 일을 계기로 좀 더 한 핏줄임을 더 생각해야 한다.
그리고 북한 정권도 기왕에 물꼬를 트면서 남한에서 벌어지는 일에 너무 왈가왈부(曰可曰否)하지 말았으면 한다. 북한군 최고사령부가 8월 17일 한미간 ’을지프리덤가디언(UFG)’ 합동군사연습이 시작되는 이날부터 “전군, 전민, 전국은 특별경계태세로 넘어갈 것”을 명령했다고 북한의 <조선중앙통신>이 전했다. 북한의 전 주민들에게 “오늘의 첨예한 정세의 요구에 맞게 긴장되고 동원된 태세로 사회주의강성대국건설을 앞당기기 위한 150일전투에서 새로운 비약을 일으킬 것”이라고 지시했다고 한다. 또 얼어붙으면...제발 이젠 해빙(解氷)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