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우리 공원
대한민국 예술원 회장인 이근배 시인은 ‘대한민국 역사·문화를 한눈에 읽을 수 있는 공간이 망우리공원’이라고 말한다.
역사학자 고(故) 이이화(李離和, 1937 대구~2020)는 망우리를 ‘대한민국 근현대사 주의자(主義者)들의 못자리’로 명명한다.
서울에서 가장 먼저 해돋이를 맞을 수 있는 곳이 망우산이다. 아차산으로도 불린다. 이곳에서 동쪽을 바라보면 한강이 서해로 흐른다.
한강 건너편 지금의 강동구와 송파구는 위례백제 한성 지역이었다. 고구려군은 이곳 아차산까지 내려와 진을 치고 백제와 전투를 벌였다.
온달장군의 전설이 이곳에 묻혀 있다.
우리나라에 공동묘지가 처음 생겨난 것은 일제강점기 때다.
1910년대만 해도 경성부에 미아리· 이문동· 이태원· 만리동· 여의도· 연희동 등 모두 19개소에 공동묘지가 있었으나 도시가 개발되면서 없어졌다.
1933년 ‘망우리공동묘지’라는 이름으로 묘를 쓰기 시작해 1973년 만장(滿葬)으로 폐장되기까지 40년이 흘렀다.
1998년 묘지 명칭을 떼고 망우리공원으로 이름을 바꾸었다.
이곳이 2013년 서울시 미래유산으로 선정되었다. 옛 묘지가 미래유산이 되는 데 80년이 걸린 셈이다.
발자크, 이브 몽탕, 카사노바 등이 잠든 프랑스 파리의 ‘페르라세즈 묘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스웨덴 스톡홀름의 숲속 공원묘지 ‘스코그스키르코 가르덴(Skogskyrko Garden)’처럼 세계적 명소를 꿈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