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어의 표현과 상관습>
- 경어의 사용방법
한국외국어대학교 일본어과 교수 박용구
일본인의 비즈니스에서는 경어를 적절히 사용하지 못하여 당혹스런 경우를 당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자신의 기분이나 여러 상황을 일본어로 전달해야 할 비즈니스에 서 경어를 정확히 구분하여 사용한다면 큰 호감을 살 수 있을 것이다. 즉, 일본어에는 사업시에 사용되는 특유의 경어가 있고 그런 말들을 사용할 수 있다면 대단히 품위 있게 들리는 것이다. 설령 남성일지라도 자신을 지칭할 때는 「わたし 혹은 わたくし」(저)라 하고, 이 말의 복수를 「わたしたち」가 아니라 「わたくしども」로 사용하는 것이 그 한 예이다. 또 「恐れ入りますが」(죄송합니다만)를 덧붙이거나 「ください」를 「いただけませんか」 혹은 「いただけないでしょうか」라는 식으로 표현하면 훨씬 더 정중한 표현이 된다. 입에 익지 않은 정중 표현은 익숙해질 때까지 연습하는 것이 중요하다.
▶경어의 종류와 쓰임새
일본어의 경어는 기본적으로 존경어, 겸양어, 정중어(丁寧語) 셋으로 나뉜다. 존경어란 상대나 얘기 중에 등장하는 사람에 대해 경의를 나타내는 말, 겸양어란 자기, 친인척, 동료 등 자기와 관련된 쪽을 낮추어 사용하는 말로 상대에 대한 존경을 나타내는 말, 정중어란 존경어나 겸양어와 함께 말씨를 정중하게 함으로써 상대에 대한 경의를 나타내는 표현법이다.
이러한 말들은 장소나 상황에 따라 그 쓰임새가 달라지는데 항상 자기를 중심으로 누가 「자기 쪽」이고, 누가 「상대 쪽」인가에 따라서 그 쓰임새가 명확히 구분된다.
예를 들면 자신의 상사에 대해서 사내(社內)에서는 존경어를 사용할지라도 손님 앞에서는 자사의 상사는 자기 쪽 사람에 해당하기 때문에 상사의 이름 뒤에 「さん」이나 직함을 붙이지 않는다. 자기 회사의 상사에 대해 말할 경우 「∼課長です」(∼과장입니다)라든지 「當社の○○社長が……」(우리 회사의 사장님이 ……)라는 표현도 조심해야 한다. 이 경우 「課長の∼です」, 「當社の社長の○○が……」라는 표현방식이 보다 적합하다. 과장, 부장, 사장이란 말은 그 자체가 경칭이기 때문에 외부 사람에게 사용하는 것은 부자연스럽다. 올바른 매너로서는 자기 회사의 사람을 외부 사람에게 말할 경우 이름을 떼고 부르는 것이 보통이다.
일 이외의 자리나 「이 쪽」 「저 쪽」 구별이 없는 곳에서는 윗사람이나 신세를 진 사람에게는 존경어를 사용하는 것이 무난하다.
▶「お」나 「ご」를 사용한 경어
「お」나 「ご」는 「おことば」(말씀)나 「ご子息」(令息) 등과 같이 상대의 소유물, 동작, 신체 등에 또는 「お電話」(전화)나 「ご好意」(호의)처럼 상대로부터 받은 행위나 물건 등에 붙여 경어의 의미를 담을 수 있다. 경어라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 중의 하나가 「お」나 「ご」일 정도로 일본어에서 빈번히 사용되고 있는 말이다.
그러나 「お」나 「ご」만 붙이면 무조건 경어가 된다고 착각하고 있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용법이 잘못된 경우도 많다. 또한 너무 지나치게 사용하면 귀에 거슬릴 경우도 있기 때문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사용법을 확실히 익혀 적재적소에 「お」나 「ご」를 사용할 수 있도록 연습해두어야 한다.
일단, 「知らせ」(알림), 「話」(이야기), 「氣持ち」(기분) 등과 같이 고유 일본어의 경우에는 「お」를, 「質問」(질문), 「報告」(보고), 「說明」(설명) 등과 같이 한자어에는 「ご」를 붙이는 것이 원칙으로 되어 있다.
그러나 「返事」(답변)나 「勉强」(공부)와 같이 「お」나 「ご」 중 아무거나 붙여도 괜찮은 한자어, 「ごゆっくり」(천천히)나 「ごもっとも」(지당하십니다)처럼 「ご」를 붙이는 고유 일본어 등의 예외도 있기 때문에 부단히 연습한 후 경험과 감각에 의해 판단할 수 있도록 하는 편이 현명하다.
또한 물론 예외는 있지만 다음과 같이 원칙적으로 「お」나 「ご」를 붙일 수 없는 말도 있다. ①「コ-ヒ」(커피)나 「おエレベ-タ-」(엘리베이트)와 같은 외래어, ②「悲しい」(슬프다)나 「弱い」(약하다)와 같은 마이너스 표현의 형용사, ③「お踊り」(춤)나 「及ぼす」(미치다) 등과 같이 「お」나 「ご」로 시작되는 말, ④「使い捨てライタ-」(쓰고 버린 라이터)처럼 긴 표현, ⑤「しりもち」(엉덩방아)나 「まぬけ」(멍청이)와 같이 느낌이나 질이 그다지 좋지 못한 말 등이 그에 해당한다. 이 외에도 색, 형(形), 자연, 조직, 병(病)을 나타내는 명사에도 기본적으로는 「お」나 「ご」를 붙이지 않는다.
「お知らせ」(알림)와 「ご通知」(통지)처럼 같은 의미의 고유 일본어와 한자어가 동시에 존재할 때는 고유 일본어를 우선적으로 사용하는 편이 좋다. 한자의 훈독은 그 말의 의미를 나타내고 있기 때문에 훈독인 고유 일본어 쪽이 알아듣기 쉬울 뿐만 아니라 고유 일본어는 반향이 부드러워 보다 정중하게 들리기 때문이기도 하다.
▶초보자가 빠지기 쉬운 함정
일본어의 경어에는 빠지기 쉬운 두 개의 함정이 있다.
그 중 하나는 자기 자신에게 정중어를 사용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お食事にいってきます」(식사하고 오겠습니다)나 「おでかけしてきます」(나갔다 오겠습니다) 등 자신의 행동에 「お」나 「ご」를 붙이는 것이다. 이 경우 설령 상사와 얘기를 나눌 때라도 「食事に行ってきます」「でかけてきます」 가 올바른 경어 사용이다.
또 하나의 잘못은 과도하게 존경어를 사용하는 것이다.「ご覽になられます」(보시다)나 「ご出席される」(출석하시다)의 경우에서 알 수 있듯이 각각 「ご∼なられる」나 「ご∼される」와 같이 존경어를 중복하여 사용하는 것은 오히려 상대에게 무례하게 보이거나 얘기의 내용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또 경어는 한 문장에 하나를 사용하는 것이 원칙이다. 「ご出張中の部長は,○○支店にお立ちよりになった後,明日お戾りになります」(출장중인 부장님은 ○○지점에 들러신 후 내일 돌아오십니다」라는 표현은 「出張中の部長は,○○支店に立ち寄り後,明日戾られます」로 고쳐 문말에 한 곳만 높여 간결하게 사용하는 것이 포인트이다.
▶젊은이들 특유의 말투를 고칠 것
예를 들면 일본의 젊은이들 사이에 흔히 쓰이고 있는 「ら」를 뺀 경어 사용을 조심해야 한다. 특히 「食べられる」를 「食べれる」, 「やめられる」를 「やめれる」로 하는 등의 표현은 특히 윗사람이 얼굴을 찌푸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피하는 편이 좋다.
또 10대나 20대의 여자들이 종종 사용하는 「私って∼な人じゃないですかぁ」나 「っていうか∼,∼なんですよぉ」 등 끝이 올라가는 톤의 말투는 설령 조금은 경어를 사용하는 의미를 가질지 모르나 비즈니스 표현으로는 실격이다.
▶윗사람에게 「ご苦勞樣」는 금물
일본인 사이에서도 외출한 상사가 돌아왔을 때 상사대접을 한답시고 「ご苦勞樣です」(수고 많으셨습니다)라는 말을 했다가 혼난 경험이 있는 사람이 의외로 많다. 아랫사람인 경우 「お疲れ樣です」를 익혀두는 것이 무난하다.
▶호칭에 관한 매너
사내에서의 호칭은 「○○課長」나 「××部長」라고 하듯이 그 사람의 직위를 붙여서 부르는 것이 일반적이다. 또 과나 부가 하나밖에 없다면 이름은 생략하고 「과장」이나 「부장」이라고 부르는 경우도 있다. 어느 쪽이든 사내에서는 직책명 자체가 경칭이므로 「課長さん」「部長さん」이란 식으로 「さん」을 붙여서 부를 필요가 없다.
이는 상대 회사의 사람을 부를 때도 마찬가지다. 전화나 상대 회사를 방문했을 때에도 「○○課長いらっしゃいますか」(○○과장 계십니까?) 「××部長をお願いします」(××부장 부탁드립니다)로 족하다.
동료인 경우는 일반적으로 「○○さん」 또는 「○○くん」으로 부른다. 또한 여성에 대해서도「○○くん」이라 불러도 상관없지만 「○○くん」의 경우 친근감은 주지만 공적인 자리에서는 피하는 것이 좋다. 상대가 여성인 경우 「○○ちゃん」처럼 「ちゃん」을 붙이는 것은 성희롱으로 들릴 수도 있으므로 주의하는 것이 좋다.
외부 손님의 경우 ∼さま」나 「おたくさま」, 상대 회사를 가리킬 때는 「御社」나 「貴社」로 부른다.
비즈니스상의 대화에서는 단지 내용 전달만이 아니라 상대의 지위나 입장, 연령 등을 생각하여 호감을 가질 수 있는 표현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알아듣기 쉬울 뿐만 아니라 느낌이 좋아야 하는 것이다.
전향적인 표현의 예로서는「今日中には無理です」(오늘 중은 무리입니다)와 「今日中には難しいと思いますが,できるかぎり早くいたします」(오늘 중은 어렵다고 생각합니다만 가능한 한 빨리 하도록 하겠습니다)라는 말은 받아들이는 감정이 전혀 다르다. 같은 내용이라도 상대의 입장에서 전향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와 함께 「このままでは惡くなる一方です」(이 대로라면 나빠질 수밖에 없습니다)라는 소극적인 표현보다는 「ここを直せばもっとよくなります」(이 점을 고치면 더욱 좋아질 거예요)라고 상대방에게 플러스가 될 것임을 전제로 적극적으로 표현하는 것이 좋다.
또한 의견의 상충이 있더라도 상대의 생각을 부정하는 표현은 피하는 것이 좋다. 「それはだめです」(그건 안돼요)라고 직설적으로 말하기 보다 「こうされてはいかがでしょう」(이러시면 어떨까요?)라고 말하는 쪽이 훨씬 모가 나지 않는다.
▶상대방을 배려한 표현
전화를 건 쪽에서 찾는 사람이 없을 경우 「○○は外出しております」(○○는 외출중입니다)와 「申し譯ございません.○○は外出しております」(죄송합니다. ○○는 외출중입니다)라고 말할 수 있다. 전자가 사실을 그대로 전하고 있는 것에 대해 후자는 전화를 해주셨는데 찾는 사람이 부재중이어서 미안하다는 기분을 담아 「申し譯ございません」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이처럼 상대희망에 부응할 수 없을 때나 뭔가를 부탁할 때에 이 쪽의 겸손한 기분을 전하는 말을 「매직 프레이즈」(magic phrase)라고 한다. 이런 매직 프레이즈를 대화의 중간에 끼워 넣음으로써 상대에게 정중한 인상을 주면서도 대화를 원활히 이끌어갈 수 있다. 매직 프레이즈에는 세 종류의 표현이 있다.
① 감사의 표현으로 「ありがとうございます」(감사합니다)와 같이 상대의 호의적인 언동에 대해 사용한다.
② 사과의 말로 「申し譯ございません」(죄송합니다)이나 「あいにくでございますが」(공교롭게 되었습니다만) 등과 같이 상대의 요구에 응하지 못할 경우에 사용한다.
③ 감사·위로의 말로서 「お手數をおかけします」(수고스럽지만)나 「ご○○는 외출중입니다)와 「申し譯ございません.○○は外出しております」(죄송합니다. ○○는 외출중입니다)라고 말할 수 있다. 전자가 사실을 그대로 전하고 있는 것에 대해 후자는 전화를 해주셨는데 찾는 사람이 부재중이어서 미안하다는 기분을 담아 「申し譯ございません」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이처럼 상대희망에 부응할 수 없을 때나 뭔가를 부탁할 때에 이 쪽의 겸손한 기분을 전하는 말을 「매직 프레이즈」(magic phrase)라고 한다.
출처 : 한국외국어대학교 외국학종합연구소 국제지역정보 제6권10호(통권110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