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 / 문영길]
뜨거워야 여름이라던
낭만적 표현
이젠
넋 나간 주저리가 된 일상
열댓 번쯤
더워서 죽겠다는
신소리를 해야 지나가는
하루 속에서
곧 가을일거라던
초록빛 풋사과의 혼잣말
한 뼘 쪽방조차
달래주지 못하는 선풍기 바람
밤새 투덜투덜
가난이 펄펄 끓는다.
l해설l
여름은 12달 중 6~8월에 해당하며 4계절의 두 번째로 기온이 가장 높은 계절입니다. 기상학적으로는 20도 이상 올라간 날이 9일 이상 지속되면 그 첫날을 여름이라고 정해 놓고 있습니다. 여름은 장마가 있고, 태풍이 있고, 가뭄이 있고, 4계절 중에서 자연이 가장 피해가 많으며 그 여파가 고스란히 우리에게도 쏟아져 혹독한 재해로 남게 됩니다. 그뿐만이 아니라 여름밤을 뒤척이게 만드는 열대야 현상은 우리를 지치고 힘들게 만듭니다. 그래서 습하고 끈적한 불쾌감, 수면 부족, 벌레와의 전쟁에 등장한 신무기 에어컨은 이제 각 가정의 필수품이 되고 말았습니다. 시인은 항상 시의 가뭄에 허덕이는 사람들입니다. 물 가뭄보다도 시 가뭄에 진땀을 흘리는 사람들입니다. 문영길 선생님께 선풍기 바람보다 시원한 응원의 바람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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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태영-