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에도 도시락 싸주고 아이들을 학교로 내보냈다.
고학년인 지윤이는
이렇게 자전거로 역까지 나가고 전철타면 동무들을 만나고
후세역에서 학교까지는 즐거운 길이다.
학교버스를 기다리는 저학년과 유치원인
상호와 미령이..
2월5일 나는 집을 나가기전에 몇가지 일러놓았다.
오늘은 엄마보다 상호하고 미령이 먼저 집에 들어올거니까
열쇠를 열고 들어가면 먼저 손을 씻을것
그러고 나서 바로 엄마핸드폰에 전화를 할것.
못받을수도 있지만 너희들이 집에 도착했다는것을
알 수 있으니까.
전차칸에서 착신을 확인하고 집으로 돌아갔다.
상호와 미령이는 제주도 봉차로 삶은 고구마를 먹으면서
뛰어나온다.
'엄마~잘 다녀오셨어요~'
'엄마 엄마~어디 갔었니?'
엄마는 일을 끝내고 걸어서 5분 오사카부경찰본부를 지나고
오사카성앞 공원으로 갔단다.
'조선은 하나다'의 노랫말을 바꾸어
민족교육을 지키자는 노래를 부르는 소리가 들렸어.
평일 오후라 현역 학부모인 엄마들은 나오기가 힘들다.
아이들이 어리고 다들 맞벌이가 기본이고...
또 돈 벌지 못하면 우리학교에 아이들을 보내지 못하는게 현실이다.
그래도 많은 지방에서 대표들이 모였다.
나이 많으신 어머니들도 많이 계셨다.
'도쿄,아이치,나라,와카야마,오카야마,미에,시가 교토,효고등등에서
어머니회 역원 엄마들이 많이 오셨단다.'
'왜?'
'시가에 있는 조선학교에 경찰이 100명이 넘게 들어갔어'
'경찰이 왜?'
'오사카에 있는 동포 아저씨가 일에 쓰는 트럭을 오사카에서는
매연을 많이 낸다고 등록을 못하니까 시가에 있는 아저씨한테
부탁을 해서 시가초급학교 주소로 등록을 했어.
이건 법 위반이거든...해서는 안되는 일이거든.
그렇지만 이 정도의 일을 가지고 경찰이 100명이나 움직이는 일은 보통 있을 수 없어.
그렇게 하자면 일본이란 나라에
경찰이 아닌 사람들보다 경찰관이 더 많아야 되는 계산이 되거든.
경찰들이 들어가 있는 동안 선생님들도 아버지 어머니들도 학교에 못들어갔단다.
그리고 선생님 쓰시는 자료같은것을 마음대로 이것저것 가져가기도 했대.
너희들 우리 어머니회장 누군지 아니?'
'성주형님 엄마~!'
'그래 성주 엄마도 오늘 치마저고리 입고 나오셨다.
시가학교에도 어머니 회장이 계시는데 오늘 오셔서 엄마들 앞에서 눈물 흘리면서
그날의 이야기를 하셨어.
미령이 저번 토요일 유치원생일모임 즐거웠지?'
'응,엄마가 피리 불었어...미령 생일모임은 내일?'
'아니,내일의 내일의 내일의 내일의.........내일.
3월이잖아~'
엄마들이 음식 만들고 생일 아이는 엄마랑 함께 치마저고리 입고
동무들앞에서 엄마랑 같이 노래를 부른다...
어제 오늘 내일밖에 모르는 어린 아이들이 목빠지게 기다리는 날.
'시가 어머니회장 집에도 유치원생이 있어서 미령처럼 생일모임을 내일?내일?하면서
기다리고 있었다는데 생일모임날에도 다른 날에도 유치원에 가기 싫다고 운대.
경찰아저씨들이 무서워,유치원 가기 싫어 해서...
다른 아이들도 ''아빠 엄마들이 경찰에 잡혀간줄 알았어~''하면서 많이 많이 울었대...
시가학교 아빠 엄마들이 경찰하고도 많이 싸웠거든.
며칠전에 시가학교 어머니회에서 전국 학교 어머니회앞으로 편지가 왔어.
전국의 어머니들 같이 싸워주세요.라고...
그래서 엄마도 같이 싸우기로 했다.
경찰한테 큰 소리로 말해줬어~
''아이들한테 사죄하라~!!!사죄하라~!!!!''라고'
'정말?정말 아이들에게 사죄하라고 했니?
그래서 사죄한대?'
'엄마들이 얼굴 바로 앞에서 소리를 질러도 못들은 척 하더라.
니들 잘 알아야 돼.
너희들 어린 아이들을 세상사람 모두가 아끼고 지켜줘야 한다는것은
세계사람들이 다 약속하고 있는 일이다.
일본이란 나라도 그렇게 약속을 하고있어.
잘 먹고 자고 배울 수 있게 몸도 마음도 다치지 않게 자랄 수 있도록
어른들이 책임을 진다는 것.
일본이란 나라도 그렇게 약속하고 있어.
그 속에는 아이들이 자기 민족의 말이나 문화를 배울 수 있게 해야한다는 약속도 있단다.
그러니까 아이들을 위한 학교에 경찰이 들어간다는것은 세상 모든 사람들이 용서 해서는 안될 일이야.
우리나라가 옛날 일본에 빼앗겼다는 얘기 저번에 했지?
그래서 우리들이 일본에 있다는것.
그리고 우리나라가 지금 두 개로 갈라져있는것도 알고있지?
일본이란 나라하고 공화국하고(평양이 있는 쪽이다~)사이가 되게 나쁜것 얘기 했지?
그런것들때문에 이런 일이 일어났다.
'엄마 그러면 우리학교에도 경찰이 오는거니?'
'가만히 있으면 그럴 수도 있다고 엄마는 생각하고있어.
엄마 다니는 회사에도 경찰이 들어와서 지금 경찰들이 열심히 없는데도 ''죄''를 찾고 있는 중이야.
다른 회사같으면 종이에 글 좀 쓰고 벌금 조금 내놓으면 끝나는 일인데도
우리 사장님 조선사람이니까 잡혀가실지도 모른다.
송년회때에 너희들에게 맛난 밥 사주신 사장님이나
'엄마 좋아하니?'하고 묻고계신 부장님이나 다 잡혀가실지도 모른다.'
이런 일이 엄마도 태어나기 전에
너희들 할배,할매가 학교 다니시던 시기에도 있었어.
저번의 시가학교에서 처럼 경찰들이 쳐들어와서
너희들같은 아이들도 쫓겨났어.
그때에도 엄마 아빠들은 엄마가 오늘 간 그 자리에 나가서
학교를 돌려놔라고 항의를 했어.
그때 같이 가있었던 16살의 김태일형님이
경찰의 총에 맞아 죽었단다.
김태일형님은 니들 학교가 있는 후세에 살았대.
살아있으면 지금 김태일형님 손자가 너희들 교실에 있었을지도 모르지...
일본의 신문이나 텔레비는 오사카의 동포 아저씨가 법을 어겼다는 이야기는 하지만
시가학교에서 무엇이 있었던가를 보도해주질 않아...
그럼 어떻게 해야 되니?
아빠랑 엄마랑 너희들을 조선사람으로 키우겠다고 마음먹고 있어.
아빠하고 엄마가 너희들을 꼭 지켜주겠지만
너희들도 자기 자신을 지킬 줄 알아야한다.
역사를 배우고 그리고 무슨 일이 있어도 기죽지마라.
어떤 학교 어머니회 부회장이 말했어.
''우리 조선과 일본 60년전에 잘 못채운 단추를 뜯어버리지 않고
평화적인 방법으로 다시 고쳐 채워야하는데
다음 세대들이 그렇게 할 수 있도록 제발 일본의 어른들이여 방해를 하지말라''고.
도와주는 일본사람들도 많이 있어.
노동자 아저씨들의 조합이나 우리학교를 돕는 사람들의 모임에서도
사람들이 와서 같이 항의 해주었다.
평소 조선학교하고 교류를 하면서 모자란것들을 사주는 단체들 여러개나 있어.
저번에 신문에 나 있었지?
월급의 1%를 적금해서 우리학교에 보태주는 일본사람들의 모임.
깡통 모으고 판 돈 중에서 1%를 내준 노숙자 아저씨 이야기도 들었지?
니시오사카학교를 도와주는 '1%의 잠재력(底力)'이라는 그 모임에서도
사람이 와서 록코오로시(프로야구 한신타이가스 응원가)의 가사를 바꾸어서
조선학교 응원가 불러줬다.'
여러곳에서 모여온 어머니회장들이 치마저고리를 입고 경찰에게 항의문을 내러갔는데
경찰측에서 안받았어.
대표로 들어가신 엄마들은 기자회견을 열었다.
근데 보통 살아가면서 그런 보도는 거의 안보이잖아...
대표엄마는 힘이 모자래서 미안하다고 울고 계셨다.
엄마도 너희들도 할 수 있는 일 다 해보자.
엄마도 너희들도 우리학교 사랑하잖아~'
아이들에게 모든것을 이해시키기가 참 어렵고 불안하게 하고 싶지는 않지만
아무래도 이런 상황이 지속될것 같습니다.
이웃분들 친구분 딱 한 사람이라도 좋습니다.
알려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첫댓글 사진이 액박입니다~
글게.. 그려도 걍 올려놨어. 같이 읽었음 하는 글이라..
원문이나 출처 눌러 들어가보는 센수는 있으시지요? ^^* 일본(조선학교)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이래요. 아, 이론~ 음악도 안 나오는군. 음악은 나왔는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